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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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좋은 말 

  송명원


  좋은 꿈 꿨니?
  오늘 기분 어때?
  밥 많이 먹어

  이런 좋은 말 다 두고
  진짜 좋은 말만 골라 하는 엄마

  좋은 말 할 때 일어나
  좋은 말 할 때 씻어
  좋은 말 할 때 빨리 밥 먹어
  
  좋은 말 더 듣기 전에
  학교나 가야지

  -『동시발전소』 (2019년 봄호 창간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3) / 어른의 말조심 - 송명원의 ‘좋은 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아이들의 수난이 끊임이 없다. 아동학대 정도가 아니라 의붓아버지의 손에, 친아버지의 손에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상할 수는 없지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책을 보니 “똑바로 말해” “당장 사과해” “다 너를 위해서야” “이 바보야” “그것도 모르니” “넌 왜 그 모양이니” “꼴 좀 봐라” “공부 좀 해라” “게임 좀 그만해라” “도대체 왜 그랬어?” “도대체 누굴 닮아서” 같은 말을 부모가 자식에게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우리 어른은 별로 의식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한다. 송명원 시인은 이 동시를 통해 어른들에게 당부한다. “좋은 말 할 때”라는 말을 하지 말자고. 이건 거의 협박이 아니냐고.

  춘천시와 의왕시의 소년원에 몇 차례씩 가서 시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소년원에 온 아이들의 공통점은 주먹이 세거나 폭력성이 있거나 반항심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칭찬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위에 나열한 말을 시시때때로 들어 자신감과 자존감을 상실한 아이들이 많았다. 어른들의 말이 비수가 되어 아이들의 가슴을 찌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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