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43) / 물의 주인은 물고기 - 전자윤의 ‘물고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43) / 물의 주인은 물고기 - 전자윤의 ‘물고기’
  • 이승하 시인
  • 승인 2020.03.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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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43) / 물의 주인은 물고기 - 전자윤의 ‘물고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43) / 물의 주인은 물고기 - 전자윤의 ‘물고기’

  물고기 
   
  전자윤 


  꼬리가 멋지니까
  ‘물꼬리’라고 부르면 어떨까

  나뭇잎 닮았으니
  ‘물이파리’라고 부르면 어떨까

  어떤 이름이라도 좋아
  ‘고기’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렀으면

  ―『동시마중』(2019년 9ㆍ10월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43) / 물의 주인은 물고기 - 전자윤의 ‘물고기’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오늘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주인은 물고기가 아닐까? 물에 사는 고기. 우리 인간은 물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다 ‘고기’로 취급한다. 이 동시의 화자는 물고기다. 한국인이 우리를 물고기로 불러주는 데 대해 불만이 많다. 늘 잡아먹을 생각만 하니까. 물꼬리나 물이파리 외에도 좋은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영어는 별 뜻이 없는 ‘fish’가 아닌가. 한자는 ‘生鮮’이나 ‘魚物’이 아닌가. 생생하고 신선한 녀석들. 물에 사는 온갖 생명체. 왜 하필이면 물고기란 말인가. 

  낚시를 계속 방영하는 방송채널이 있다.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으면 희희낙락한다. 물고기의 입장에서 보면 살생이 이루어지는 끔찍한 현장이다. 우리 인간은 아마도 1% 정도가 채식주의자이고 나머지는 다 잡식성일 것이다. 나만 해도 곰탕집이나 국밥집, 감자탕집에 즐겨 가지는 않는다. 삼겹살도 잘 안 먹는다. 하지만 회는 잘 먹고 매일 멸치볶음을 먹고 있으니 육식주의자나 마찬가지다. 생명체를 정말 많이 삼켰다.  

  세계 물의 날이 있으면 무엇 하나. 바다가 이렇게 오염되고 있는데. 아프리카 오지의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세계 여러 나라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핵무기를 만들어 실험할 게 아니라 남극과 북극 얼음대륙이 녹고 있는 것에 대해 공동대처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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