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4) / 할머니의 마음-정용원의 '우리 할머니는'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4) / 할머니의 마음-정용원의 '우리 할머니는'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07.0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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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4) / 할머니의 마음-정용원의 '우리 할머니는'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4) / 할머니의 마음-정용원의 '우리 할머니는'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84) / 할머니의 마음-정용원의 '우리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는 

  정용원


  아버지가 퇴근길에 호빵 다섯 개, 
  어느 날은 군고구마 다섯 개,
  기분 좋은 날은 통닭 한 마리

  할머니 방에 먼저 들어가
  “어디 춥지 않으세요?”

  이불 밑에 손 넣어보곤
  “어머니, 이거 잡수세요.”
  “이런 비싼 걸 왜 사오느냐?”

  이튿날 아침, 할머니는
  “귀여운 손주들아, 이거 먹어라.”
  우리들에게 모두 나눠 준다. 

  -『넌 어느 별나라에서 왔니?』(아동문예, 2011)

 

  <해설>

  아들의 지극한 효심과 할머니의 손자 사랑이 이 동시에 잘 나타나 있다. ‘효’라는 것이 전근대적인 개념으로 폄하되기도 하지만 자식이 노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어찌 잘못된 것이랴. 이 집에서는 퇴근길에 아들이 자기 자식이 아니라 노모에게 줄 군것질거리를 사온다. 그것이 손자 손녀에게 전달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3대가 한 집에 사는 경우가 요즈음에는 흔치 않다. 떨어져 사는 것을 서로가 편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대가족의 이점이 분명히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를 존경하는 것 자체가 산교육이 되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3대가 함께 여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보기가 좋다. 손자가 여행지에서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좋은 경치를 함께 보고 산책을 같이 한다… 참 아름답지 않은가?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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