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7) / 어렸을 때-박진선의 ‘이렇게 했으면서’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7) / 어렸을 때-박진선의 ‘이렇게 했으면서’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09.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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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7) / 어렸을 때-박진선의 ‘이렇게 했으면서’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47) / 어렸을 때-박진선의 ‘이렇게 했으면서’

  이렇게 했으면서 

  박진선


  엄마도
  어렸을 땐
  숙제하기 싫었다면서 
  나에게 자꾸 숙제 하라 한다. 

  엄마도 
  어렸을 땐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면서 
  나에게 학원 가라 한다. 

  엄마는 
  지금도 드라마 보면서
  나는 못 보게 한다.

  엄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엄마만의 괴상한 법칙.

  —『개미 자전거』(청개구리, 2013)

 

  <해설>

  이 땅 많은 아이들의 생각을 대변한 시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하지 않는다고, 엄마는 어렸을 때 하기 싫었던 것을 자기 집 아이한테 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엄마가 자기는 어렸을 때 신나게 놀았다면서 아이한테는 이 학원, 저 학원에 가라고 한다. 특히 텔레비전 드라마를 자기는 보면서 아이한테는 보지 말라고 하면 아무리 아이라도 반항심이 생기고 화도 난다. 아이의 그런 심리를 아주 잘 그린 동시로서 재치가 반짝인다. 특히 마지막 연에 가서는 또래 친구들의 동의를 확실히 얻을 것이다. 아이는 놀고 싶은 것이 본능이고 공부는 취미가 될 수 없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흔치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노는 것은 어른들의 ‘유흥’이나 ‘오락’과는 다르다. 잘 놀게 하면 하면 그것이 학습이 되고 산 공부가 된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2013년에 낸 동시집이니 지금은 고3이 되어 있겠다. 시를 계속 쓰고 있으려나. 6학년 학생이 동시를 잘 써 동시집까지 냈으니 앞으로 훌륭한 시인이 될 소질이 확실히 있다. 큰 시인으로 자라나길 기원한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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