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 시인, 도서출판 삼인의 ‘백석을 찾아서’ 무단인용 문제 제기
이동순 시인, 도서출판 삼인의 ‘백석을 찾아서’ 무단인용 문제 제기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7.16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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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을 찾아서’(도서출판 삼인) 검토 결과 ‘내 사랑 백석’(문학동네) 16군데, 최소 76매 분량 무단 인용
- 도서출판 삼인 편집부 잘못 인정, 인용 대가로 비용 지불 의사 밝혀
문학동네 '내 사랑 백석'과 도서출판 삼인 '백석을 찾아서'
문학동네 '내 사랑 백석'과 도서출판 삼인 '백석을 찾아서'

[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이동순 시인이 오는 16일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자신의 저서가 무단인용 되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최근 정철훈 작가가 쓰고 도서출판 삼인이 출판한 ‘백석을 찾아서’라는 책에 총 16군데, 76매 분량의 내용이 사전 협의 없이 인용되었다고 고발한 것이다. 최근 문학동네 편집부는 2011년 출판되었으나 현재 절판된 ‘내 사랑 백석’ 개정판을 준비하며, 도서출판 삼인이 2019년 출간한 ‘백석을 찾아서’를 면밀하게 확인한 결과 총 16군데, 최소 76매 분량의 내용을 사전 협의 없이 인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백석을 찾아서' 무단인용 관련 이동순 작가 페이스북 페이지 전문
'백석을 찾아서' 무단인용 관련 이동순 작가 페이스북 페이지 전문

뉴스페이퍼의 취재에서 도서출판 삼인의 김도언 주간은 출판계에서는 학술서에 대해서는 별도 동의 없이 다른 출판사의 글을 인용하는 관행이 있었다며, ‘백석을 찾아서’를 “공익적인 차원에서 학술서”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불거졌다고 밝혔다. ‘백석을 찾아서’는 도서분류인 ISBN 부가기호 ‘03810’으로 첫자리가 ‘0’으로 시작한다. 이는 학술서가 아닌 일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를 의미한다. 학술도서의 부가기호는 9로 시작한다. 도서출판 삼인은 저자 정철훈 작가가 학술서에 준하는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통해 책을 썼으며 책의 형식에 ‘주석’과 ‘참고문헌’, ‘찾아보기’까지 갖춰 학술서로써 성격을 갖추고 있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학동네 편집부 이연실 팀장은 이동순 시인의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을 통해 무단인용과 함께 인용 방식도 문제 삼았다. “도서출판 삼인의 ‘백석을 찾아서’는 문학동네 ‘내 사랑 백석’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 사랑 백석’에 없는 내용이나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내 사랑 백석’에서 인용했다고 출처 표시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 사랑의 백석’의 저자 김자야 선생과 이동순 작가는 백석 회고 원고를 계간 ‘창작과비평’에 발표한 이후 오류를 바로잡고 편집 과정을 거쳐 문학동네에서 ‘내 사랑 백석’을 펴냈으나 ‘백석을 찾아서’는 개정이 안된 ‘창작과비평’의 초고를 인용했다. 책이 출판되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문학동네 편집부는 이 역시 2019년판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자 ‘내 사랑 백석’ 원고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이동순 작가와 문학동네에 피해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서출판 삼인은 이동순 작가의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 및 문학동네로의 메일을 통해 편집부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인용 대가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또한 이 책의 저자인 정철훈 작가는 “‘백석을 찾아서’는 전문서는 아니지만 원문을 찾지 않고도 읽을 수 있는 심도있는 대중서를 집필하고자 하다보니 의도하지 않은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전했다. 

한편 뉴스페이퍼와의 통화를 통해 이동순 작가는 “정철훈 작가가 ‘백석시전집’을 발간 할 때 해설에서 자신의 논문을 도용할 과거가 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된 것에 대한 강한 어조로 문제를 지적했다. 문학동네 경영지원실은 이 사안을 작가와의 협의를 통해 다각적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라 전했다.  

이번 백석 평전 무단인용 사태는 신경숙 표절 사건, 시인광장 사태, 김경주 대필 사건 등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단 내 저작권 불감증 사건의 일환이 되었다. 다시 한 번 문단 내 저작권 의식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고취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