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6) / 그리운 북쪽-이달균의 ‘북행열차를 타고’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6) / 그리운 북쪽-이달균의 ‘북행열차를 타고’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09.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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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6) / 그리운 북쪽-이달균의 ‘북행열차를 타고’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6) / 그리운 북쪽-이달균의 ‘북행열차를 타고’

  북행열차를 타고 

  이달균


  사리원 강계 지나며 빗금의 눈을 맞는다
  북풍의 방풍림은 은빛 자작나무
  퇴화된 야성을 찾아 내 오늘 북간도 간다
  북풍에 뼈를 말리던 북해의 사람들 
  결빙의 청진 해안은 박제되어 서성이고
  고래도 상처의 포경선도 전설이 되어 떠돌 뿐 
  다시 나는 가자 지친 북행열차
  어딘가 멈춰 설 내 여정의 종착지는 
  무용총 쌍영총 속의 그 초원과 준마들
  갈기 세워 달려가던 고구려여 발해여
  수렵의 광기와 야성의 백호를 찾아
  꽝꽝 언 두만강 너머 내 오늘 북간도 간다

  —『퇴화론자의 고백』(고요아침, 2019)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6) / 그리운 북쪽-이달균의 ‘북행열차를 타고’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남북관계가 계속해서 경색국면이기는 하지만 시인의 꿈은 휴전선 저 너머로, 사리원과 강계를 넘어 만주 벌판으로 달려간다. 우리 조상인 고구려인, 발해인들이 준마를 타고 달리던 그 땅이다. 
  백석과 이용악, 오장환, 김동환 등 북방을 노래한 시인들이 있었다. 그들 시인의 시에는 이남과 이북이 따로 없었다. 그들의 시를 보면 주요 무대가 두만강과 압록강 이북이었다. 그곳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서 살고 있었다. 통일은 무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서독과 동독이 보여주었다. 이 땅의 시인들이 통일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 한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이달균 시인의 시조는 힘이 넘친다. 시야는 넓고 시상이 아주 깊다. 시조도 이렇게 유장한 호흡을 보여줄 수 있구나. 하지만 이런 작품을 읽어드리면 이산가족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울고 말리라. 그곳에 가고 싶어서. 그들이 보고 싶어서.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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