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금강산” 공광규 시인의 ‘통일’ 대담! 
[인터뷰]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금강산” 공광규 시인의 ‘통일’ 대담!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03.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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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민간교류가 정치 차원의 교류와 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해”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최근 물품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이야기가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다. 통일부 측에서는 ‘현실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그만큼 북한과 우리는 쉬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오래도록 논의되어온 ‘통일’ 역시 한반도의 큰 해결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뉴스페이퍼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통일과 민족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두 사람을 인터뷰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데뷔해 최근 대서사시 “금강산”을 발간한 공광규 시인이 12일 한자리에 모였다.

서로의 책을 교환하는 공광규 시인(좌)과 김홍걸 의장(우) [사진 = 김보관 기자]
서로의 책을 교환하는 공광규 시인(좌)과 김홍걸 의장(우) [사진 = 김보관 기자]

간단히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의 책을 교환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년 가을 김홍걸 의장은 “희망을 향한 발걸음”이라는 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주변 정세에 관한 내용과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조문을 다녀온 후에 언젠가는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최근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사백여 페이지에 가까운 규모의 서사시 “금강산”을 집필한 공광규 시인 역시 자신이 북한의 금강산을 방문한 당시를 떠올렸다. 시인은 “남북이 화해하지 못하면 갈등과 분단이 이어지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로 돌아온다.”며 “우리의 공유지점, 정서와 정신 또는 이념과 민족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접점이 ‘금강산’이라는 생각에 집필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사시집  “금강산”의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사시집 “금강산”의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처럼 서로 다른 위치에서 동일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김홍걸 의장과 공광규 시인은 남북의 ‘민간교류’에 공통적인 초점을 맞췄다. 공광규 시인은 “분단 70년이 지나면서 남북이 서로 말투에서 문화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면 갈수록 우리가 통일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과 함께 “남북이 정서적 공감, 문화적으로 공감하고 공유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그가 찾은 남북의 공통분모는 ‘금강산’이었다. 공광규 시인은 금강산에 녹아있는 고유한 미학과 민족정신을 언급하며 “금강산에는 어느 산보다 많은 문화, 이야기, 유적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집 “금강산”에서 평화통일과 자주적 화해를 그리는 일은 남북 간 이뤄지는 문화교류의 작은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홍걸 의장 또한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그는 아버지인 김대중 전대통령의 생전 의중을 전하며 “아버님이 계실 때부터 민간교류가 정부 차원의 교류와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김홍걸 의장은 “남북관계가 안 풀릴 때일수록 민간에서 나서서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별관광, 인도적 지원, 문화·학술 교류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민간교류를 예시로 들었다. 정부 대 정부 사이의 교류에서는 정치·외교적인 부분이 개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여러 가지 제약이나 한계가 존재하지만, 민간차원의 교류는 비교적 자유롭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공광규 시인은 남북 간 ‘출판물 수출입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김홍걸 의장의 뜻에 힘을 실었다. 김홍걸 의장 역시 “재작년부터 북측에 적극적으로 남측에 출판물을 보내줄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며 “옛날보다는 유연해진 태도를 느낄 수 있었고 외부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체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내용만 아니라면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일방적으로 건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서로 주고받는 행위’를 강조하며 상대의 문화를 존중하는 일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홍걸 의장은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을 이야기하려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부분을 짚고 넘어갔다. 과거의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통일론보다는 실질적인 이득과 효과를 내세우자는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지면 절감된 국방비를 통해 국민 복지, 4차산업 연구 개발 등 더욱 생산적인 부분에 투자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음과 더불어 ‘휴전 국가’라는 지정학적 한계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평가절하된 한국의 가치를 회복하고 경제적인 협력을 통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흔히 통일을 말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북한사람들 다 먹여 살리려면 그 돈이 다 얼마냐?’고 걱정하지만, 통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욱 크다는 주장이다. 김홍걸 의장은 “남북이 함께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시대가 오면 세계 10대 강국을 넘어 5대 강국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평화가 곧 경제다.’라는 말처럼 실리적인 부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북방경제 개척’은 우리만 가지고 있는 옵션이므로 그것을 살려낸다면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광맥을 캘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깊은 공감의 목소리를 건넨 공광규 시인은 ‘금강산 관광 산업’의 이점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분단과 전쟁의 불이익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된다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 우리가 일궈온 산업, 문화재, 각종 기반 시설의 전소를 의미한다. 전쟁이 반복되면 다시 모두 헐벗고 기아로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시인은 평화통일이 가진 민족 화합의 의미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역사적으로 내부 분열이 있었던 국가는 주변국의 지배를 받거나 간섭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남북의 협력을 통해 민족정신을 고양함은 물론 외교적인 측면에서의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이야기로 앞선 논의에 힘을 실었다.

인터뷰와 대담을 진행하는 이민우 뉴스페이퍼 대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인터뷰와 대담을 진행하는 이민우 뉴스페이퍼 대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받은 김홍걸 의장은 향후 국회의원이 되어 “정부와 정치권, 민간 사이에서 어떤 가교역할이나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남북교류협력법 등에서의 법적 제도가 미비한 점들을 보완해 더 활발한 남북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금강산 관광에 대한 견해도 일맥상통하게 대화가 흘러갔다. 김홍걸 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에 방문한 당시 ‘남측의 관광객이 온다면 환영한다.’는 말을 했다. 이는 유엔 제재 하에서 관광을 통해서라도 자력갱생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측의 관광객이 가서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그쪽도 잘 알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해 관광상품을 만들어 낸다면 빠른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거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달에 진전이 될 수 있었는데 미뤄지게 되어 아쉽지만,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공광규 시인도 “금강산 자유 왕래를 하면서 남북이 서로 이해도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대결 구도나 긴장감을 완화할 수 있길 염원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는 서로 같다.’, ‘같은 민족이다.’ 하는 생각을 통해 마음의 장벽을 빨리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서사시집 “금강산”은 이 같은 민간교류의 한 맥락으로 읽힌다. 시인은 북측에 시집을 건넬 순간을 기약하며 ‘통일’의 길에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을 언급했다. 공광규 시인은 “서로의 이야기, 민족 역사와 정신을 담은 책을 많이 쓰고 읽으며 함께 공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서사시집  “금강산”의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사시집 “금강산”의 공광규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이러한 두 사람의 의식에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로서의 ‘책임감’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공광규 시인은 “50년, 100년, 200년이 흐른 후의 사람들은 지금을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들은 우리를 ‘용기없는 사람들’로 기억할 수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양쪽 다 ‘분단을 이용해서 자기 권력에 혈안이 되었던 우리 선조들’로 볼 수 있다. 주변국의 눈치를 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고. 이런 상황이 책임의 근원이다.”고 했다.

김홍걸 의장은 “아주 좋은 점을 지적해주셨다.”며 “평화통일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분단체제에 기생하는 기득권층이 사라지고 우리 사회의 많은 모순과 왜곡된 부분들이 바로 잡히려면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지금 우리가 한반도 체제 구축의 길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떤 정책이나 전략이 문제가 아닌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분단체제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 틀을 깨고 나갈 용기가 없는 거다.”는 말을 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인터뷰에 참여한 김홍걸 의장이 국회의원이 되어 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공광규 시인이 북한을 노래하는 첫 서사시집을 발간하는 일도 그들이 말하는 ‘용기’의 걸음걸음일 것이다. 공광규 시인은 “시를 쓰면서 ‘이렇게 쓰면 혹시 다치지 않을까’하는 등의 자기검열을 굉장히 많이 했다. 이는 분단의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이다. 우리 세대 대부분이 지니고 부분이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김홍걸 의장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시대에서 살았지만, 우리 후손들은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세상에서 살게 해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갈무리 지었다.

통일이 되면 ‘열차 여행’을 하며 선조들의 시와 그 속에 담긴 지명을 찾아보고 싶다는 공광규 시인. 9.19 정상회담 때 오찬을 했던 백두산 아래 삼지연, 아름다운 호숫가에 가까운 이들과 다시 한번 경치를 즐기고 싶다는 김홍걸 의장. 두 사람의 용기 있는 행보가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한 발 앞당기는 아름다운 역사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서로의 책을 들고있는 김홍걸 의장(좌)과 공광규 시인(우) [사진 = 김보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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