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0.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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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한글날 노래

  최현배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 자는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
  한글은 우리 자랑 민주의 근본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한겨레 한맘으로 한데 뭉치어 
  힘차게 일어나는 건설의 일꾼
  바른 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가자 
  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 나라에
  한글은 우리 자랑 생활의 무기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178) / 한글날 노래 - 최현배의 ‘한글날 노래’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오늘, 한글이 태어난 지 573돌이 되는 날이다.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이 작사하고 박태현 선생이 작곡한 이 노래는 오랫동안 불리지 않았다. 한글날이 국경일이었지만 공휴일로는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다행스럽게도 한글날이 공휴일이 됨으로써 이런저런 한글 관련 행사도 갖게 되었고, 이 노래도 이제 비로소 우리의 귀에 들려오게 되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를 밝혔고, 한글로 우리가 이룩해 온 문화를 잘 지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것이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 10일인데 이날을 양력으로 환산하니 10월 9일이다. 작디작은 나라의 왕이 문자를 만들 생각을 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훈민정음」의 서문이 이렇게 시작되는 것,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지금의 말로 고쳐보면 이렇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말(음성)이 서로 맞지 않으니, 이런 이유로 배우지 못한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마다 이것을 쉽게 익혀 편히 사용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렇듯 임금의 애민정신이 낳은 것은 한글이었다. 박경리의 『토지』나 최명희의 『혼불』, 김주영의 『객주』 같은 소설은 우리말의 보물창고인데 지금 이 땅의 시인들은 외래어 쓰기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 북한의 단편소설 「삶의 향기」를 읽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낸 『해방 50년 한국의 소설』에 실려 있는데 1992년 작이다. 어자어자 키워선지, 골살을 찌푸리며, 에어린 발, 외태머리의 동실한 얼굴, 서느러운 저녁, 승벽내기로 울어대는 매미들, 사도공으로서, 도토리 알같이 홀앗이 살면서, 깐진 일솜씨, 엇서지 않을까?, 인츰, 호협한 총각, 허우룩한 감정, 호함진 눈, 애모쁜 마음, 아이의 밸풀이, 강잉히……. 한 편의 소설에 열 개 이상의 순우리말이 나오는 것이다. 북한은 문학작품에서 우리말을 잘 살려 쓰고 있어서 이것 하나는 부러웠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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