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08.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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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아침에 

  한상호


  곱게 물들다
  찬찬히 지는 낙엽이 아름답다
  어느 나무에 피었든
  어쩌다 피었든

  오늘 고울 일이다
  내일 물들어도 될 만큼 
  긴 인생은 없나니

  —『단풍 물들 나이에야 알았다』(시학, 2017)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28) / 목숨의 끝-한상호의 ‘아침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자신의 수명을 대충이라도 안다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눠지지 않을까. 더욱더 쾌락에 탐닉하는 사람과 하루라도 더 충실히 살려는 사람으로. 
  10년 동안 요양병원에 면회를 다니면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보았다. 유년시절이 있었고 꽃다운 시절도 있었겠지만 다 침대 위에서 생의 마지막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나 또한 그런 나날이 찾아올 것이다. 제목을 왜 ‘아침에’라고 붙였을까? 병실 창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면 기분이 참 묘해진다. 침상 옆 간이침대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자다가 깨어나 눈이 부셔 일어나면 놀랍게도 아침이다. 
  아침을 살아서 맞이한다는 것, 사실 참 감격적인 일이다.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는 신세가 되면 아침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오늘 아침을 맞이했다면 내심 환호성을 질러야 한다. 요양병원에 면회를 가면 반드시 지난번에 뵈었던 환자분 중 한두 분은 세상을 떠났고 새 환자가 그 침상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곱게 물든 단풍이 언제까지나 나무에 붙어 있지 않다. 곧 낙엽이 되어 땅에 떨어진다. 그래서 시인은 “오늘 고울 일이다”라고 쓴 것이려니.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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