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더니즘 시의 대가 박인환 시인 번역 전체 작품! 맹문재 교수가 엮고 해설한 “박인환 번역 전집” 출간돼
한국 모더니즘 시의 대가 박인환 시인 번역 전체 작품! 맹문재 교수가 엮고 해설한 “박인환 번역 전집” 출간돼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10.28 20:58
  • 댓글 0
  • 조회수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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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현대사회를 반영"하기 위해 힘썼던 박인환 시인
“박인환 번역 전집” 표지 [사진 = 김보관 기자]
“박인환 번역 전집” 표지 [사진 = 김보관 기자]

해방기 이후 한국의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박인환 시인의 번역 작품을 모은 “박인환 번역 전집”(맹문재 엮음)이 출간되었다. 박인환 시인은 한국의 모더니즘 운동을 위해 해외 문학 및 영화 등을 탐색하였고, 미국 여행까지 다녀오며 새로운 문물을 탐구했다. 그가 한국전쟁 이후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반영하는 작품 활동을 확장하고자 번역한 시, 기행문, 소설 등을 이 전집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집을 엮은 맹문재 교수는 편저로 “박인환 전집”, “박인환 깊이 읽기”, “김명순 전집-시·희곡”, “김규동 깊이 읽기”, “김남주 산문선집” 등이 있으며, 시론 및 비평집으로 “한국 민중시 문학사”, “패스카드 시대의 휴머니즘 시”, “지식인 시의 대상애”, “현대시의 성숙과 지향”, “시와 정치” 등이 있다. 

맹문재 교수는 작품 해설에서 “박인환은 해방기 이후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시인이다. 1948년 김경린, 김경희, 김병욱, 임호권과 함께 ‘신시론’ 운동을 추구하며 동인지 “신시론”(산호장)을 발간했다.”며 한국전쟁 중에도 피란지 부산에서 김경린, 김규동, 김차영, 이봉래, 조향 등의 ‘후반기’ 동인들과 모더니즘 시 운동을 지속해온 박인환 시인을 설명했다.

작품 해설에 따르면 박인환은 모더니즘 운동을 심화하기 위해 영미 문학론을 탐색했는데, 특히 엘리엇과 스펜더의 시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오든의 시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 등에도 관심을 가졌다. 

또한 1954년 1월 오종식, 유두연, 이봉래, 허백년, 김규동 등과 함께 한국영화평론가협회를 발족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인기 배우들, 영화화된 문학 작품들, 영화 시론 등을 활발하게 발표했다. 박인환은 1955년 3월 5일부터 4월 10일까지 36일간 대한해운공사의 상선 ‘남해호’를 타고 미국 여행을 했다. 새로운 문물을 탐구하려는 것으로, 즉 모더니즘 시 운동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박인환의 번역 작업 역시 이와 같은 차원으로 이해된다. 박인환은 순수 서정시를 지향하는 ‘청록파’류나 정치적인 지향에 경도된 ‘조선문학가동맹’류의 시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현대사회를 반영하려는 것을 지속 및 확대하기 위해 외국 작품을 읽고 독자들에게 전한 것이다. 

“박인환 번역 전집” 내지 작품해설 부분 [사진 = 김보관 기자]
“박인환 번역 전집” 내지 작품해설 부분 [사진 = 김보관 기자]

이번 전집은 박인환이 번역한 작품들을 시, 기행문, 소설로 분류하여 발표 연대순으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작품들, 예술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들, 추리 세계의 소설들로 나누어 해설을 실었다.
 
시 작품으로는 알렉스 컴포트의 ‘도시의 여자들을 위한 노래’를 번역했다. 알렉스 컴포트의 반전운동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연으로부터 오는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의 노화에 관해 연구하며 사회에서 오는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사회운동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빠져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전쟁을 들었다. 

기행문으로는 존 스타인벡의 “소련의 내막”을 번역하였다. 이 기행문은 1947년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특파원으로 소련에 다녀온 뒤 발표하였다. 정치적인 면보다 민중들의 삶을 보고 들은 대로 기록해 제2차 세계대전 뒤 소련의 실정을 구체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담아내었다. 존 스타인벡은 폐허가 된 곳곳을 복구하는 소련 민중들의 눈빛에서 재건의 희망을 보았고, 전쟁을 바라지 않는 러시아 민중들의 마음을 읽었다. 

소설로는 제임스 힐턴의 ‘우리들은 한 사람이 아니다’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민중들의 삶이 무너지는 상황을 그렸다. 펄 S. 벅의 ‘자랑스러운 마음’은 한 여성 조각가의 삶을 통해 예술가의 길을 조명했다, 윌라 캐더의 “이별”은 장편소설로 3부로 구성되었다. 18세의 나이에 시카고로 음악 공부를 하러 간 한 여성을 통해 예술가의 생애와 사랑을 그렸다. 추리 소설로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새벽의 사선(死線)’,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바다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백주(白晝)의 악마’를 번역했다.

독자들은 한국 모더니즘 시 세계의 선봉에 섰던 박인환 시인의 번역작을 통해 당대 주변국들의 문학 작품을 읽는 한편, 그에 담긴 삶의 정신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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