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사람들이 이룬 결과라 기뻐” 2019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한 도서출판 길벗,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야…
“변방의 사람들이 이룬 결과라 기뻐” 2019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한 도서출판 길벗,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야…
  • 나영호 기자
  • 승인 2019.06.2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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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디지털 콘텐츠 담당자는 아직 변방 혹은 어딘가에 속하지 못해 경계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발의하고 협업한 결과가 좋아 뜻 깊습니다. 독자의 변화에 따라 출판사 프로세스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안정적인 삶과 결별하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개발에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야 한국의 출판 산업은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국제도서전 전자출판대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도서출판 길벗' [사진 = 나영호 기자]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도서출판 길벗' [사진 = 나영호 기자]

[뉴스페이퍼 = 나영호 기자]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로 전자출판대상을 수상한 ‘도서출판 길벗’은 심사위원들에게 “변방의 사람들을 알아보고 격려해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길벗은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동시에 출간하여 독자들에게 다양한 매체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특히 오디오북을 작가의 목소리로 제작하여 기획력, 기술력, 대중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이 스스로를 ‘변방’이라 칭한다.

6월 19일 오후 2시 2019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홍보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 제6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전자출판대상은 종이책과 차별화된 기획과 기술력을 가진 우수한 디지털북에 주는 상으로, 지난 3월 4일부터 4월 30일까지 공모를 진행하여 총 100여 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2019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에서는 대상 한 작품과 우수상 여섯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수상작인 봉태규의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도서출판 길벗)와 기획력 부문 우수상을 받은 백지선, 백경은의 “한국전통매듭 첫 번째 이야기”(채화원), 김권수의 “빅브레인”(첵들의정원), 이진우의 “의심의 철학”(휴머니스트 출판그룹), 기술성 부문 우수상을 받은 조정희의 “재즈 동요 이야기 – 히늘 나라 동화”(주식회사 수동예림), 셀프퍼블리싱 부문 우수상을 받은 이원혁 김경숙 차현일의 “우리가 몰랐던 3.1운동 이야기(TV유니온), 오디오북 부문 우수상을 받은 이국종의 ”골든아워 1, 2“(흐름출판 주식회사) 등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일곱 출판사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이들의 이야기에는 통하는 지점이 있었다. 전자책, 오디오북 출판사로서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출판사를 참고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누군가 한 명의 입에서 ‘어려웠다.’는 말이 나오자 다른 출판사들도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전통매듭 첫 번째 이야기 입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채화원’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욱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몸이 고된 만큼 하는 일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있다면 전자출판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일곱 출판사에 따르면 전자책, 오디오북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전자출판의 역사가 짧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전자책이나 오디오북보단 아직까지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 이유 때문에 출판 업계에선 전자출판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변방이라 여기고 있다. 하지만 괄시를 받으면서 이들 일곱 출판사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여러 노력을 해왔다. “의심의 철학”으로 우수상을 받은 ‘휴머니스트’는 종이책이 갖고 있는 부분을 전자책이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전자책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자 했다. 읽고 싶은 책을 바로 읽을 수 있는 빠른 접근성과, 분량 때문에 두 권 이상으로 나누어 출간할 필요가 없는 편리성 등을 살렸다. 구현할 수 없는 종이책의 장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전자책만의 장점을 강화시킨 것이 이들에게 우수상을 안겨주었다.

전자출판 과정을 얘기하는 'TV유니온' [사진 = 나영호 기자]
전자출판 과정을 얘기하는 'TV유니온' [사진 = 나영호 기자]

역사다큐멘터리 방송을 만드는 곳이었던 ‘TV유니온’은 자신들이 만드는 방송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으로 확산시키고자 시도했다. 고민 끝에 전자책 “우리가 몰랐던 3.1운동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들은 시청각 영상자료를 잘 활용했다는 평을 들으며 우수상을 받았다. 실제로 이들은 전자책에 영상자료를 함께 넣으며 50분짜리 다큐멘터리 내에 다룰 수 없던 내용들도 심도 있게 다뤘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한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이 현재 대한민국의 전자책에 해당되는 말이라고 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아직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을 수 있을지언정 상용화 될 수 있는 기술력은 어느 정도 구축되었다는 말이다.

2019 제6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수상자들 [사진 = 나영호 기자]
2019 제6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수상자들 [사진 = 나영호 기자]

세상은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습관과 문화가 바뀐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그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흐름은 전자출판문화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도 있다는 걸 암시한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2019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이 우리의 전자출판문화를 성장시키는 데 일조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