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훈 교수, 문예지 독자·창작자 249명이 말하는 한국 문예지의 미래와 개선 방안 전해
공병훈 교수, 문예지 독자·창작자 249명이 말하는 한국 문예지의 미래와 개선 방안 전해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09.1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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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활성화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디지털화의 필요성 또한 제기돼
발표 중인 공병훈 교수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한국 문예지 100주년을 맞아 문예지의 현실과 미래를 논하는 장이 열렸다. 문학주간 2019 행사 중 일부인 “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 마지막 발제자인 공병훈 협성대 교수는 문예지 독자와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문예지를 기반으로 한 문학 생태계의 미래를 모색했다.

공병훈 교수는 발표에 앞서 “설문조사는 단순한 데이터 취합의 방식이 아닌 참여자와 연구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 하나다.”라며 질적인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긴 설문 내용과 텍스트 분석을 통한 의미 네트워크망 구성을 소개했다. 

이번 ‘문예지에 바란다’ 설문에 참여한 249명 중 92.9%는 문학 창작자로 문예지의 독자는 대부분 창작자임이 드러났다. 설문 참여자들 상당수는 최근 1년간 10회 이상, 5종 이상의 문예지를 읽었다고 응답해 평소 문예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사회를 맡은 이은선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응답자들이 꼽은 문예지의 주요 역할은 문학 창작 활성화(63.03%) 및 다양화(58.77%)로 신인 작가 발굴(56.40%) 또한 강조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예지발간지원정책으로 지원되는 원고료의 적합한 사용처는 원고료 인상(65.40%)과 신인 발굴(48.82%), 소외 장르와 작가 지원(48.34%)으로 앞선 응답과 일맥상통한 결과를 보였다. 문학 생태계에서 창작과 소통의 장으로서의 문예지가 더욱 다양한 작가, 작품, 장르 지원을 통한 문학 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문학계에 명확히 존재하는 출판 자본이 문예지에 다양한 작품과 기획을 실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원고료 지급을 통한 창작 기회를 부여해 더욱 풍부한 담론이 열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공병훈 교수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플랫폼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근래 콘텐츠 생태계 현실 속에서 문학계도 같은 맥락의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문예지의 투명하고 공정한 원고 청탁 시스템 정착 방안으로 청탁과 공모제 병행, 가치 지향적 작품 기회, 작가 권익 보호 시스템 등이 제안됐다. 현재 원고청탁서, 표준계약서, 원고료 및 지급기한 사전 공지 등 작가 권익을 보호하는 시스템의 부족으로 해당 지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다. 문예지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창작 환경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예지 100주년 공동 심포지엄” 행사 전체 모습 [사진 = 김보관 기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독자와 창작자 관점 모두에서 소통 필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기존 문예지들이 독자 참여와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59.1%를 기록했으며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76.5%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창작자 참여와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54.5%,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69.4%로 별반 다르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현재 문예지가 가진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미래 개선 방안을 조명하는 결과다.

상세 방안으로는 웹진 형태의 출간 및 스마트폰 앱 활성화에 관한 안이 제기됐다.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 더욱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과 더불어 독자초청강연회, 독자평가모임 등의 요구도 또한 높았다. 창작자와의 소통 부재와 관련해서는 ‘창작자 개방 편집위원’ 제도가 언급돼 문예지 편집 과정에 창작자가 참여 가능한 개방적 통로 구축의 필요성이 재고됐다.

특히 주로 언급된 디지털 출판 활성화 부분에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웹진, 전자책 등을 통한 독자 접근성 강화가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적합한 정부 지원 방식으로 ‘공적 부문에서의 문예지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전자책과 웹진으로만 출간하는 문예지도 지원 대상에 포함’, ‘문예지를 전자책으로 함께 출간하는 경우 가산점 부여’가 순서대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공공도서관·대학도서관 판매 및 대여 방식 역시 긍정적 의견이 72.4%로 응답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양상을 띠었다.

최근 독립문예지는 물론 문화예술계 전반적으로 확산·이용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에 역시 과반수가 동의해 문예지 출판의 새로운 방향성이 대두됐다.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 방안인 ‘크라우드펀딩 매칭 지원 사업’과 ‘크라우드펀딩과 모금 플랫폼에 대한 교육 컨설팅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동의가 관찰돼 앞서 언급했듯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제도적 구조 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병훈 교수는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을 도입할 시 펀딩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상호 의견 교환이 용이해 함께 만들어가는 문예지로서 가치가 생긴다.”는 말을 덧붙였다. 

토론 중인 문창길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공병훈 교수는 끝으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를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문예지 생태계는 창작자와 독자, 평론가, 출판사가 문예지를 둘러싸고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시스템이 어떻게 기능하느냐에 따라 공리적이고 창조적인 플랫폼이 될지 권력 또는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플랫폼이 될지가 결정된다.”고 일갈했다. 문예지 생태계 시스템을 둘러싼 주체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창작21’ 편집주간이자 작가회 대표를 맡고 있는 문창길 시인이 참여해 문예지 운영 방향 모색과 문예지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공병훈 교수는 “지금의 고민은 전통적인 미디어가 모두 하는 고민”이라며 과거 동인 커뮤니티였던 문예지가 독자와의 문화 커뮤니티로 변모하며 생기는 여러 변화 속에서 문학계의 원만한 대처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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