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 성료, 우리나라 문예지의 과거, 현재, 미래 조망해...
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 성료, 우리나라 문예지의 과거, 현재, 미래 조망해...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9.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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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문예지 ‘창조’가 창간된지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일 ‘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2019 문학주간 행사 중 하나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학신문 뉴스페이퍼에서 주관하였으며,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문예창작학회, 픽션과논픽션학회가 함께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문예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시간이었다. 문예창작학회에서는 ‘창조’가 발간된 1919년부터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문예지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펴봤으며, 픽션논픽션학회에서는 현재 문예지의 다양성과 미적 감각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문예커뮤니케이션 학회에서는 최근 독립문예지 연구와 문예지 창작자, 구독자 설문조사를 통해서 미래의 문예지 방향성에 대해 모색했다.

문예창작학회장 이승하 중앙대 교수
문예창작학회장 이승하 중앙대 교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문예창작학회장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한국정치사에 발을 맞춘 한국 문예지의 100년 역사”라는 제목으로 지난 100년 우리 역사의 흐름 속 문예지들의 변화과정을 살펴봤다. 일제 강점기부터 민주화 시기를 지난 한국 사회 100년의 역사 속에 문예지가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를 조망하며 문예지들은 한국 사회와 함께 호흡해왔다는 것이다.

1920년대 일제 문화정치가 시작하며 문예지의 시대가 열렸지만 1930년대 일제의 탄압이 거세져 대표적인 문예지 ‘문장’과 대중잡지 ‘신세계’는 자진 폐간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복 후에 문예지들은 다시금 쏟아져나왔으며 특히 한국전쟁 중에도 문예지 발간은 계속되어 그 생명력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1980년 전두환 정권 때는 언론 통폐합 조치로 인해 172개 정기간행물이 폐간되지만 무크지 방식으로 그 수명은 이어 나갔으며 이후에도 정치적 탄압 속에서도 문예지는 없어지지 않았다. 특히 순수문학을 지향한 문예지와 실천문학을 지향한 문예지가 대립하며 오히려 새로운 문예지의 전성기를 꽃피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전쟁과 정치 탄압보다 문예지에 큰 타격을 준 것은 90년에 들어서 독서인구가 줄어든 것이었다. 그로 인해 문예지의 사회적 영향력은 계속해서 약화하고 있다. 새로운 활로를 열지 못하면 일제 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정치적 탄압을 이겨내었던 문예지가 오히려 무관심 속에서 힘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승하 교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문예지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예창작학회 최강민 문학평론가
문예창작학회 최강민 문학평론가

이어서 문예창작학회 최강민 문학평론가가 “전후 66년 메이저 문예지의 공과”라는 이름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최강민 교수는 한국전쟁 이후 메이저 문예지를 보수우파 문예지인 ‘현대문학’과 ‘문학과 지성’, 진보적 좌파의 문예지인 ‘창작과 비평’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최강민 문화평론가는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문예지로 ‘현대문학’과 ‘문학과 지성’을 꼽았다. 최 평론가는 1950년대 친일 문인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순수문학”을 문단 내 최상위 문학 담론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친일 문인들은 순수문학 이론을 통해 “문학에는 정치적 목소리가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친일행위나 반인륜적 행위들을 숨기는데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순수문학 담론을 바탕으로 문단의 지배력을 갖기 위해 만든 문예지가 ‘현대문학’이라고 최강민 평론가가 말했다.

또한 ‘현대문학’이 신인상과 추천제도로 인해 최초의 문단 권력의 시스템을 만들어 냈으나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전쟁으로 인해 한국문단이 와해 된 상황에서 발표 지면을 제공하고 추천제와 신인상을 통해 전후 문학 제도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는 점은 공로로 볼 수 있다고 최강민 평론가는 평했다.

1970년 창간된 ‘문학과 지성’은 4.19 세대 김현 평론가가 창간에 참가한 문예지다.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문학과 지성’이 문학의 자율성과 미학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현대문학’과 같은 혈통이지만 4.19 정체성이 가미되어 보수우파에서 진화한 문예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학과 지성’은 서구 이론에 과도한 의존을 하면서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엘리트주의적 문화 주의를 견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수우파 문예지의 반대편에는 1966년 백낙청 문학평론가가 창간한 ‘창작과 비평’이 있다. ‘창작과 비평’은 참여문학, 민족 문학을 주창하며 계간지로 발행되었다. 그러나 2015년 신경숙 표절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경숙을 옹호하여 백낙청 문학평론가와 ‘창작과 비평’의 위기가 찾아왔다. 또한 최강민 평론가는 ‘창작과 비평’ 역시 ‘문학과 지성’과 마찬가지로 지식인 중심의 엘리트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픽션과논픽션학회 이현정 시인
픽션과논픽션학회 이현정 시인

세 번째 발표는 이현정 시인의 “한국 문예지의 최근 변모양상과 미학적 구조 연구”였다. 이현정 시인은 이번 발표를 통해 최근 문예지의 모습을 다양한 문예지를 예시로 들며 최근 문예지의 트렌드를 설명했다. 먼저, 민음사에서 만든 ‘littor’와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출간한 ‘Axt’ 뿐 아니라 독립 문예지 ‘be:lit’과 ‘더 멀리’, ‘베개’, ‘젤리와 만년필’을 통해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문예지를 소개했다.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

이어서 문예커뮤니케이션 학회의 발표가 있었다.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는 독립 문예지 속성과 모델 연구 : 2019년 국내 독립 문예지 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변화하고 있는 컨텐츠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맞춰 앞으로의 문예지에 대한 방향성을 구상했다. SNS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컨텐츠 생태계 자체가 변화했고 이러한 변화가 문예지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민우 대표는 탈진실과 탈권위 그리고 SNS와 소통방식의 변화로 인해 독립문예지와 구독 시스템의 등장했다며, 이러한 독립 문예지와 SNS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방식의 문단이 등장했다고 진단을 내렸다. 

이어서 이 대표는 대부분의 독립 문예지가 텀블벅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인쇄비 정도만 충당되고 있어, 인건비, 원고비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어려움에 대해 이민우 대표는 미래 독립 문예지의 가능성을 구독 방식에서 찾았다. 젊은 세대들은 SNS와 메일링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문학을 소비하고 있다며 굳이 종이 매체가 아니더라도 문단 생태계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문예지를 만드는데 자본적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일간 이슬아’와 같은 메일링 구독 방식이 변화한 독자와 소통하고 자본적으로도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교수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교수

다음 순서로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교수가 “문예지에게 바란다”는 제목으로 문예지 독자 249명을 대상으로 뉴스페이퍼와 함께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설문조사 참가자의 93%가 문학창작자라고 응답하여, 문예지 독자들의 대부분이 창작자라는 것을 시사했다. 이는 현재 문예지가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폐쇄적 환경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줬다. 

또 문학생태계에서 문예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문학 창작 활성화 63.0%, 문학창작 다양성 58.8%, 창작자 원고료 지급, 신입작가 발굴이 각각 56.4% 순으로 복수응답 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이 문예지를 문단을 이끌어가는 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문예지는 독자들과 얼만큼 소통하고 있을까? 공병훈 교수는 문예지가 독자 그리고 창작자 소통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통이 소극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대답이 59.8%, 54.4%로 나와 독자와 창작자 모두 문예지에 소통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공병훈 교수는 사용자 참여에 적합한 방안을 물었고 가장 많은 독자가 문예지의 웹진 형식 출간이라는 응답이 47.64%로 복수응답 했다. 또한 문예지 디지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공적부분의 문예지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전자책과 웹진으로만 출간하는 문예지에도 문예지 지원 기금이 지원되어야 한다는 답이 있었다. 이를 통해 문예지가 독자와 소통이 필요하며, 그에 부합하기 위해 웹진과 같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플랫폼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