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5) / 일본의 재무장 이유 - 김종해의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5) / 일본의 재무장 이유 - 김종해의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2.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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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5) / 일본의 재무장 이유 - 김종해의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5) / 일본의 재무장 이유 - 김종해의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김종해


  하와이 오아후 섬의 진주만 푸른 해변에는 
  지금 반짝이는 진주조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바다 속에 침몰한 애리조나 호의 수병들이
  하나같이 별빛으로 떠서
  아직도 평화와 자유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침몰한 함선 갑판에서
  애리조나 승무원들을 향해
  잠깐 묵념하는 그 순간에도
  그날의 그 커다란 파도는 내 가슴을 뛰어넘는다
  애리조나 수병들이 죽음으로 지킨 그 방파제 너머
  일본 식민지 노예가 된 조선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다면
  조선은 일본 제국주의의 이름 없는 한 변방……
  하와이의 오아후 섬에 가서 보면
  지금까지 일본이 왜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겨대는지 알 만하다
  독도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사의
  마지막 식욕이기 때문이다

  —『늦저녁의 버스킹』(문학세계사, 2019)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5) / 일본의 재무장 이유 - 김종해의 ‘오아후 섬 진주만에서’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독도가 “일본 제국주의 침략사의 마지막 식욕”이라는 마지막 구절이 폐부를 찌른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의 욕심을 결코 숨기지 않는다. 독도를 자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키고자 엄청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되었다. 시인은 하와이 열도의 오아후 섬에 있는 미주리 박물관에 가보았나 보다. 미 해군전함 미주리호와 애리조나호가 전시되고 있다. 미주리호 함상에서 일본의 천황이 무조건 항복하겠다는 문서에 사인을 하였다. 

  애리조나호는 그 당시 진주만에 정박하고 있던 대형전함 일곱 척 중 한 척인데 무려 다섯 척이 침몰하였고 200여대의 항공기가 파괴되었다. 애리조나호 승무원 1177명이 전사하였다. 선전포고도 하지 않고 기습공격을 하여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전쟁의 최후 승리자는 미국이었다. 

  2018년 해군사관생도 순항훈련전단에 참가, 하와이를 방문하였다. 펀치볼 국립묘지에 가보았는데 전황을 그린 모자이크 벽화 두 곳에 한반도가 나와 있었다. 동해가 모두 ‘Sea of Japan’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Samchok’ 옆의 섬은 독도가 분명한데 누군가가 흰색으로 둥글게 지워놓은 것을 보고 경악하였다. 일본인의 소행이 분명하다고 나는 확신한다. 지금 하와이의 상권은 거의 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서라도 이곳의 오류를 바로잡았으면 한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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