[인터뷰] 2019 FIFA U-20 대회 관련 화제가 된 SNS 글 주인공 박완순 박사
[인터뷰] 2019 FIFA U-20 대회 관련 화제가 된 SNS 글 주인공 박완순 박사
  • 김규용 기자
  • 승인 2019.06.20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박완순 박사(사진=김규용 기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박완순 박사(사진=김규용 기자)

오랜 가뭄 적시는 단비, 한 여름 더위속 소나기. U-20 월드컵 소식을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의 문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수 십 년 만에 만나는 FIFA 대회 4강전 준결승전 그리고 결승전. 제갈용으로 불리는 정종용 감독, 한국인 최초의 골든 볼 수상자 이강인, 화려한 문지기 빛광연이라 불리는 이광연, 서울광장에서 열린 환영식 등 이처럼 수많은 화제를 남기며 대한민국 축구역사의 한 획을 그은 본 대회에 대한 온 국민의 관전평이 당분간 지속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세네갈과 치른 8강전을 색다른 시선으로 분석하여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가능성을 점친 글이 SNS를 통해 잔잔한 파문을 던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그들은 더 이상 광대가 아니었다.”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SNS의 글을 소개하고 저자를 모셔 얘기 나누어본다.

그 주인공이 바로 박완순 박사이다. 박완순 박사의 글을 읽고 독특한 시각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점치듯이 말씀한 특별한 배경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답변에 그는 “모든 운동을 하는 것, 보면서 즐기고. 때론 애통해하는 주인공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며 “결국 사람이 사람을 위해 행하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따라서 관계되는 모든 이들이 즐거워야 합니다. 그 즐거움이 겉으로 나올 때를 ‘신 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우리 안에 숨겨진 신(神)이 겉으로 드러났다는 말입니다. 그 날 경기에서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즐기고 그 결과에 후회 없이 승복하는 또 다른 신의 표정을 보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임원, 선수들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것에 대해 박완순 박사는 “높이 평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공을 차고 던지고 차고 때리는 운동을 할 때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신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가 그 결과로 여실히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이들의 가치를 평가하였다.

이번 U-20 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표정은 2002년 월드컵 선수들과 차이가 좀 있어 보인다는 박완순 박사는 “광대라는 이름으로 표현했듯이 주변의 시선을 인식하는 감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는 이전과, 자기감정에 충실한 현대의 젊은 세대들의 표현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승패로 갈리는 표정 차이가 극명하였던 이유는 팬이나 국민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라는 짐작만으로 그것에 맞는 표정과 몸동작을 한 것이었다면, 이번 신세대는 최선을 다한 자신의 노력을 국민들도 동일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봅니다. 즉 축구를 즐기는 팬들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을 것이라는 믿음이 선수들에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라는 말로 새로운 기대를 낳게 했다. 

또, 이러한 사고방식이 축구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라는 질문에 본 기자에게 “계단을 올라 본 적이 있느냐?”며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나를 묶는 것이다. 건강에 매우 해로운 장애물이다”라고 말하며 “특히 내려가는 계단의 폐해는 심각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 역시 똑같습니다. 방법과 기술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그것 외에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스스로 개발토록 하는 자발성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 지도자의 의무이자 능력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제갈용 감독이 걸어오며 보여준 지도철학은 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라며 감독의 지도철학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박완순 박사(사진=김규용 기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박완순 박사(사진=김규용 기자)

 

마지막으로 귀국 환영식이 서울광장에서 있었고 한 때 계획되었던 카퍼레이드는 실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사는 올바른 결정이라 말하며 “신나게 운동하며 국위를 선양한 젊은이들에게 전해줘야 할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무엇을 이루어냈다는 성취에 대한 보답이 되어야 합니다. 준우승했다는 사실이 성공일 수는 있으나 그들이 8강 4강 준결승을 거치며 목표로 한것은 아닐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준우승 사실을 축하하기 위한 카퍼레이드는 스스로 능력과 위치를 격하시키는 행사가 아니었을 까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더 발전하는 축구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박완순 박사는 활짝 웃어 보이며 대한 젊은이들의 축구는 더 이상 운동이 아닌 마치 도를 닦는 도인처럼 보였다고 말하며 이번 U-20 월드컵에 참여한 감독과 임원,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하는 SNS에 올라 화제가 되었던 박완순 박사의 글 내용이다.

<박완순 박사의 SNS 올린 글>

그들은 더 이상 광대가 아니었다.
박 완 순
2019년6월9일 06시30분

나는 그 새볔에 한국축구의 미래를 보았다.

승부차기로 세네갈을 물리쳤음 때문이 아니다

승부 가리지 못한 120분 사투 끝에 펼쳐진
승부차기보다 더 극적인 무대가 있을까?

그 놀이마당의 주인공은 희‧노‧애‧락을 얼굴에 드러낸다 하여
세상의 손가락질 받던 광대가 아니었다.
아니, 운동기계라 하여
한쪽으로 기울어진 단순기능인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였다.

첫 번째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김정민
두 번째로 상대방 골키퍼에게 제지당한 조용욱
상대방 킥을 막아낸 골키퍼 이광현

그들의 표정을 보라
세상을 관조한 도인의 표정 아니던가!

세상에 나오며 처음 우는 아이 울음소리 보다 진한 투혼의 결과가 그러하다면
담담히 받아들이겠노라고 다독이는 자기 다짐이 얼굴에 가득하다

나는 그날 공을 차며 도를 닦는 신인류를 만났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보았다.

2019년 6월 9일
그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