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시인 50주기 기념한 가을문학제!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맞절할지니” 신동엽을 기리는 수많은 인파 함께해
신동엽 시인 50주기 기념한 가을문학제!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맞절할지니” 신동엽을 기리는 수많은 인파 함께해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10.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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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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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도종환, 문성근, 이경자 등 문화예술계 인사 눈길 끌어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가을의 초입을 맞은 지난 9월 28일 신동엽 시인의 고향 충남 부여에서 2019 가을문학제가 개최됐다. “중립의 초례청 앞에서 맞절할지니”라는 시 구절과 함께한 해당 행사에는 다양한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롯해 충남 도민들이 자리해 시인과 그의 숱한 문학 작품을 기렸다.

신동엽 50주기를 기념한 문학제는 신동엽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여군에서 후원했으며 김응교 시인과 김성규 시인이 사회를, 강형철 사업회 이사장이 개회사를 맡았다. 박정현 부여군수 역시 신동엽의 문학과 역사에 관해 해박한 환영사를 건네 문학인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특별축사에는 함세웅 신부가 자리했다.

신동엽 시인의 장남 신좌섭 교수 [사진 = 김보관 기자]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성북구와 신동엽 시인의 인연을 밝히는 한편 그의 문학적 가치에 관한 설명을 덧붙이며 신동엽 문학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또한 “신동엽 시인에 관해서는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모자라다.”라며 “신 선생님은 1930년, 바로 이 자리에서 태어났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국 문학계의 거장인 신동엽 시인과 그의 문학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후 순서로는 신동엽 시인의 장남 신좌섭 교수가 무대에 올라 회고담을 전했다. 신좌섭 교수는 먼 길을 찾아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운을 뗐다. 그는 “이 같은 자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분이 힘을 함께 모았다.”라며 “시인 신동엽의 빛나는 정신을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추산되는 행사만으로도 60여 건, 출간된 책으로는 6건 가까이 된다.”고 그간의 활발한 활동을 읊었다. 이외에도 ‘시극’ 운동에 매진하는 등 일반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던 신동엽의 시 세계를 언급하며 아버지를 회고했다.

신동엽문학관 홍보대사 문성근 배우 [사진 = 김보관 기자]

신동엽 문학제를 위해 힘써준 내빈을 향한 간단한 감사 인사 이후에는 문성근 배우가 마이크를 잡고 신동엽문학관 홍보대사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하루하루 살다 보면 잘못된 게 고쳐지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러나 5년, 10년, 50년 100년을 놓고 보면 우리만큼 큰 변혁과 혁명을 이룬 민족이 없다.”며 “신동엽 시인의 ‘쇳덩이(무기)를 녹여서 쟁기를 만들자’와 같은 예술가의 통찰과 지성의 희생, 시민들의 힘이 합쳐져 이루어온 역사라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지 50년 여전히 극복되지 않은 일들이 많이 있지만, 모두 함께 노력해 더 나은 사회로 빠르게 진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창예 선생님 [사진 = 김보관 기자]
김창예 선생님 [사진 = 김보관 기자]

1부 행사인 50주기 기념식 행사 다음에는 2019 가을문학제라는 이름으로 그 시절 그 이야기,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대표 인사, 수상 작가 노래 및 시 낭송 등이 이어졌다. 

‘그 시절 그 이야기’ 코너를 맡은 조재훈 시인은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난 신동엽 시인을 그리워하며 “민족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서 신동엽 시인의 힘 있는 한 마디가 더욱 아쉬워진다.”라고 전했다. 그는 신동엽 시인의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지면 발표 당시를 언급하며 그 작품성과 살아있는 숨결 등을 칭송했다.

뒤이어 신동엽 시인의 생전 지인인 김창예 선생님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 곳곳에서 반가움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는 신동엽 시인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과거 시인에게 한글을 배운 일화를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김보관 기자]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김보관 기자]

한편, 신동엽문학상은 제1회 이문구 작가를 시작으로 문학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사회의 변혁을 위해 활동하는 걸출한 문학인들을 배출해왔다. 제8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인 동시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은 “1980년대 엄혹하던 시절 내가 문학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문인으로서 잘 살고 있는지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며 그 당시에 들은 신동엽문학상 수상 소식이 큰 용기와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신동엽문학상을 계기로 문학인으로서 함께 가야 할 이들, 좇아야 할 방향성 등을 찾게 되었다는 후일담이다. 

도종환 시인은 이어 신동엽 시인이 쓴 ‘산문시1’에 나오는 ‘자전거 뒤에 막걸리병을 싣고 시인의 집에 놀러 가는 대통령’, ‘휴가를 떠나는 총리가 서울역에 줄 서 있는 걸 보고 역장이 인사를 건네는’ 세상과 사회를 언젠가 이루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그는 “‘껍데기’와 ‘알맹이’의 싸움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싸움은 완성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그러한 싸움과 함께하는 것이 문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신동엽 시인의 가르침에 감사한다.”고 했다.

제9회 수상자는 방현석 소설가는 “지금까지 스물다섯 명 가량의 소설가가 신동엽 문학 기금을 받았다. 그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이 때로 흔들리는 문학적 자신감을 붙들어 준다.”며 자리한 많은 이들과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

제29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자인 송경동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제29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자인 송경동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제29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자인 송경동 시인은 시 낭송과 더불어 수상 당일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송경동 시인은 “신문을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사실 많이 부끄러웠다. 혹시 내가 가식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다른 이가 가져야 할 영예를 내가 차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며 수상 소식에 이어 들은 ‘사전 체포 영장’ 발부 소식을 떠올렸다. 

그는 “오히려 체포 영장 발부에 관한 보도를 듣고 ‘그래도 내가 최소한 열심히 살려고 노력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시가 안 되면 몸으로라도 민주주의자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상장보다는 정의와 진실을 위해 힘쓰며 더 큰 벌을 받는다면 행복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제5회 수상자인 이동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제5회 수상자인 이동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외에도 제28회 수상자인 안현미 시인, 제33회 수상자인 박소란 시인이 시를 낭독하고 제5회 수상자인 이동순 시인이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를 선사하는 등 신동엽 시인과 연이 깊은 문학인들이 다채롭게 기념 무대를 꾸려나갔다. 

신동엽을 기념하는 축제는 다음 날 ‘전경인 이야기 마당’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됐다. 해당 행사는 부여와 역사가 깊은 백제를 주제로 한 시와 노래 공연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한편 주민잔치 및 이야기 마당 등으로 구성됐다. 

신동엽 50주기를 기념하는 2019 가을문학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 [사진 = 김보관 기자]
신동엽 50주기를 기념하는 2019 가을문학제 현장을 찾은 사람들 [사진 = 김보관 기자]

뛰어난 시인 신동엽을 배출한 부여 신동엽문학관에서는 다가오는 12월 10일부터 신동엽 50주기 송년 기획전 ‘저녁 빛 속에 길을 보았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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