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국외 입주작가 결과보고 전시 개최 케잇 허스 리,“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展 열어
인천아트플랫폼 국외 입주작가 결과보고 전시 개최 케잇 허스 리,“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展 열어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8.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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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미국 출신의 국외 입주 예술가 케잇 허스 리(kate-hers RHEE)의 개인전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Mourning Becomes Electra)”를 오는 8월 19일(월)부터 8월 28일(수)까지 창고갤러리에서 개최한다. 

현재 독일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케잇 허스 리는 퍼포먼스, 사회 개입, 조각, 비디오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젠더, 이주, 불평등과 관련한 주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도 인천아트플랫폼 10기 입주 예술가로 선정된 작가는 6월부터 8월까지 인천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케잇 허스 리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미국 미시간 주의 디트로이트로 입양되었고, 인종 분리지역이자 노동 계층이 주를 이루는 매콤 카운티(Macomb County)에서 성장기를 보내며 흑인과 백인의 정체성 사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작가는 중간 어딘가에 자신의 위치를 조율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 경험은 그녀의 작업 곳곳에서 표출되는 초국가적인 정체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입주기간 중 창작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전시명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는 그리스 신화 속 비극적인 가족사를 현대의 미국 가정에 적용하여, 한 가족의 애증과 파멸을 그린 미국의 극작가 유진 E.G. 오닐의 동명의 희곡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작가는 입주 전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자신의 기존 작품을 한국 페미니즘 연결시키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으나, 한국으로 오기 직전 그간 관계가 소홀했던 미국인 양아버지의 부고로 인해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작 ’이피게니아의 거센 바람(The Gusty Winds of Iphigenia)‘는 이번 전시의 주제의식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애도의식의 일환으로써 수공예 작업과 같은 반복적인 행위에 집중한 작업으로 작가가 그간 홀로 진행했던 작업의 방식과는 다르게 해외 입양인, 한국인 혼혈, 한국으로 돌아온 한인 2세 등 해외에서 자란 한국인들과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이번 작업으로 양아버지에 대한 애도와 치유의 과정을 작업에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작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의 새로운 버전도 함께 공개한다. 미용을 위한 LED 조명과 죽부인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플레이아데스의 일곱 자매’의 이야기를 차용한 작업으로, 남성의 신체에 봉사하거나 여성의 신체를 통제하기 위해 고안된 발명품을 일컫는 시리즈 작업이다. 작가는 위안부와 같이 성적으로 학대 받고 억압과 고통 받는 여성을 기리는 기념비로서 이 작업을 제작했다. 창고 갤러리 천장에 별자리와도 같은 모습으로 매달려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미국, 독일의 언어와 문화 또는 관습에 동화되거나 몰입하기 위해 겪었던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반영하는 초문화적인 공예품 작업 ‘There is no place like Korea’도 함께 선보인다. 

케잇 허스 리는 1976년 4월 3일 서울시 동대문구의 동연하의원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동방사회복지회(ESWS)와 리빙스턴 입양 프로그램(Livingston Adoption Program)을 통해 미국에 입양되었다. 1997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로 작가는 한국인 친부모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해외입양인연대(Global Overseas Adoptees' Link),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 등을 통해 친부모의 행방을 추적했다. 2005년에는 KBS 아침마당 '그 사람이 보고싶다'에 출연하며 친부모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시도하기도 했다. 

작가는 친부모를 찾기 위한 자신의 행위를 작업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진행한 ‘실종자 프로젝트(Missing Persons Project)’(2005)는 작가가 태어난 동대문 인근에 출생 정보와 현재 본인의 모습을 담은 벽보를 붙이는 과정을 다룬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정의 성과를 얻기도 했는데, 동대문 인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비슷한 사연을 가진 동네 주민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는 친부모 일지 모르는 이 부부가 인천으로 이사 갔다는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 공모에 신청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있다.. 이 후 그녀는 <실종자 프로젝트>의 과정과 아침마당에 출연했던 자신의 모습 그리고 입양 문서에 등장하는 문자 등을 조합한 소리를 편집한 자전적인 영상작업 ‘놓침(NOH-CHIM-missing)’(2006)을 제작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언어를 사용할 때 소통의 부제, 갈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 등을 작품에 담았다. 

작가가 공개한 입양 문서에는 아들을 바라던 부부가 이미 3명의 딸을 뒀기 때문에, 딸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포기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 이름 ‘박금영’이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작가가 태어난 1976년의 시대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문서의 기재된 정보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고 작가는 말했다. 병원 혹은 의사가 갓난아이를 입양보내기 위해 아이의 출생을 친부모에게 숨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통해 친부모 또는 다른 자매들이 자신의 닮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케잇 허스 리는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퍼포먼스 아트를 전공하고, 캘리포니아 어바인 주립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스스로에게 부여한 '이미래‘라는 한국 이름과 함께, 베를린을 거점으로 한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지난 2016년에는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90일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몰입해서 배워보는 과정을 다룬 ’한국인화되기(Transkoreaning)‘ 프로젝트를 스페이스원(서울)에서 진행한 바 있다. 

시 오프닝 행사는 전시기간 중인 8월 22일(목) 오후 5시에 진행하며, 전시 관람시간은 오후 12시부터 18시까지로 휴관 없이 운영한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www.inartplatform.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