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논의... 이지용 평론가 ‘웹플랫폼과 문학’에 관한 발표 이목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논의... 이지용 평론가 ‘웹플랫폼과 문학’에 관한 발표 이목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11.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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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규모를 자랑하는 웹소설 시장, 현장 비평가들도 낯설어 해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SNS는 우리 삶 언저리에 깊숙이 침투한 지 오래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과 각종 매체의 발달 속에서 ‘문학’은 어떻게 논의되어야 할까? 지난 9월 27일 문학실험실에서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윤재민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윤재민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사회를 맡은 윤재민 문학평론가는 “소셜 네트워크 성황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고 문학평론에 가까이 있음에도 당사자로서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라며 이번 토론의 의미를 짚었다.

조강석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조강석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태환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태환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변화하는 문학 환경 속에서 문학의 자리와 위상, 나아갈 방향 등을 재점검해봐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조강석 문학평론가의 개회사 이후 김태환 문학평론가가 전한 축사로 본격적인 포럼의 시작이 알려졌다. 

김나영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나영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나영 문학평론가는 “‘쓰고 읽기’에서 ‘말하기와 듣기’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SNS가 대중이 가진 표현의 자유와 욕구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을 때 문학은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김나영 문학평론가는 SNS를 통한 도서 홍보, 독자와의 만남, 문단 내 성폭력 고발 등과 더불어 문학과 기술을 접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시의 유통을 예로 들며 “소셜 미디어 시대의 화두는 ‘책을 어떻게 팔 것인가’가 아니라 ‘독자와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고 전했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와 독자의 모습을 통해 문학의 생태 역시 변화했다.”는 말과 함께 SNS 역시 문학의 갱신이자 확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암시했다.

김요섭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요섭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문학실험실 포럼의 다음 발제는 김요섭 문학평론가의 “찡그리는 얼굴도 없이: 새롭게 확인된 글쓰기의 지형도”였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 “기생충”에 남긴 평을 언급했다.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라는 평은 ‘명징’과 ‘직조’와 같은 한자어와 어려운 표현으로 상징되는 “비평의 경직과 편협함”으로 대중들에게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요섭 문학평론가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비평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문화를 소비하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라며 디지털 매체가 가져온 주요 효과로서의 탈전문가화를 이야기했다. 더불어 “디지털 매체 환경이 요구하는 전문성은 과거 인쇄 매체와는 다른 모습이다.”라는 점을 짚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의 전문성이 지식 체계의 획득과 맞닿아 있었다면 디지털 매체에서의 전문적 능력은 지식 체계의 엄밀한 규칙과 구조에 제약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렇기에 기존 비평 방식은 때로 비판을 받고 비평가-독자 간 상호이해의 벽이 생기게 된 것이다.

위트앤시니컬 대표 유희경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위트앤시니컬 대표 유희경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세 번째 발표를 맡은 유희경 시인은 “SNS 생태계, 문학, 독자”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눈의 개념과 형식, 한국 SNS의 비약적 성장 및 특징을 비롯해 SNS와 문학 활동, 작가와 독자의 만남 등을 설명했다.

나아가 새로운 매체로 등장한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경우 ‘수동성과 ’몰입감 있는 재미‘를 가진 반면 문학의 경우 “능동적 행위로 능동적 즐거움은 수동적 즐거움보다 어려우며 노력이 필요”해 문학으로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데에 SNS가 일조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끝으로 이지용 문학평론가의 “웹플랫폼은 문학을 어떻게 재의미화하는가? : 플랫폼이라는 구조적인 변화와 문학의 형태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는 앞선 발표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그는 “매체의 시대에 매체 안에 담기는 모든 것들은 콘텐츠이자 소비재다.”라며 “문학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시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형식으로 들어가 있는가도 있지만, 그 형식들이 어떠한 내용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에 방점이 있다.”는 말과 함께 ‘명명에서 배제되거나 간과된 부분’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문학평론가는 “그전의 출판은 선 여과 후 출판이었다면, 지금은 독자가 먼저 글에 접근해 서사를 검증하고 소비한 이후 인기 얻는 선 출판 후 여과의 형식이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나아가 “이 시대에 나타난 문학의 형식 중 대중 문학과 장르 문학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이유혁 작가가 쓴 “퇴마록”의 종이책 판매 부수는 1,000만 부가 넘는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라자” 역시 PC 조회 300만 건, 종이책 130만 부 이상, 아시아권 6개국어 번역 및 200만 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웹플랫폼 시대의 서사 확장 가능성에 관해서는 2013년부터 나타난 ‘웹소설’이 언급됐다. 네이버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처음 명명된 ‘웹소설’은 일본, 중국,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역시 표현만 다를 뿐 유사한 장르로서 존재한다.

웹소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비가 주를 이루며 일정한 코드를 가지고 있어 흥미와 취향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 장르는 로맨스, SF, 무협이다. 현재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시리즈, 문피아, 조아라, 로망띠끄, 허니문 등 여러 웹소설 플랫폼이 존재한다. 웹소설 플랫폼 내부에는 뚜렷한 카테고리가 나누어져 있고 독자들은 취향에 맞추어 소비한다.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평론가는 “소비의 실정이 단순히 ‘어떤 취향의 한 부분’이라기엔 시장규모가 매우 크고 향유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웹소설 시장규모는 1천억 원을 상회하며 네이버나 카카오에서는 한 작가의 구독자가 백만 명이 넘기도 한다.”고 전해 동석한 발제자는 물론 참석한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9년 8월 기준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 중인 “템빨”이라는 게임 소설은 구독자 192만 명을 가지며 이는 유료 결제를 마친 구독자 수다. 싱숑 작가의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는 작품은 누적 조회수 206만여 회를 자랑한다.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제5회 문학실험실 포럼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학”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지용 평론가는 “웹소설 시장의 조회수를 볼 때마다 사람들이 멀티미디어 시대라고 해서 텍스트를 읽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싫어한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라며 “독자들은 여전히 텍스트를 읽는다. 다만, 문장의 형식과 서사를 구조 짓는 형식이 달라졌다. 그 정체를 밝히는 게 첫 번째 과제다.”라는 말로 발표를 정리했다. 

그는 이어 “시대가 많이 바뀌었고 영상의 시대로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 표현조차 낡았다. 이른바 ‘멀티미디어의 공감각적 시대’의 도래 앞에서 다양한 현상을 친밀하게 접근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질문 및 토의 시간 [사진 = 김보관 기자]
질문 및 토의 시간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어진 질문 및 토의 시간에서는 이지용 평론가의 발제에 질문이 집중됐다. 현장의 문학평론가들에게도 웹소설 시장은 ‘낯설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으며 이 같은 현상은 대중과 평론의 거리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를 차지한 문학의 한 형태가 현장 비평가들에게 마저 제대로 파악되거나 분석되고 있지 않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김나영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나영 문학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김나영 평론가는 “본격적인 문학평론은 구사하고 본격적인 서평도 별로 요구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현 상황에서 평론이 어떻게 독립적인 읽을거리로 존속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른바 순문학을 지향하는 문학인들이 독자들이 읽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보다 ‘독자들이 무엇을 읽을까?’, ‘왜 읽어야 할까?’를 더 생각해야 할 시점임을 말하며 앞으로의 ‘문학’과 ‘평론’에 대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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