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구독 시스템 운영중인 문보영 시인과 이랑 작가 문학주간에 만나...
이메일 구독 시스템 운영중인 문보영 시인과 이랑 작가 문학주간에 만나...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09.18 21:45
  • 댓글 0
  • 조회수 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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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책과 낭독회를 통해 만났던 작가와 독자들이 서로 만나는 방법이 다양화되고 있다. 컨텐츠 생태계 변화로 인해 팟캐스트나 공개 방송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 연재나 SNS 기반 구독 등으로 그 장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간 이슬아’ 이후 안대근 작가의 ‘매일 오는 메일’, 김동진 작가의 ‘1인분 영화’ 등 이메일 구독 시스템이 다양화되고 있다. 

지난 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2019 문학주간 작가스테이션 프로그램으로 “독자와 만나는 새로운 방식”이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 사회는 오은 시인이 맡았으며 ‘일기 딜리버리’라는 구독 시스템을 운영 중인 문보영 시인과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를 운영 중인 이랑 작가가 참여하여 이메일 구독 시스템으로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방식과 새로운 컨텐츠의 출현에 대해 견해를 나눴다. 

사회자 오은 시인과 문보영 시인, 이랑 작가
사회자 오은 시인과 문보영 시인, 이랑 작가

문보영 시인이 8개월 째 운영 중인 ‘일기 딜리버리’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문보영 시인이 쓴 글들이 이메일로 전송된다. 특별히 첫 번째 원고와 마지막 원고는 전자 메일이 아닌 일반 우편으로 봉투에 담아 배달되는데 문보영 작가는 군대에 간 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연재하는 느낌을 받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때 그 행위가 자신의 외로움을 덜어줬고, 편지라는 물성을 통해서 포장하고 붙이는 재미를 얻어 우편 전송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랑 작가가 운영하는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라는 구독 시스템은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는 갑작스런 암 선고를 받은 친구를 돕기 위해 시작됐다. 암 선고를 받은 친구를 위해 구독자들이 후원하는 시스템이 아니고 작가가 후원하는 시스템이다. 구독료의 1%를 작가가 갖고 나머지는 치료비로 후원하는 것이다.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는 ‘일기 딜리버리’와 다르게 30인의 필진들이 돌아가며 글을 쓴다. 30인의 필진이 매일 1편의 이야기를 메일로 전송하여 매달 필진 한명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형식은 시, 소설, 에세이, 인터뷰, 만화 일러스트, 레시피, 사진, 영상, 믹스트랙, 오디오북 등 다양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오은 시인은 이메일 연재와 구독방식은 컨텐츠를 가진 사람이 수용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상황이 되는 건데 처음 시작하면서 내 글에 돈을 지불 할 사람이 있을지 걱정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문보영 시인 [사진 = 김지현 기자]
문보영 시인 [사진 = 김지현 기자]

문보영 시인은 ‘일기 딜리버리’를 시작하기 전부터 블로그에 일기를 써왔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제는 조금 더 완성도 있게 글을 써서 일주일에 두 번 글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로서도 만족스럽고 돈을 벌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문보영 시인은 글쓰기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 글이 상품화된다며,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글쓰기도 노동이라 생각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글쓰기도 노동이기에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랑 작가 역시 문보영 시인의 의견에 동의하며, 이슬아 작가가 처음 ‘일간 이슬아’를 시작했을 때 글쓰는 것도 노동이라고 생각하고 판매를 시작하는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글쓰기 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커미션’이라 칭하며 자신들이 그린 그림이나 쓴 글을 파는 것을 보고 드디어 예술이 노동으로 값어치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랑 작가는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칭하는데 자신이 하고 있는 예술, 즉 노래나 글쓰기가 노동이란 것을 알리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라 밝혔다. 예술이 노동이란 걸 쉽게 인식시켜서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직업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어서 오은 시인은 연재 형식이 글쓰기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문보영 시인은 연재를 시작하며 글의 완성도를 위해 일기가 아닌 에세이로 쓰려고 노력한다고말했다. 문보영 작가는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를 에세이는 주제와 사고의 체계가 있는데 일기는 장황한 사건의 나열이라고 봤다. 하지만 문보영 작가는 일기를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보영 작가가 일기 딜리버리’를 시작하기 전 블로그에 올렸던 일기들은 파편화되고 주제도 없어서 자유로웠기에 글을 쓰다가 한편의 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면에서 문보영 시인은 자신이 에세이를 쓰려고 하는 것이 작가로서 타협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것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은 시인은 이어서 예전에는 종이책과 CD 형태로 책을 보고 음악을 들었지만, 요즈음은 eBook 리더기를 이용하고 노래도 휴대폰으로 들으면서 종이책이나 CD가 예전의 가치가 없는 것처럼 되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플랫폼, 미디어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랑 작가 [사진 = 김지현 기자]
이랑 작가 [사진 = 김지현 기자]

이랑 작가는 이에 대해 예술가라는 직업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발견한 것들을 언어로 이야기하는 직업이고, 독자들도 플랫폼과 미디어의 변화를 수용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형식들이 나오는게 당연하다 말했다. 이는 부정하거나 긍정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이날 현장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가자는 당일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컨텐츠와 단절된 세대가 문화적으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작가들에게 물었다. 이날 행사에 입장하기 전에 노부부가 강연을 들으러 왔는데 인터넷 사전 신청을 못 하여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것 이다. 

이랑 작가는 당황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예전에는 작은 공연을 하더라도 포스터를 붙이며 홍보하였는데 포스터는 인쇄비용이 나갈 뿐만 아니라 SNS가 효과적이기에 요즈음은 SNS로만 홍보를 한다며, 아날로그 세대와 젊은 세대를 아우를 방법을 도모해야겠다고 했다. 

오은 시인은 이랑 작가의 고민에 공감하며 ATM기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굳이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고 비밀번호와 핀코드를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운가 생각해보면 시대가 바뀌고 시스템이 바뀌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남아있어야 하는 부분들을 지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날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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