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모 국장 발언 논란에 대한출판문화협회 성명서 발표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모 국장 발언 논란에 대한출판문화협회 성명서 발표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08.23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모 국장 페이스북 갈무리

한일 감정이 양극화되고 있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공무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모 국장(2급 공무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범기 찬양을 비롯해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이다”,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 등의 글을 올려왔다. 개중에는 근무 시간 중 업로드된 게시글도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부는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 중앙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모 국장은 지난 22일 JTBC의 보도 이후 페이스북에 새로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7월 2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에 소환되어 4시간 1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라고 밝힌 그는 "제 페북을 전체공개로 해놓은 것은 관계자들도 보고 참고를 하라는 뜻이었는데, 과연 본 모양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 라고 얘기한 것은 우리말 단어의 1/4, 특히 근대문명과 관련된 거의 모든 단어가 일본에서 조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단어들을 폐기하자는 어리석은 일부 인사들에 대해 한 말”이라며 일부 발언에 대한 해명을 펼치기도 했다. 논란이 된 발언 및 게시글은 여전히 그의 SNS에 삭제되지 않고 남아있다.

한편, 문제가 된 한모 국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미디어정책관으로 출판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지휘 라인의 핵심 인물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한모 국장의 과거 행적 및 발언과 관련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문체부 한모 국장의 “미개한 나라 구더기”, “친일이 애국” 망언에 부쳐
- 철저한 적폐 청산만이 공무원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하여 진상조사의 미흡함과 책임규명의 불공정함을 지적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성명서를 문제 삼아 출협과 윤철호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문체부 고위공무원이 최근에는 “미개한 나라 구더기”와 “친일이 애국”이라는 망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의 한모 국장은 출판계 블랙리스트가 한창 실행되었던 박근혜 정권 시기 지휘 라인의 핵심에 있던 미디어정책관이었으나, 아직 아무런 문책도 받지 않은 채 현재까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재직 중이다. 

한모 국장은 탄핵정국과 사법적 판단을 거치면서 중대한 국가범죄로 규정된 박근혜 정권 당시의 블랙리스트 범죄행위의 지휘 라인에 있었으면서도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당한 비판과 문제를 제기한 출협 회장을 고발하여 출판계를 당혹케 한 인물이다. 그는 12개 출판단체가 출협 회장 고발 사태를 비판하며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자 출판단체장들에게 ‘입장 철회’가 없을 경우 소송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압박하였고, 이 문제와 관련해 <경향신문>에 칼럼을 쓴 김명환 출협 정책연구소 소장(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까지도 형사고발하였다. 

지난 4월 15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윤철호 회장 형사고발 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한모 국장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손해배상 소송 또한 진행 중인데 그는 일말의 성찰하는 태도도 보여준 적이 없다. 한모 국장은 “오히려 문체부의 자체 조사과정을 통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고위공무원으로서 자질과 양식을 의심케 하는 그의 문제적 행동에 대해 문체부는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며 그동안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랬던 문체부가 한모 국장에 대한 징계의결요구서를 인사혁신처로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지금은 친일이 애국”? ‘망언 자랑’ 고위공무원 징계 회부」, JTBC, 2019. 8. 20.). 문체부가 한모 국장을 징계 회부한 이유는 그가 근무 시간에 수시로 페이스북에 들어가 글을 남겼고, 페이스북에는 공직자의 품위를 훼손시키는 내용이 상당수 담겨 있어서다. 한모 국장은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스스로 친일파라고 여러 번 공언했다.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이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비롯하여, “내가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 등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페이스북에 실린 한모 국장의 친일과 국민 무시의 망언은 유례없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망언 보도 기사에는 하루 만에 7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그의 망언은 최근의 반일 정서 분위기에서 크게 주목받았을 뿐 예전부터 계속돼 온 것으로서, 그를 아는 출판계나 문체부 공무원 사회 내에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예고된 사건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책을 수렴하고 집행해야 할 고위공무원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한모 국장은 그동안 특정 저자 및 출판계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 글, 근현대사를 왜곡하는 글, 역사 부인, 인종주의, 대북 적대감을 드러낸 글, 세월호 참사와 블랙리스트 등의 사건에서 국가의 책임을 부인하는 글을 셀 수도 없이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이다. 제어 받지도 문책당하지도 않은 채 계속돼온 그의 ‘확신범을 자처하는 듯한’ 말과 행동은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이든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은 건강해질 수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공무원 조직의 권위주의적 관료문화가 개혁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 그러나 진상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책임규명이 불공정하게 처리되면서 결과적으로 관료문화 역시 개혁되지 못했다. 한모 국장이 출협 회장을 고발하는 등 출판계를 공격할 수 있었던 것도 블랙리스트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한모 국장이 오늘도 근무 시간에 수십 개의 글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며 극우적 망언과 업무 태만을 일삼을 수 있는 것 또한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탓으로 볼 수밖에 없다.  

출협은 한모 국장에 대한 징계 처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차제에 문체부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지체되고 있는 블랙리스트 관련 제도개선 과제들의 개혁에 전향적 태도로 임하기를 기대한다. 철저한 적폐 청산만이 공무원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