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예활동 특집] (5) "프리낫프리" 각자 일하는 프리랜서들의 만남을 통해 프리랜서의 노동에 관해 들여다보다
[독립문예활동 특집] (5) "프리낫프리" 각자 일하는 프리랜서들의 만남을 통해 프리랜서의 노동에 관해 들여다보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12.31 21:39
  • 댓글 0
  • 조회수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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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1. '프리낫프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면으로 만나는 느슨한 프리랜서 연대를 지향하는 독립잡지로 유연한 노동을 추구하는 사람(프리랜서)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2018년 12월 25일 창간호 ‘프리랜서도 프리랜서가 궁금하다.’ 가 발행되었으며, 2019년 12월 3일 2호 ‘창작하는 프리랜서' 가 발행되었습니다. 비정기간행물로 1년에 최소 한 권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창간호 소개 : https://brunch.co.kr/@ida0724/35
2호 소개 : https://brunch.co.kr/@ida0724/44

텍스트 아케이드에 참여한 "프리낫프리" [사진 = 이민우 기자]

2. '프리낫프리'는 무엇을 목적으로 하나요? '프리낫프리'는 어떤 방식으로 컨텐츠를 만들었나요?

-프리낫프리의 목적

매거진 <프리낫프리>는 점으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지면으로 이야기를 공유하며 느슨한 점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만든 계기 자체도 혼자 프리랜서로 일하다보니 다른 프리랜서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동료가 없이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의 특성상 고립되기 쉽고, 힘든 상황에서 자책하기 쉽습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홀로 맞서야 하고요. 그럴때 매거진 속 다른 프리랜서의 이야기를 보며 위안을 얻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존재 혹은 개념을 다루는 매거진이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를 최우선으로 고민했다. 결국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 묶음이 개개인의 경험과 결합해 일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 혹은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가장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 창간호 서문 중

추가로 매거진을 통해 프리랜서라는 노동의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피상적인 프리랜서의 묶음이 아니라 다양한 프리랜서 계층에 맞는 노동 권익을 보호할 제도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변하는 노동 환경에 적절한 정책이 나오길 희망합니다. 

 

-컨텐츠를 만드는 방식

먼저 주제를 정합니다. 주제는 책상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 프리랜서로 일하며, 프리랜서를 만나며 필요한 메시지를 떠올립니다. 필요한 메시지에 맞는 꼭지의 인터뷰와 칼럼을 구상하고 섭외를 합니다. 그냥 이 사람의 글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섭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이야기가 담기는 지면을 지향하기 때문에 주제에 벗어나더라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게재합니다. 

컨텐츠를 만들어가며 관련 주제에 대한 사유가 깊어집니다. 따라서, 만드는 도중 추가 꼭지를 넣습니다. 사유가 깊어지기 전까지는 피상적인 방식으로만 기획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관련 주제에 맞는 정책이나 연구 조사 자료, 혹은 전문가 가이드 등을 꼭 추가하려고 합니다. 프리랜서에게 정말 필요한 실용적인 이야기(회계, 계약법 등)와 프리랜서 담론을 키우는 이야기(실태조사 자료, 정책 소개 등)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텍스트 아케이드에서 판매된 "프리낫프리"의 출판물들 [사진 = 이민우 기자]

3. '프리낫프리'의 구성원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 또한 어떻게 구성원들이 모이게 되었나요?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프리낫프리'는 기본적으로 저 혼자 기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합을 맞춰 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첫 시작은 혼자 했습니다. 저의 이런 행보를 보고 지인 디자이너와 편집자, 그리고 다양한 프리랜서가 기꺼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민호씨는 창간호 표지 및 내지 디자인, 굿즈 디자인 등을 했고, 2호 표지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그림작가인 Zudo 작가는 창간호 일러스트 포스터, 2호 계약서 가이드 포스터를 디자인했어요. 글 쓰며 그림을 그리는 이모양은 2호 기고와 스티커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 전문편집자인 Editoriver(박혜강)은 1호부터 교정/교열자로 참여하며 더 좋은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해줍니다. 일러스트레이터 Manman은 고정 코너에 일러스트를 그려주고 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기꺼이 글과 그림을 주고, 인터뷰에 응해주고 있습니다. 정일호 변호사는 창간호부터 법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을 자문해주고 있고요, 2호에는 계약서 관련 글도 써주었습니다. 아트로 김유나 변호사는 프리랜서에게 도움이 되는 계약과 저작권에 관련한 법을 쉽게 풀어 전하고 있고요. 거의 프로보노 수준으로 해주고 있습니다. 기고료가 작고 귀여워서요. 

혼자 시작했지만, 이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나서서 각자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도움이 제가 할 수 있는 여러 방식으로 감사를 표하고 느슨하게 함께 다른 일로도 서로 도움을 주기를 희망하며 느슨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3호로 주제로 생각하는 ‘느슨한 연대'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4. '프리낫프리'가 생존을 위한 최소 자본은 어디서 얻고 있나요?

우선, 창간호 때 텀블벅과 외주로 번 돈을 투자해 발행을 했고요, 창간호가 판매된 비용과 텀블벅 펀딩으로 2호를 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외주, 책 판매금, 텀블벅 펀딩으로 나눌 수 있겠네요. 

 

5.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이었으면 좋겠나요? 

제 경우에는 인쇄비는 어떻게 텀블벅 펀딩으로 모금할 수 있겠으나, 매거진 제작에는 더 중요한 비용이 있습니다. 바로 청탁료이지요. 제 매거진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많은 프리랜서와 창작자들이 자신의 글과 그림을 거의 무상으로 주고 있습니다. 창간호는 고료를 줄 돈이 없어서 무료로 받았고, 2호는 이미 낮게 책정된 고료의 시장가도 미처 채우지 못하는 정도로 고료를 주고 있습니다. 매거진이든 책을 만드는 액터가 있다면, 그 책과 매거진을 채우는 창작자들의 고료와 그림비 등을 위원회에서 지불해주는 방식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독립제작자들은 인쇄 부수가 적고 판매되는 빈도가 낮아 메이저 출판사에 입고하는 것을 상상도 못합니다. 배본사를 통해 입고를 해야하는데, 배본사 기본 비용과 배본비용을 고려하면 결국 최소한의 유지비용도 벌어들일 수 없거든요. 소규모 독립출판 창작자를 위해 일부라도 위원회에서 배본 위탁사를 선정해 일정 기간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같이 메이저 출판사에 배본해주는 지원을 해주면, 책 자체의 판매량 증대 및 홍보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6. 지금의 등단제도와 출판자본의 문예지 시스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에게는 매우 어려운 질문이네요. 등단과 문예지 시스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본 바 없어서 무어라 말씀드려야 할지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다만, 들려오는 말로(얼마전에 기사화도 되었죠) 책 밀어내기 방식으로 등산을 시켜주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책 100부를 선구매하면 등단을 해주겠다는 것이죠. 결국 돈으로 등단을 사게 되겠죠. 

등단이라는 조건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립출판은 독립출판대로 자유롭게 갈 수 있겠지만, 예술 관점에서 최소한의 필터링이 없이는 해당 예술계 전체가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성과 대중성을 확보한 새로운 작가의 발견이라는 취지에 공감합니다. 다만, 등단제도의 실천적인 측면은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좋은 작가를 발굴할 때 소수의 평론가의 의견으로만, 혹은 반대로 대중의 인지도로만 평가된다면 분명히 가려지는 작가가 있을 것 같아요. 답은 모르겠습니다. 해봐야 하는 것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더 좋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개방적 태도로 등단 시스템을 재편하고 변화시키는 것이죠. 

 

7. '프리낫프리'가 독자를 만나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SNS를 운영합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간헐적으로 브런치에 소식을 올립니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프리랜서 뉴스레터를 월 1건 정도 보내고 있어요. 프리낫프리 소식과 프리랜서가 읽으면 좋을 이야기들을 큐레이션해서 보냅니다. 

텍스트 아케이드처럼 북마켓과 북페어에도 참여합니다. 2019년 상반기에는 ‘그래도, 프리랜서'라는 모임을 만들어 매달 10명 규모의 프리랜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종종 강연 문의가 들어오면 강연으로 독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창비의 문학웹진 문학3,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 매거진 등 프리낫프리가 아닌 다른 매체에 기고로 독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텍스트 아케이드에 참여한 "프리낫프리" [사진 = 이민우 기자]

8. 텍스트 아케이드에 참여해보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다른 페어를 다녀보면 아무래도 직관적이며 유려하게 아름다운 시각 작품이 주목을 받습니다. 텍스트 기반의 작품은 한 번 봐서 대중에게 매력이 전달되기 어렵죠. 그래서 늘 텍스트 중심의 마켓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트 아케이드는 그런 면에서 너무나 기다렸던 콘셉트의 북마켓이었습니다. 또한, 사전 펀딩을 통해 참여자를 모으고, 당일에도 기획자와 문예위 관계자분들이 모든 부스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창작자의 책을 한 권씩 구매하는 것도 신기했고요. 셀러의 인지도를 홍보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마켓도 있습니다. 물론 셀러는 마켓에 참여하며 해당 마켓의 부흥을 위해 홍보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셀러는 북페어의 콘텐츠를 책임지는 사람들이죠. 텍스트 아케이드는 셀러를 대하는 방식, 운영하는 방식 등에서 정말로 창작하는 사람들, 셀러를 고려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참여했던 북마켓 중 가장 잘 관심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은 규모의 창작자 중심의 북마켓이 가져가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9. 추가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늘 상상력의 부재가 문제를 만드는 것 같아요. 일자리의 상상력의 부재가 프리랜서를 복지의 맹점에 놓이게 만들고, 관계의 상상력의 부재가 제도적 결혼을 선택하지 않거나 선태하지 않은 관계의 사람들이 제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예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문학이라는 것이 도달할 수 있는, 문학이라는 장르로 표현될 수 있는 모양의 상상력이 풍부해져야 더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방성과 유연성, 상상력의 확보는 2020년을 바라보는 지금, 우리가 꼭 갖춰야 할 태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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