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24) / 민심은 천심 - 이현영의 ‘소리 없는 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24) / 민심은 천심 - 이현영의 ‘소리 없는 말’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1.24 08:00
  • 댓글 0
  • 조회수 16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24) / 민심은 천심 - 이현영의 ‘소리 없는 말’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24) / 민심은 천심 - 이현영의 ‘소리 없는 말’

  소리 없는 말

  이현영


  우리 동네 
  구두 수선집

  구두 밑창 보여주고
  빙그레 웃어 보이면
  아저씨도 빙그레

  구두 찾으러 다시 가면
  손가락으로 값을 말하지

  손가락 네 개 펼치면
  사천 원이란 말

  손가락 하나 입에 대면
  단골이라 몰래 깎아 주니
  알고나 신으라는 말

  —『어린이와 문학』 (2019년 가을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24) / 민심은 천심 - 이현영의 ‘소리 없는 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동시 중에는 이런 따뜻한 내용이 많다. 세상이 참으로 살벌하고 비정하여 텔레비전 뉴스 보기가 겁나는데 이런 동시를 읽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또한 아직 따뜻한 곳이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인간은 의사 표현을 말로 하는데 가끔씩 몸짓언어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해외에 여행을 갔을 때 말이 안 통하면 손을 써서 설명하는데 희한하게도 뜻이 통한다. 

  구두 수선집 아저씨가 말을 못하는 분 같지는 않다. 아저씨와 손님은 말하지 않아도 뜻이 통한다. 이심전심이라고 할까, 불립문자라고 할까. 붓다의 제자 가섭의 미소를 불가에서는 염화시중의 미소라고 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뜻이 너무나 잘 통한다. 마지막 연이 재미있다. 이 소리 없는 말이야말로 민심이요 천심이요 인심이다. 타인의 말에 의한 상처가 클 때, 동시집을 읽어보면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