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세연 작가 첫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 발간! ‘현시대 청년들의 서사’
[인터뷰] 김세연 작가 첫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 발간! ‘현시대 청년들의 서사’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02.29 22:16
  • 댓글 0
  • 조회수 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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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시대에도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김세연 작가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김세연 작가의 첫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에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기간제 교사, 대학원생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각자 나름의 우울한 처지에 놓인 인물들은 무기력과 열패감에 시달린다. 김세연 작가는 “극단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인 차원의 문제들을 다루어보고 싶었다.”며 이번 소설집을 ‘현시대 청년들의 서사’라 요약했다.

그는 “홀리데이 컬렉션”을 소개하며 “10년 전쯤 유행했던 ‘루저 문학’과 비교해보자면 사회·경제적으로 완전히 궁지에 몰려있지는 않은 인물이 등장한다는 게 특징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소설 속 기간제 교사인 ‘하찮은 거짓말’의 화자는 정교사인 애인에게 은근한 열등감을 느끼고 ‘홀리데이 컬렉션’의 주인공 희서는 대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대학원생이라는 애매한 포지션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작가는 이를 ‘끊임없는 경쟁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부재한 사회에서 기인한 문제’로 보았다. 기성세대는 그들의 고통을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지만, 이러한 사회에 놓인 청년들은 저마다의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 [사진 = 김보관 기자]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에 첫 번째로 수록된 작품 ‘미니’는 아이를 입양한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 상황을 다룬다. 주인공 지인은 아이를 입양한 엄마이자 사회생활을 하는 워킹맘이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정의하는 ‘모성’은 지인으로서는 애초에 구현 불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주인공 지인의 양육 실패 서사를 통해 모성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고찰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세연 작가는 “한편으로는 처음에 작게만 보이던 민희라는 아이의 존재로 인해 평범한 중산층 여자의 삶에 균열이 생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의 잠재적인 불안을 나타내고자 했다.”며 “카레나 견과류 알레르기 같은 소재들이 작품 속에서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표제작 ‘홀리데이 컬렉션’에서 주인공은 해외여행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작가는 주인공 희서의 상반되는 두 경험, 이탈리아 패키지여행과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병치했다. 김세연 작가는 “주인공이 여행을 가는지, 못 가는지보다는 그것을 준비하고 체험하는 과정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 같은 기법을 사용했다.”며 작품의 비화를 밝혔다.

김세연 작가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가스라이팅’을 다룬 ‘작업 중’을 꼽았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해 스스로 의심하거나 혼란하게 만듦으로써 피해 대상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공 여자는 남자친구가 생긴 후 자신의 다른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여자에게는 ‘지미’라는 단짝 친구가 있지만, 그녀와 어울리지 못하도록 남자친구가 훼방을 놓는다. 

김세연 작가는 “읽은 사람 중 주인공 쪽에 이입해 공감된다는 반응을 보인 독자도 있었던 반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분도 있었다. 또는 ‘연인 사이에 좀 그럴 수 있지 않냐’면서 남자친구 쪽을 옹호하는 등 반응이 다양했다.”라며 ‘작업 중’을 향한 다양한 독자들의 반응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홀리데이 컬렉션” 속 작품은 전반적으로 생생한 현실과 있는 그대로의 사회 면면을 그려냈다. 김세연 작가는 “요즘과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는 옳고 그름을 명확히 판결하는 일이 어렵지만, 평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를 꺼내 여러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작품 소개를 마무리했다.

김세연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문학’ 또는 ‘좋은 소설’을 묻자 “요즘 같은 영상의 시대에도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직 글로만 표현 가능한 섬세한 감정이나 사유, 문제의식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작가는 이어 “소설에서 서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편이지만, 또 한편으로 그런 부분은 이미 영상이 너무 앞서있다. 단어와 문장으로 사유를 빛내는 작품이 문학으로서 가치를 가질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첫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을 출간 이후 강의와 칼럼 등으로 시간을 보낸 김세연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는 펼쳐진 시간만큼이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을 것이다. 김세연 작가는 현재 ‘영남일보’와 ‘쿨투라’라는 잡지에서 연재하고 있다. 다가오는 봄, 많은 독자가 “홀리데이 컬렉션”과 함께 ‘남 일 같지 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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