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들 시인선', 한승원 "꽃에 씌어 산다"와 고재종 "고요를 시청하다" 시집 동시 출간
'문학들 시인선', 한승원 "꽃에 씌어 산다"와 고재종 "고요를 시청하다" 시집 동시 출간
  • 조은별 기자
  • 승인 2019.10.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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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들 시인선' 다리 위에서 서로의 발문과 해설 나누며 '나란히' 선 문단 선후배
[ 사진 제공 = 문학들 ]

출판사 '문학들'이 원로 소설가이기도 한 한승원 작가의 시집 "꽃에 씌어 산다"와 고재종 시인의 시집 "고요를 시청하다"를 출간했다. 문학들 시인선을 통해 나란히 서게 된 두 작가는 문단 선후배 관계로서 맺어온 우정을 토대로 서로의 시집에 발문과 해설을 싣는 등 돈독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한승원 작가 [ 사진 제공 = 문학들 ]

"나는 왜 꽃을 보면 열여섯 살 소년처럼 / 소가지가 없고 가슴이 설렐까 / 나는 왜 꽃을 보면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닮은 / 도깨비 한 놈을 옆에 끼고 살고 싶어질까" (한승원, '나는 왜 꽃을 보면 소가지가 없어질까' 부분)

꽃은 삶을 추동하는 에로스의 본체와 같아,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니체적 삶의 태도를 소원하게 한다. 또한 그의 시 "먼 바다에서 꿈틀거리며 달려온 짙푸른 파도의 굽이굽이에 / 반짝거리는 비늘너울, / 달빛너울 옷 입은 물방울 여신"(한승원, '내가 늘 바다에 가는 까닭은' 부분)과 "배롱나무의 검은 그림자를 / 젖빛 유리창에 수묵화 한 폭으로 새겨주는" "물방울관음여신"(한승원, '한밤의 수묵화' 부분)을 통해 우리는 자연물 속에 담긴 에로스적 모습을 시적 소재로 포착하고 승화해내는 한승원 작가의 작품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해산토굴'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한승원 작가는 삶의 터전 주위에 만발한 꽃들과 교감하며 생의 본원적 힘을 확인하고, 이를 시인 자신의 에너지로 체화하기를 꿈꾸고 있다. 평소 "글을 쓰는 한 살아 있을 것이고 살아 있는 한 글을 쓸 것"이라는 다짐을 품고 창작 활동에 매진하는 삶을 살아온 한승원 작가는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데뷔했다. 활동 51년 차에 이른 원로 작가로서 50여 권 이상의 책을 펴내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는 한국소설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미국기리야마환태평양도서상, 서라벌문학상, 김동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재종 시인 [ 사진 제공 = 문학들 ]

"초록으로 쓸어놓은 마당을 낳은 고요는 / 새암가에 뭉실뭉실 수국송이로 부푼다", "삼베올만치나 무수한 고요를 둘러치고 앉은 / 고금의 시골집 마루" (고재종, '고요를 시청하다' 부분)

고재종 시인은 고요를 범상한 개념으로서 끌어오는 대신 '고금(孤衾, 외롭게 홀로 자는 잠자리)의 고요'로 표상화하며 문학적 성취를 고양한다. 삶 속에서 고독과 소강,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실존적 '고요'를 탐색하는 고재종 시인의 작품 속에는 시인이 탐구한 자아와 세상의 근원, 그리고 그가 바라는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1984년 실천문학 신작시집에 "동구밖집 열두 식구" 등 7편의 시를 발표하며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고재종 시인은 현재 9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 시론집 등을 펴내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창작을 이어나가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지난 9월 출간된 문학들 시인선은 현재 오프라인 서점 및 교보문고, 알라딘, 영풍문고 등의 온라인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