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학이라는 놀이’
고종석의 ‘문학이라는 놀이’
  • 구름 기자
  • 승인 2015.11.20 18:18
  • 댓글 0
  • 조회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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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비평을 위하여
사진출처-교보문고 홈페이지

[뉴스페이퍼 = 구름 기자] 한국문단에 대한 오래된 비판 중 하나는 ‘비평은 없고 호평만 있다’는 것이다. 작품보다 웃자란 비평을 볼 때 독자들은 실망감을 느끼며 이제는 그런 비평들에 익숙하기까지 하다.

 여기 문단과 떨어진 자리에서 독보적인 문예비평을 시도한 문학평론가 고종석이 있다. 고종석 선집은 소설, 언어학, 시사, 문학, 에세이 총 다섯 권으로 기획되었다. ‘문학이라는 놀이’는 그 중 넷째 권으로 문학을 주제로 한 평론과 에세이 44권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 고종석이 1993년부터 2007년까지의 작품들을 솔직한 태도로 날카롭게 관찰한 기록이며 그는 이 책에서 유려한 언어 감각으로 독보적인 비평세계를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시 비평과 산문 비평을 다루고 있다. 전체목차 구성을 스케치해보면 1부 ‘시의 운명’에서 그는 오늘날 유럽의 시는 이미 사멸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곧 한국문학에도 닥치게 될 현상이라 진단하며 앞으로의 시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고 음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3부 이후에 제시되는 시 평론에서는 아름답고 가슴을 울리는 시에 대한 그의 예찬들이 적혀있다. 한 책에 담겨진 이 극심한 대비는 모순적이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이다.

 2부 산문 비평에서는 ‘호평만 있는 비평’을 비판하며 비평의 위기와 더불어 한국문학의 위기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시 비평을 유보하면서까지 산문 비평을 앞에 두어 부각시킨 이유이다. 이어지는 3부 ‘친구의 초상’에서는 시 비평과 산문 비평이 혼재되어있다. 동료문인들에 대한 그의 애정과 그의 비평작업의 변천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4부 ‘시집산책’에서는 집중적으로 시 비평을 시작한다. 이 부분은 고종석이 편애하는 시집과 시인들의 목록이며 우발적이고 주관적이지만 같은 편애의 온도로 시인과 그들의 시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를 통한 시인의 차이에 능한 그는 유려한 문장으로 시를 온전히 감당한다.

 5부에서는 <누이제가>,<청산별곡>,<서경별곡>등 옛 시 비평을 다루고 있다. 언어학자로서의 고종석과 문학평론가로서의 고종석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그의 비평세계가 고대와 중세까지 확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6부 ‘우수리’에서는 한국문학에 대한 그의 사념이 적혀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타락한 예술비평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문학상의 한 부문을 평론에서 논픽션문학 일반으로 넓힐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정된 사고로 제도와 문학을 바라보지 않는 그는 자신이‘시적’인 존재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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