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5) / 위안부란 호칭을 없애자 - 이오장의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5) / 위안부란 호칭을 없애자 - 이오장의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1.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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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5) / 위안부란 호칭을 없애자 - 이오장의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5) / 위안부란 호칭을 없애자 - 이오장의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김복동

  이오장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부모 가슴에 겨눈 총부리 앞에서
  누군들 반항하겠는가
  서로의 눈물에서 읽은 설움
  살 찢는 고통으로 잊혔어도
  내 고향 하늘에 고개 돌린 적 없다
  잊지 마라, 잊지 마라
  허세 부려 방심한다면
  또다시 왜놈들에게 무릎 꿇린 
  소녀의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는 것을

  -『이게 나라냐』(스타북스, 2019)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05) / 위안부란 호칭을 없애자 - 이오장의 ‘누구를 위로했다고 위안부라 하는가’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이오장 시인이 독립지사 101인에 대한 인물시를 써 한 권의 시집으로 묶어냈으니 『이게 나라냐』이다. 그중 한 사람인 김복동(1926~2019) 할머니는 10대 소녀였을 때 일본군에 끌려가서 끔찍한 짓을 당했다. 1992년부터 전 세계 전쟁 피해 여성들의 인권 신장과 지원을 위해 ‘나비기금’을 발족하는 등 인권운동가로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올해 1월 28일 93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사(義士)’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에 버금가는 인물로 간주해 시인은 이 시를 썼다. 

  지금 일본의 수상 아베는 타국의 침략을 방어만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헌법을 고쳐 다른 나라에 군대를 보낼 수 있는, 즉 침략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이 저 먼 이집트를 침공할까 칠레를 침공할까. 우리는 지금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방심하고 있기도 하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집요한 공세를 보면 이러다가 또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안부’는 일본에서 만든 말이다. 중국대륙과 동남아 각국을 침략해 들어갔을 때 군인에 의한 양민 강간이 빈번해지면서 성병이 부대 내에 만연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군의관에 의한 관리 체제로 만든 것이 ‘위안부’ 제도였다. 시인도 ‘위안부’란 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제4회 한국어말하기대회에 참석한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의 한 학생이 이렇게 열변을 토했다.  

“오늘 저는 ‘위안부’라는 용어와 그 의미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안부’란 용어는 문제가 있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이해할 수 있어 아주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번역해서 쓸 때는 ‘comfort women’으로 쓰는데, 사실 한국어의 ‘위안’이란 말도 영어의 ‘comfort’란 말도 참 좋은 말입니다. 위안이란 말에는 강제성이 없고 매우 개인적이며 그다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위안을 받고 또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할 때는 위안을 해주시죠? 그 위안에는 어떤 가식도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쓰기 시작한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표현을 부드럽게 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왜 이 말을 피해자인 한국에서 그대로 쓰고 있는지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누가 누구를 위안해 주었습니까?”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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