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62) / 새해 새 아침에 - 이홍천의 ‘내일의 희망’
내일의 희망
이홍천
하루 또 하루를 보내며
별을 볼 때까지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감동이 옵니다.
햇살의 힘을 받아
희망을 만들 때
햇빛은 여유를 보여주며
더 커지는 선물을 전해줍니다.
많은 날을 참음 속에
이렇게 꿈이 실현될 줄 기억하고
많은 무리들을 한 다발로 뭉치는
감격 그 자체로 기쁨을 삼고
푸르름 속에 하루, 한 달을 보냅니다.
이제 지난 과거를 잊고
이 축복된 삶의 찬란함에
한 계절을 보내며 인내하게 됩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가슴까지 따스한 햇살의 행운을 받아
활짝 웃는 여유로
마음까지 커지는 희망을 갖습니다.
—『과천문학』제57호(과천문인협회, 2019)

<해설>
2020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벽두를 장식할 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 시를 선택했습니다. 시가 너무 쉽고 무기교라 좀 심심하기도 하지만 희망의 노래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내내 절망했었고 괴로워했습니다. 나라꼴은 외교와 내치 모두 엉망이었고 과한 세금 내느라 다들 집안 살림살이가 휘청거렸을 겁니다. 세금 내는 거야 국민의 도리지만 그 세금이 쓰이는 데를 생각하면 화가 나지요.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2020년 경자년(쥐띠)에는 여러분 모두에게 멋진 일들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홍천 시인도 말해줍니다. 밤에는 별을 볼 수 있고 낮에는 햇살의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사실 우리 인간이야 오래 살아야 100년입니다. 유한자이니 그저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랭보가 말했지요.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냐고. 발레리가 말했습니다. 바람이 분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고.
우리 모두 지금 살아 있지 않습니까. “이 축복된 삶의 찬란함”을 기뻐합시다. 시인의 말마따나 “가슴까지 따스한 햇살의 행운을 받아/ 활짝 웃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미소와 웃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복이 오고 우울한 얼굴과 성난 얼굴로 사람을 대하면 화가 닥칩니다. 내일은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갖고 새해 첫날을 보낸다면 1년 내내 길운이 여러분에게 찾아올 겁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멋진 한 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봅시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