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섭 칼럼]여·야, 국민연금 개혁 법안으로 총선 평가 받아라!
[이재섭 칼럼]여·야, 국민연금 개혁 법안으로 총선 평가 받아라!
  • 이재섭 박사
  • 승인 2019.10.22 21:56
  • 댓글 0
  • 조회수 107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입법 과정에서 파행될 것이 우려된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의 사회적대화가 지난 8월 말로 끝났다. 하지만 후속 입법절차 전망이 불투명하다. 정부의 단일 국민연금개혁안 제시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국정감사 질의에서 정부 측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런 취지로 답변했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으니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 다른 나라들의 개혁입법도 국회 중심으로 논의된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정부의 역할은 여기까지.” 라고 못을 박는 듯 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가 단일안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발언하여 정부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과연 정부가 조속한 개혁입법을 견인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많은 논의과정을 거쳐 상당한 수준으로 합의된 대안이 이미 도출되었고, 노후빈곤 대책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정부가 개혁안 입법을 남의 일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연금특위의 안을 신중히 검토하여 사각지대 해소나 가입기간 확대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정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개혁안을 분명히 하고 입법 의지를 피력한 후 국회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쉽지 않은 것이 공적연금 개혁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세 단계로 국민연금 개혁 논의과정을 거쳐 왔다. 그 결과 마지막 단계로 연금특위에서 국민연금 수급구조 개선안(보험요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안)과 함께 기초연금 지급범위 확대 등을 포함한 4가지 주요 제도개선안에 합의하였고 이를 정부에 권고하였다. 수급구조 개선안은 단일 합의안을 만들지 못했지만 다수 안을 도출하였다. 2028년까지 40%로 축소되게 되어 있던 소득대체율을 45%로 인상하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0년에 걸쳐 12%까지 인상하는 안이다. 현행 수급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경제계 대표들(한국경총, 대한상의)과 보험료만 1% 올리자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제외하면 한국노총을 포함한 5개 민간 참여 단체가 모두 찬성한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발전위원회의 건의 안(소득대체율 40%, 보험료 10년에 걸쳐 11%로 인상)과 대동소위하고 정부의 개혁대안 중 제3안(소득보장강화안)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2년간에 걸쳐 연금전문가, 정부, 사회단체가 도출한 안들 중 공통 안이 찾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수급구조 개선안과 함께 사회적 논의에 참여한 8개 단체가 만장일치로 찬성한 4개 분야의 주요 제도개선안들도 정부에 권고되었다. 기초연금 지급 범위를 소득하위 70%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 지급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보험료를 지원하며, 첫째 아이 출산 시에도 출산크레딧을 주고, 국민연금공단 관리비 국고지원 범위를 점진적으로 늘리라는 것 등이다. 이에 더하여 향후 노후소득보장제도의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범정부적 기구 구성도 권고하였다. 제대로 된 노후소득보장제도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급부터 다시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소득대체율 및 보험료 인상과 함께 연금특위가 정부에 권고한 제도개선 방안들은 재정안정화만 부르짖던 역대 정부들과 달리 노후소득보장 강화를 우선시하는 개혁의 첫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적 처방과 함께 중장기적 소득보장제도 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설치를 제안한 것은 현 정부 논의기구의 한계를 스스로 밝힌 것으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제도개선 권고안은 노동계는 물론이고 경영계와 사회단체가 어렵게 만장일치로 찬성하여 공적연금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나 여·야 모두 이를 존중하고 입법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 예산 국회가 시작되고 내년이면 총선 일정이 잡혀 자칫 모든 민생법안 논의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급하고 중대한 민생 개혁 법안인 국민연금 개혁 입법은 한 시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이제 깨어있는 시민들은 노후빈곤 대책과 공적연금 역할제고 문제에 결코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최근 공적연금과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연합하여 설립한 ‘공적연금수급자유니온(공동위원장 이재섭, 홍승구)’은 정부와 여야가 국민연금개혁 법안을 어떻게 제안하고 진정성 있게 추구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 평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뜻을 함께하는 사회단체, 노동단체, 공익단체들과 연대하여 정부와 정당들의 노력을 견인하겠다고 한다. 이제 정부와 여·야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무엇을 담고 어떻게 진정성을 보여줄까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국민들이 내년 총선에서 어디에 투표할 지 가늠 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재섭 국민연금개혁 칼럼 이력 

사람을 살리는 공적연금연구소(사·공·연) 소장
(전)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원연금연구소장 
사회정책학 박사 (영국 University of Kent) 

esilkroad@hanmail.net

Ta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