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문화 다 신작시] 김건영 시인의 「지금이라는 금지」
[웹진 문화 다 신작시] 김건영 시인의 「지금이라는 금지」
  • 김건영
  • 승인 2019.11.2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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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는 금지

김건영(시인)

   

삶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지폐를 넣으면 동전만 떠오르는 불량한 사냥 기계 주화입마(鑄貨入魔) 주시자의 눈은 붉다 진보한 진부와 진부한 진보가 있다 나는 가장 미들만 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정의는 선취하는 거야 나는 선(先)하고 싶다 진실로 거짓된 사람이 되어 사라지고 싶다 가족보다 두꺼운 얼굴의 유대를 느낀다 우리는 선량한 표정으로 전철(前轍)을 탄다 우리는 내부자들을 사랑한다 내 부자들 그래 언젠가 부자가 되고 싶잖아 진실을 기워 거짓말을 만드는 기자들처럼 정의를 정의한다 물고 물리는 물리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지금을 지키고 싶다 아무 일도 없이 누군가 죽은지도 모르고 우리가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게 정의가 얼마나 연약한지도 모르고 좌우에서 무수한 악수(惡手)의 요청이 축복처럼 온다

 

 

김건영
2016년 하반기 현대시 당선, 2019년 박인환문학상 수상, 시집 『파이』가 있음. silveroi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