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86) / 설날 아침에 읽는 시조 - 오은주의 ‘또바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86) / 설날 아침에 읽는 시조 - 오은주의 ‘또바기’
  • 이승하 시인
  • 승인 2020.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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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86) / 설날 아침에 읽는 시조 - 오은주의 ‘또바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86) / 설날 아침에 읽는 시조 - 오은주의 ‘또바기’

  또바기

  오은주


  개미를 주시한다, 산 하나를 업고 가는

  꿈을 향해 걸어가면 벼랑도 사뿐할까

  등짐에 고이 올려진 한결같은 저 행보

  -『국제시조』제3호(2019)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86) / 설날 아침에 읽는 시조 - 오은주의 ‘또바기’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또바기는 순우리말로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란 뜻이다. “인사를 또바기 잘 한다.”가 용례로 국어사전에 나와 있다. ‘꾸준하게’, ‘착실하게’, ‘변함없이’와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길을 가다다 개미란 곤충을 간혹 만나는데 늘 부산히 움직이면서 일을 하고 있다. 먹이를 보면 짊어지고는 제 사는 굴을 향하여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귀엽고 측은하고 대견하다.

  시인은 개미를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한다. 행보가 등짐에 고이 올려지다? 종장은 문법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맞지 않는데, 자수를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실수인 것 같다. 등짐을 지고도 늘 제 속도로 앞만 보며 꾸준히 가는 개미의 성실성을 표현한 것이 아니랴. 쥐란 놈도 참 부지런하다. 먹이를 구하고 번식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설날 아침이다.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이니 만큼 성실한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 바람직한 사회는 성실한 사람이 대접받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다. 길 가다가 개미를 만나면 밟지 않을까 조심해야겠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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