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기획 특집] (3)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도서정가제 독자와 작가가 만족하는 시장 돼야”
[도서정가제 기획 특집] (3)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도서정가제 독자와 작가가 만족하는 시장 돼야”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9.12.3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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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업계 역시 공정성이 중요해"

본 기사는 도서정가제 기획특집의 일환이다. 관련해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해당 기사(클릭)를 통해 읽을 수 있다.

본 특집의 기사들은 뉴스페이퍼의 입장과 다를 수 있으며, 각 단체와 개인의 입장을 충실히 담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사진 = 이민우 기자]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근래 이슈가 된 도서정가제 문제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이들은 독자, 작가와 더불어 출판 당사자들일 것이다. 이에 뉴스페이퍼는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을 만나 도서정가제와 유통업계의 입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의 자유와 문화적 진흥, 산업적 발전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주로 유통업 전반에 대해서 파악하고 정책을 만들어내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웹소설 시장의 불공정함을 언급했다. “리디북스 등 몇몇 업체에서 90% 할인을 진행하는데, 이때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거의 없어진다.”라며 현재 온라인 콘텐츠 시장은 작가들에게 확실히 불리한 상태에 놓여있음을 이야기했다.

웹툰과 웹소설 모두를 접하고 있는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도서정가제에 관해 웹툰 쪽은 반발이 심하다. 그 이유는 ‘책’에 대한 관점 차이다. 웹소설 측은 그들의 정체성을 출판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편인데. 웹툰은 그러한 인식이 비교적 약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2017 국민 독서실태 조사 [사진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시장의 침체에 관해서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출판인이자 유통위원장으로서 말하자면, 도서정가제 때문에 침체된 것이 아니다. 출판시장은 20여 년 동안 성장한 적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도서·출판 시장은 어찌 보면 가장 올드한 매체이다. 다만 지금은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점검의 시간으로 봐야 한다.”라며 최근 출판사와 신간 종수가 늘어났음을 밝혔다. 

또한, 도서정가제와 함께 자주 논의되는 ‘책값’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책값은 싸다.’는 견해를 보였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책값 상승률은 현저히 낮다. 지하철 가격과 같은 공공 물가에 비교해도 그것조차 못 따라갔다.”며 그런데도 소비자들의 강한 저항이 존재함을 인지했다. 

그에 따르면 10년 전보다 책의 원재료인 종잇값은 엄청나게 상승한 데 반해 번역료, 인쇄료 등은 여전히 동결되어있어 정규직을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낮은 책값이란 것은 넓게 조망해 보면 누군가를 착취하는 구조일 수 있다. 번역, 인쇄, 출판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월급은 현저히 적다.”는 현실을 전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사진 = 이민우 기자]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사진 = 이민우 기자]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전후의 차이로는 ‘출판사들이 신간에 대한 의욕이 더욱 커진 것’을 꼽았다. 과거 구간 할인으로 생태계가 혼란하던 시절보다 신간을 발간하고 판매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대형출판사들만 이득을 봤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소서점들이 득을 봤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 있게끔 됐다.”라고 했다. 그에 의하면 최소한의 가격 경쟁이 이루어져 소비자들에게 가격뿐만 아니라 시간과 거리 등 다양한 고려 요소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도서정가제’에 역시 찬성하는 입장이다. 완전도서정가제는 ‘법정 가격 할인을 허용하지 않되 도서 정가의 5% 이내 경제상의 이익을 허용하고 판매 중개업체의 할인 판매를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논란된 것 중 하나는 웹 콘텐츠 시장 내에서 ‘기다리면 무료’가 없어진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은 작가들에게 피해를 주는 대표적 사례다.”라며 공정한 시장을 위해 완전도서정가제는 진작 이루어졌어야 하는 일이라 설파했다. 

현재 다양한 웹툰, 웹소설 플랫폼에서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 구글 이미지 검색]

최근 ‘웹툰 또는 웹소설과 같은 웹콘텐츠에도 ISBN 코드를 부여하고 도서정가제의 범위 안에 두자’는 주장을 둘러싼 논의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가격에만 얽매이다 보면 저자들을 착취하는 구조로 남는다. 각종 할인이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은 작가가 아닌 각 플랫폼이 선택한 서비스다. 작가한테 응당한 고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를 거부하면 시장에서 배제한다.”라며 “오히려 도서정가제가 웹소설이나 웹툰 작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무료로 보여도 웹콘텐츠 시장에서 누군가는 돈을 낸다. 웹툰의 경우 연간 상당한 금액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받고 있다.”고 했다. “흔히 추산되는 웹툰, 웹소설 시장규모 4천억원에서 해당 금액은 누락됐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결국 온라인 콘텐츠 시장은 매출이 아닌 한국만화영상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은 “지원금은 받고 출판물로 포함돼 부가세는 안 내겠다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롭지 않다.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ISBN 코드를 받지 않고, 출판물에 포함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사진 = 이민우 기자]
한국출판인회의 박성경 유통위원장 [사진 = 이민우 기자]

한편, 도서정가제 논쟁을 직면한 업계 관계자 중 도서·출판·유통업계의 오랜 문제들은 비단 도서정가제 하나로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이 다수 존재한다. 박성경 유통위원장 역시 “공급률이나 유통사 문제의 경우 별도의 제도를 만들어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라며 “서점, 출판, 정부가 모여 좀 더 과학화된 논리적인 유통환경을 만들기 위해 작업 중에 있다. 내년에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라는 말로 한결 나은 미래를 전망했다.

한국출판인회의 박상경 유통위원장은 유통 문제에 이어 ‘저작권 문제’를 지적했다.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해소되지 않은 저작권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경 유통위원장에 의하면 그 어떤 작가도 대여나 월정액에 명확한 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 월정액 가격이 내려갈수록 전체적인 시장규모가 줄뿐만 아니라 저자한테 갈 수 있는 돈이 반으로 준다. 노동환경이 열악해지고 생존권 보장이 어려워진다. 

더불어 박상경 유통위원장은 “과도한 대여는 판매로 보고 도서정가제 안에 들어와야 한다.”라며 “최소한 누구든 동일한 필드에 서서 공평한 경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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