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15) / 불쌍한 고양이들 - 송희복의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15) / 불쌍한 고양이들 - 송희복의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 이승하 시인
  • 승인 2020.02.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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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15) / 불쌍한 고양이들 - 송희복의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15) / 불쌍한 고양이들 - 송희복의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송희복 


  시장 문만 닫으면 
  문디 겉은 고양이들이

  이 금싸라기 땅을 
  밟고 댕기는 기라. 

  전통시장에서
  국수 장사 하시는 왕고모
  맨날 개발 타령이다.

  오십 년 다 된 이 건물
  언제 새로 짓노.

  헌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을 두고
  개발이라고 하신다.

  근데, 새 건물을 지으면,
  그 많은 고양이들은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새들은 음표처럼』(청개구리, 2016)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15) / 불쌍한 고양이들 - 송희복의 ‘금싸라기 땅 위의 고양이들’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6개월 넘게 계속된 호주의 산불은 동시다발로 일어났다고 한다. 고온에서 나무와 나무의 마찰로 일어나는 자연재해도 있었지만 사람에 의한 방화도 있어서 8명이 구속되었다는 말을 현지의 기자에게 들었다. 6개월 동안 10억 마리가 넘는 동물이 죽었다고 한다. 현존 인류가 70억이라고 하는데 10억 마리가 넘는 동물이 불에 타서 죽었다니. 

  재개발을 앞둔 시장통이라 어느새 금싸라기 땅이 되었다. 화자의 왕고모는 하루 빨리 이곳이 개발되기를 축원한다. 하지만 그 넓은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서식하던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다. 즉, 모두 다 죽는다.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한 주에 한 채씩은 새 아파트가 세워진다. 그 과정에서 고양이들이 다 죽을 텐데, 걱정하는 아이가 있다. 아니, 어른이 있다. 

  문학평론가 송희복 교수가 동시집을 낸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시집도 3권을 냈다. 영화평론집도 5권을 냈다. 그 많은 책 가운데 감동하면서, 감격하면서 읽은 것은 동시집이다. 생명체에 대한 연민의 정이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집 근처에서 간혹 만나는 고양이들, 겨울인데 먹을 게 뭐 있는지, 볼 때마다 애처롭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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