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기획 02] 광주의 따뜻한 아지트 '동네책방 숨' 이진숙 대표 "골목마다 정겨운 책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중"
[독립서점 기획 02] 광주의 따뜻한 아지트 '동네책방 숨' 이진숙 대표 "골목마다 정겨운 책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중"
  • 윤채영 기자
  • 승인 2020.03.28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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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북카페 '동네책방 숨'의 전경. [사진 = 동네책방 숨 제공]
'동네책방 숨'의 전경. [사진 = 동네책방 숨 제공]

[뉴스페이퍼 = 윤채영 기자]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동네책방 숨'은 지역 주민들에게 따뜻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진숙 대표는 책방운영에 대해 "책방을 이용하고, 행사에 참가하면서 서로 친구가 된 사람들을 함께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고 밝혔다.

책방을 찾는 단골손님도 적지 않다. 책방의 손님으로 오다가, 행사에 참가하면서 책방지기와 각별해진 손님들이 있는가 하면, 멀리서 책방 방문을 위해 일부러 광주여행을 계획하는 손님도 있다. 최근에 책방손님이 에세이집을 출판하게 되어 손님이 작가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책방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데에는 이진숙 대표의 노력이 컸다. 그는 "책방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독자들의 응원이 큰 힘으로 다가왔다. 이미 5년 정도 북카페와 도서관을 운영하며 마을살이를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어지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동네책방 숨'은 정기구독 서비스인 '책읽는 숨소리'를 운영하고 있다. 신청한 회원들에게 매 달 1권의 책과 소소한 선물, 손편지를 함께 보내주고 있는데, 회원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고려하여 각자 다른 책을 추천해 보내고 있다고 한다. 책방지기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책을 고르고, 손편지를 적어 보내는 일이 알차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책 미리내'를 진행하는 '동네책방 숨'. [사진 = 윤채영 기자]

그 중 책방이 중간전달자가 되어 서로 책을 선물하는 코너인 '책 미리내'는 가장 특별하다. 2015년 12월에 발간된 세월호 희생 아이들을 추모하는 생일시 모음집인 '엄마... 나야'라는 책을 광주 시민상주로 활동하는 한 손님이 지인들에게 선물하겠다며 결제 후 책방에 맡겨둔 것이 그 시작이었다. 리본을 묶어 예쁘게 포장한 책을 받으러 온 사람이 다른 책을 구입해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맡겨두는 일이 이어지며, 책방의 한 켠은 늘 리본달린 예쁜 책들이 몇 권씩 놓여져 있게 되었다.

한편, '동네책방 숨'은 올해 2월부터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에 참여하게 되었다. 광주광역시립도서관과 협약하여 진행되는 이 서비스를 희망도서를 신청한 이용자에게 책방에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책방지기는 "대출 대행 업무를 함으로써 여러 가지 일이 늘어난다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시립도서관이 대출도서를 책방에서 구입하고, 이용자들은 빠르게 책을 받아볼 수 있고, 책방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의미 있는 사업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동네책방 숨' 이진숙 대표. [사진 = 뉴스페이퍼 DB]
'동네책방 숨' 이진숙 대표. [사진 = 뉴스페이퍼 DB]

이러한 여러 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책방은 자주 경영상 난관에 봉착한다. 그에 대한 어려움을 묻자 이진숙 대표는 "경영상의 자금이 어려운데, 현재 방문객이 급격히 줄어 평균 매출의 절반 이하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소소한 모임을 통해 책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사라졌으며, 북토크 등 책방 행사는 모두 5월 즈음으로 미뤘다. 자금지원도 그렇지만, 부담 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어서 오길 기원한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은  매우 여유 있고 사색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진숙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상 손이 많이 가는 일들의 연속이다. 특히 동네의 작은 책방(독립서점)은 책으로 구성된 큐레이션이 그 책방의 성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좋은 책을 발굴하고 추천하는 과정에 꽤 많은 품이 들어간다. 책을 주문하는 분들의 요청에 맞춰 진행해야하고, 책방 운영을 위해 북토크나 독서모임 등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심적인 부담과 해야할 일들의 연속이며, 이 모든 일들을 하고 남는 수익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하지만, 그럼에도 책방지기들은 그 누구보다도 책을 사랑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멋진 이들이다. 골목마다 동네사랑방같이 정겨운 책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네책방 숨'의 내부 전경. [사진 = 윤채영 기자]

동네책방과 지역서점을 힘들게 하는 요소에 대한 질문에 이진숙 대표는 "동네책방을 힘들게 하는 요인들이 참 많지만, 그 중 외부적인 요인은 도서유통이 체계적이지 않고,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고,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를 위해 국가와 민간사업자가 함께 관리하는 여러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수도권과 책 공급 가격이나 공급 시기가 현저히 차이난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역 작은 서점들은 더욱 힘들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도서유통 체계가 필요하고, 원활한 도서공급과 동일한 도서 공급률 등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분적 도서정가제가 2014년부터 시행되었고, 이 점은 작은 책방들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이나 대형서점의 할인율이나 서비스(굿즈 제공, 대형이벤트 등)를 따라가기에는 여전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진숙 대표는 "도서를 정가판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작은 책방들이 더 많이 생겼지만, 시행령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어 완전도서정가제와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팽팽해서 어떻게 진행될 지 걱정과 염려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책을 들여놔야 하는 작은 책방의 현실은 자유시장경쟁에서 발생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점이, 그리고 책이 한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다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독자들의 인식개선도 요청하고 싶다. 또한 동네책방들은 대부분 단행본 위주의 책을 추천하면서 책 문화를 만들어가려 노력하다보니,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노력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동네책방 숨' 이진숙 대표의 큐레이션. [사진 = 윤채영 기자]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동네책방을 도울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책방지기는 '도서납품'을 언급했다. 현재 전국의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은 매년 일정한 금액의 도서를 서점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과도하게 할인율이나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책방을 운영하지 않는 유령서점들이 납품만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진숙 대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책방이 속한 광산구는 2019년에 지역서점 인증 제도를 도입해 전수조사를 통해 관내 20 여 곳의 서점을 지역서점으로 인증했고, 이것은 점점 투명한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또한 얼마 전 문화관광체육부가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관공서나 교육기관의 도서구입 시 지역서점을 적극 이용하라는 내용이 있었고, 특히 올 한 해만이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작은 책방들을 위해 납품 시 정가구매를 요청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여러 노력들이 좀 더 나은 책방운영이 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지역마다 다양성을 지닌 책문화가 활성화되길 기원해본다.

또한, 이진숙 대표는 "현재 '동네책방 숨'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 동네책방네트워크(이하 책방넷)라는 단체가 있다. 전국의 책방 100 여 곳이 함께 하며 도서유통이나 책방지원행사 등 여러가지를 함께 공유하고, 다양한 방식의 교류를 통해 각 책방의 노하우를 서로 배우고 지지하기도 한다."고 밝혔고, "그 동안은 골목에서 책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은 책방들의 노력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이 컸다. 그 결과 2018년에 책방넷이 만들어졌고, 도서정가제나 유통, 공급률 안정화 등 다양한 연구 소모임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책방의 운영을 위해 서로 다짐하는 모습을 말했다.

Buy book-Buy local 텀블벅 프로젝트 '월간 동네책방'. [사진 = 동네책방 숨 제공]

현재 책방넷에서는 '바이북-바이로컬(buy book-buy local)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로컬푸드 소비를 끌어올리고 서점, 마켓 등으로 확산하여 큰 성공을 거두며 로컬 경제를 살린 미국의 'Buy Local 캠페인'에서 착안한 것이다. 미국은 각 지역마다 봄이 되면 독립서점들이 따로 또, 같이 운영하는 '지역에서 먹고 자고 읽기(eat, sleep, read, local)'라는 슬로건으로 진행하는 독립서점의 날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토대로 동네책방을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책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로, 텀블벅 프로젝트인 '월간 동네책방'이 운영되고 있다. 텀블벅에 후원한 독자들은 매 달 단짝 책방에서 그 달의 작가의 글, 그림이 담긴 아트포스터를 받을 수 있고, 12월에는 아트포스터 13장을 함께 수록한 북 다이어리를 선물로 받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무엇보다 빛을 발하는 것은 동네책방의 가치에 공감하는 배우이자 책방 주인으로 활동하는 박정민을 비롯한 오은 시인, 김중석 작가, 이미경 화가, 이금이 작가, 김목인 음악가, 서현 작가, 소윤경 작가, 이정모 관장, 김탁환 작가, 나희덕 시인, 이병률 작가, 김연수 작가, 위 13명의 홍보대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작은 책방을 지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나서 주었고, 흔쾌히 작은 동네책방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진숙 대표는 "책방을 찾아주는 많은 분들 덕분에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해올 수 있어서 무척 감사하다. 앞으로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문화를 즐기고,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방향의 책방을 운영해나가며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서, "문학에 대해 거리감이 있거나, 다른 세계의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좀 더 친근한 책방이 되고 싶다."고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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