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 노동자 고공단식투쟁 김용희씨를 위한 연대 문화제 한국작가회의 주최로 진행
삼성 해고 노동자 고공단식투쟁 김용희씨를 위한 연대 문화제 한국작가회의 주최로 진행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02 08:49
  • 댓글 0
  • 조회수 197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지난 10일부터 강남역 사거리 CCTV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김씨는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연명하고 있다. 고공농성은 19일차, 단식투쟁은 26일째다. 지난 82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용희씨는 1991년 노조를 설립하려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1997년 복직했지만, 노조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 전에는 일할 수 없다는 삼성의 주장 때문에 출근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달 10일로 정년이 지나면 다시는 복직 할 수 없기에 김용희씨는 죽음을 불사하고 극단적 방법으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역 사거리 고공농성 현장 [사진 = 김지현 기자]
강남역 사거리 고공농성 현장 [사진 = 김지현 기자]

지난 28일 펜으로 세상을 말하던 문인들이 마이크를 들었다. 한국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 · 자유실천위원회 소속 문인들이 19일째 고공농성으로 복직을 요구하는 김용희씨의 목소리가 되어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삼성 해고 노동자 고공단식투쟁 연대 문화제 [사진 = 김지현 기자]
삼성 해고 노동자 고공단식투쟁 연대 문화제 [사진 = 김지현 기자]

먼저 ‘나비를 따라 날아간 전태일’을 낭독한 전비담 시인은 마천루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는 김용희씨가 우리 노동자들의 모습 같다고 말했다. 전 시인은 노동자의 권리가 곧 인간의 권리라며, 노동권이 무시당하거나 훼손될 때 그 사회는 절대 진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서 김홍춘 시인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스스로 깃발이 되다니’를 낭독했다. 

스스로 깃발이 되다니 
- 김홍춘 

 

스스로 깃발이 되다니 
바람에 휘날리고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저리 높이 올라 주린 배 잡고 외치는 
깃발이 되다니 

땅을 밟고 서러웠던 그대 
잘못이라고는 노동자로 태어난 것밖에 없는 그대 
이왕 깃발이 되었거든 
가녀린 영혼을 수장한 인간의 욕심을 가르고 

 

중략

 

그래도 안 되거든 부디 몸 성히 돌아오시라 
해도해도 안돼 밥을 끊고 올라 깃발로 휘날리는 그대 
땅을 밟고 선 이들이 깃대가 되어 지키고 있으니 
어떠한 낙심도 하지 말고 
부질없는 기대에 실망도 하지말고 
부디 몸이라도 성히 돌아오시라

 

최지인 시인은 낭독한 시가 노동자분에게 어떤 의미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모였듯이 더 많은 마음들이 모여서 김용희 씨가 무사히 내려오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밖에도 이가을, 권순자 시인이 자신의 시로 아픈 분노를 이야기하고 김용희씨에게 힘을 보태고자 했다. 

시를 낭독하는 전비담 시인 [사진 = 김지현 기자]
시를 낭독하는 전비담 시인 [사진 = 김지현 기자]

이날 현장 발언을 한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 이재용씨는 김용희씨가 오늘로 고공농성을 해온지 19일차, 단식은 26일차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 씨는 지금이라도 여러 사회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 말하고, 김용희씨가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연대를 부탁했다.  

또한 민중가수 연영석씨와 이승윤씨가 참석해 부당해고의 부조리함과 김용희씨의 울분을 노래로 전해 이날 문화제를 더욱 뜻깊게 했다.   

연영석 민중가수(좌), 최지인 시인과 연영석 민주가수(우) [사진 = 김지현 기자]
연영석 민중가수 [사진 = 김지현 기자]
최지인 시인과 연영석 민주가수 [사진 = 김지현 기자]

마지막으로 전태일기념관 사무국장을 맡은 유현아 시인은 투쟁의 구호보다 시 한구절이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초를 들어 우리 마음을 보내자고 했다. 철탑위의 김용희씨에게 초를 흔들자 김용희씨도 불빛으로 답했다.  

김용희씨에게 초를 흔드는 시인들 [사진 = 김지현 기자]
김용희씨에게 초를 흔드는 시인들 [사진 = 김지현 기자]

 

불빛으로 답하는 김용희씨 [사진=김지현 기자]
불빛으로 답하는 김용희씨 [사진=김지현 기자]

시를 낭독하면서도 ‘나의 시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던 시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김용희씨는 시인들의 연대에 화답했다. 노동3권은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한다. 김용희씨의 사례는 우리 사회가 헌법에 의거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불합리에 맞서 싸우기 위해 이날 문인들이 원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을 갖고 연대하길 바래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