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난문(難問), 송인서적 부도 어떻게 해결하나
출판계 난문(難問), 송인서적 부도 어떻게 해결하나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7.01.04 16:55
  • 댓글 0
  • 조회수 3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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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서적 채권단 회의 열려
한국출판인회의 지하 강당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송인서적 채권단 회의가 1월 4일 오전 11시 출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출판인회의 지하 강당에서 진행됐다. 송인서적 거래 출판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많은 인원이 몰려 계단에 서서 회의를 지켜보는 인원들도 있었다. 

채권단 회의는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대표 채권단 구성과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송인서적 채권단에는 한국출판인회의,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1인출판협동조합, 과학기술출판협회 등 6개 단체와 미래엔, 김영사, 한빛비즈, 너머북스, 인플루엔셜, 휴머니스트 등 6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채권단 참여 출판사에는 송인서적을 통해서만 거래를 한 일원화 출판사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채권단 대표는 완전한 확정이 아니라 1차적 구성이라고 밝혔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송인서적으로부터 채권양도각서를 받았으며, 채권청산 과정에서 얻어지는 재화가 있다면 퇴직금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직원들은 채권 청산 과정을 협조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권단이 구성되면 권리를 채권단에게 이양하겠다고 말했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대표는 단기적 대책과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 간담회도 예정되어 있다. 피해 완화책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매상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 가슴이 아프다"며 "중지모아 대책 마련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인서적 사장과 전무가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송인서적 창고 당장 열어라
VS 얻을 건 몇 권의 책밖에 없어...

송인서적 대표가 밝힌 송인서적의 채무는 거래어음 100억, 서점채권 210억, 출판사채권 270억, 은행융자 59억 등 640억에 달한다. 특히 송인서적만 거래하는 일원화출판사들이 500군데에 달해 이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에 위치한 송인서적 창고에는 40만 권의 책이 보관되어 있다.

채권단 회의에서는 당장 창고를 열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주장과 주먹구구식 청산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A 출판사 대표는 "출판인회의는 서적 재고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금융이나 출판 외적 채무자들은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창고를 열고 내일 중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속한 청산을 촉구했다.

그러나 B 출판사 대표는 "송인의 부도 소식을 듣고 북센과 북플러스에 대해 생각했다. 송인을 청산해버리면 향후 북센과 북플러스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다 청산해야 할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B 출판사 대표는 "책 판로는 줄어들고 온라인 서점의 영향력만 늘어날 것"이라며 "공적 자금 투입을 촉구해야 할 출판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는 "출판계에 20년 있었는데 부도가 나고 일이 제대로 처리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송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출판인회의, 출협 등 단체들은 머리 박고 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지적했다. 이어 "해결 못하면 후배들이 같은 고통을 겪는다. 부도낸 사람을 고발하고 전문가를 고용하여 회사 상황 냉철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출판 조재성 본부장은 "출판 부도를 여러차례 맞이했지만 늘상 하던 건 청산하며 책 빼오는 것이었다"며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말고 전문가를 영입, 전문적 의견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실무단은 별도로 꾸릴 것"이며 "송인서적 파주 창고를 방문하는 등 공증까지 마쳤으며, 법률가를 대동하여 나름의 대응을 했다."며 이전과는 달리 사태가 시급하므로 즉시적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송인서적 없었으면 출판사도 없었다.
VS 직원들 모두 기만, 사기. 법적 처리해야 한다

송인서적의 부도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냐는 것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도서정가제부터 출혈 경쟁, 온라인 서점 등 기사들이 모두 다른 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송인서적 관계자 입장은 어떤가"라고 물었고, 채권단 회의에 참석한 송인서적 전무가 경영악화에 대해 설명했다.

송인서적 전무는 "인터넷서점, 대형서점 납품가 등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그때그때 대처를 못한 책임"이라며 "경영 미숙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상봉동에서 파주로 이사오기 2년 전부터 이익폭이 줄었다. 파주에서는 물류적자 꾸준히 있었다."며 사비까지 털어 회사에 회사에 보태야 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C 출판사 관계자는 "송인서적으로부터 7개월 어음을 받았었다. 송인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안은 하지만 네가 바보다', '7개월 어음을 받은 너의 잘못도 있다'라고 말하더라. 출판사들은 피해를 받았는데, 사장은 연금 받으며 어떻게 하면 안락한 생활을 할까 고민하는 걸 보고 분노를 느꼈다."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면서 숨긴 송인 직원들 역시 사기와 기만을 한 것이다."며 "법적 처벌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집단 고소 등으로 공론화 시켜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으로는 송인서적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출판사 대표도 있었다. D 출판사 대표는 "송인서적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출판사가 있을 수 있었다."며 "12년 동안 송인의 지원 없었으면 출판사를 운영하지 못했을 것. 창고 개방해봤자 책 몇 권 가져오고 끝날 것이다. 채권자는 손실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 난문...
문체부 어떻게 나서나.

송인서적의 부도가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민간 기업인 송인서적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문체부는 4일 오후 출판인회의, 출판사관계자 등 업계 관계자들과 송인 부도 여파 방지를 위한 의견수렴 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문체부의 의지에 따라 출판업계의 생사가 달려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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