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행기]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9)
[북한 여행기] 재미동포 교사 이금주의 따끈따끈한 북한이야기(9)
  • 이금주 매사추세츠 한국평화운동 공동의장
  • 승인 2020.04.30 20: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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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의 이모저모

개성의 역사의 향기에 흠뻑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개성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도시 개성의 아름다움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하고 음미하는 중이다.

개성의 주요 역사유적 탐방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다.  개성 민족려관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으나 중국 단체관광객으로 붐벼 자리가 없었다. 차선책으로 경흥식당으로 정했다. 이미 평양에서 북의 음식을 여러 끼니 먹어 보았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미식가이기도 한 나에게도 그간 맛본 북의 음식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음식 재료가 신선했고 유기농이 대부분이었다. 자극적인 양념이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하다. 위에도 부담이 되지 않고 주재료의 천연의 맛이 살아있다. 과연 개성의 음식은 어떨까? 개성 만찬에 대한 기대감으로 식당으로 가는 길이 마냥 즐겁다.

북한 국보유적 제124호 개성 남대문
개성의 인삼 상점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개성만찬을 향해 개성의 거리를 달린다. 여전히 북녘땅 거리의 풍경은 모든 것이 신비롭고 소중하다. 하나하나 다 내 눈과 머리 속에 꼭꼭 담아가고 싶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개성고려인삼 특산물상점' 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역시 개성하면 인삼이고 인삼하면 개성이다. 한글로 된 간판 아래 ‘Kaesong Koryo Insam Specialty Shop’ 이라는 영어 간판도 보인다. 북에 와서 영어로 된 간판은 호텔말고는 처음인 듯 하다. 이런 영어 간판도 내게는 세계와 소통하려는 북의 노력으로 읽혀진다. 물론 나만의 해석일 수도  있다.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인 개성의 거리

도로 여기저기 자전거를 탄 개성시민의 모습이 보인다. 교통보안원이 교통정리를 한다.  보스턴이나 서울의 거리에서 교통경찰관을 보듯 평양과 개성에서도 자주 교통보안원을 접한다. 사람사는 세상의 모습이다. 북도 우리 지구촌의 일부이다. 우리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북에서 맞는 세번째 날, 이런 평범한 거리의 모습도 내건 특별하다.

목욕탕 앞을 지난다. 개성이나 평양, 거리거리 골목골목 마다 공중목욕탕을 자주 보았다. 북의 목욕탕은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한여름이어서 목욕탕을 탐방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목욕탕은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했다. 

차창너머 개천에서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한여름의 더위를 씻어 주는 듯하다. 까맣게 탄 까까머리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내아이들이 물놀이를 한다. 첨벙첨벙 물장구를 친다. 서로에게  물을 뿌린다. 하얗게 물방울이 허공에 흩어진다. 좋아라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의 시선을 고정한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물놀이는 즐거운 볼거리다. 한여름 땡볕 아래,  그 시원함이 전해진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어린시절 시골 친척집에 놀러가 개울가에서 물장구치고 놀던 추억이 떠오른다. 개성은 도시 도처에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옛 향수를 느끼게 하는 매력으로 그득하다.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특별한 손님 한분을 모시러 간다. 북의 동포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 바람이 이루어지려나. 운이 좋게도 개성 시민 한분을 우리의 점심 식사에 초대하게 되었다. 개성인민위원회에서 일하시는 분이다. 개성인민위원회 사무실 앞에 잠깐 차를 세웠다. 조용한 골목길이다. 남한의 중소도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골목길의 느낌이다. 삼층 건물 앞에 자전거 여러 대가 세워져 있다. 개성 시민의 주된 교통 수단이 자전거임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건물 앞에서 두명의 여인이 인사를 나눈다. 챙이 넓은 모자와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은 자전거에서 내린다. 팔토씨에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다른 여성을 보고 활짝 웃는다. 마주오는 여성을 보고 반갑게 맞는다. 두 여인의 정담이 오고 간다. 두 여성 모두 편한 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었다.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이다. 그러고보니, 개성의 거리에서 본 여성들 대부분 편한 복장에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다. 평양에서 보았던 곱게 화장한 얼굴에, 하이힐과 샌들, 멋스러운 원피스와 스커트에 양산을 받쳐든 여인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내가 본 개성의 여인들은 순박하고 수수한 시골 아낙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평양의 여성과  개성의 여성은 느낌이 다르다. 

이웃과 인사하는 개성 시민

개성거리에서 양산을 받쳐든 여인들을 본 기억이 없다. 단 하루의 짧은 방문이서인지 하이힐이나 샌들을 신은 멋스러운 여인들을 개성에서는 보지 못했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의 개성 여성. 생얼굴이지만 온화하고 순박한 표정에 은은한 끌림이 있다. 꾸미지 않는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맵시가 난다. 이것이 개성 여인들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북에도 복권이 있다!

안내원이 개성시민을 기다리는 동안 골목길을 둘러보았다. 건물 벽에 붙은 벽보가 나의 시선을 끈다. 

<청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진행하는 체육번호추첨알림. 1등 1000만원, 2등 500만원, 3등 300만원… 표값은 5000원.  내용을 유심히 읽어 보았다. 당첨률 100%!

개성 골목길 벽에 붙은 체육복권 선전 포스터

이게 뭘까? 아, 이거 복권아닌가! ‘청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전국 규모의 체육추첨을 진행합니다’ 라는 문구가 보였다. 그렇다. 대회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복권이다. 북에도 복권이 있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안내원에 의하면 북에서는 체육성 체육추첨관리소에서 체육추첨(복권) 사업을 관장한다고 한다. 평양이나 개성시민 사이에서 체육추첨이 꽤 인기있다. “체육추첨을 통해 당첨이 되면 생활에 크게 보탬이 되어 기쁘고 또한 체육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 보람된다”고 개성에서 만난 시민은 전한다.  인터넷 국가망을 통해 체육추첨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의 관심과 참여 높다. 

북에도 복권이 있음은 가히 놀라운 사실이다. 당첨률 100% 복권이라! 단 한번도 복권에 당첨이 된 적이 없는 나다. 한번 도전해 볼 마음이 생긴다.  저 복권도 다음 기회에 도전해 보자!

개성 경흥식당 차림표
개성 경흥식당 차림표
개성 경흥식당 차림표

개성 만찬

안내원, 운전기사, 개성인민위원회 시민과 함께 경흥식당에 도착했다. 식당 봉사원이 우리 일행을 방으로 안내했다. 다른 방 여러 테이블에 삼삼오오 손님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았다. 북에는 애연가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는 에어컨이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여성봉사원이 차림표를 건넨다. 차림표를 열자 산해진미의 다양한 메뉴가 펼쳐진다. 여러 가지 고기와 생선 요리로, 그 종류도 정말 많다. 돼지고기 풋고추볶음, 양고기철판볶음, 토끼고기볶음, 오리고기 철판볶음, 왕새우찜, 통명태찜, 잉어회, 문어회 등등...차림표를 넘기며 무엇을 주문할지는 고민한다.  개성 특산 음식의 향연! 무엇을 고를까? 즐거운 고민이다. 개성 동포의 권유에 따라 개성 특산 음식 몇가지를 주문했다.

갑자기 에어컨이 멈추고 전등이 나갔다. 정전이다. 평양에서도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하루에 한두번정도 정전이 되었다. 그러다가 5분, 10분정도 후에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개성은 사정이 더 어려운 듯 했다. 정전되고 30분은 족히 지난 후에야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개성 소적쇠 구이 
개성 인삼무침

힘들게 돌아가고 있던 에어컨은 20년은 족히 넘은 듯한 구형 모델이다. 웽웽 소리를 내며 세지 않은 찬바람을 뿜어 냈다. 외부에서 원자재나 부품이 못 들어오니 일반 가전제품의 생산이 어렵다.  전력 사정이 안 좋아 종종 정전이 된다. 북녘 동포들이 일상에서 겪어야 하는 대북제재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은 가히 짐작이 된다. 

그러나,  안내원, 기사, 개성시민 모두 정전은 대수롭지 않은 듯, “일 없습니다. 곧 전기 들어옵니다" 하며  일상이 되어버린 정전에 대해 덤덤히 반응한다. 

정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는 만찬을 시작한다. 산해진미로 이루어진 차림표에서 고른 10가지정도의 요리를 기다리고 있다.  술이 먼저 들어온다. 대동강 맥주와 고려인삼소주. 더위에는 그저 시원한 대동강 맥주가 그만이다. 차가운 맥주가 정전으로 에어컨이 멈춘 한여름 오후의 더위를 씻어준다. “와우, 진짜 시원하다.  이 쌉싸름하고 톡 쏘는 맛, 역시 대동강 맥주야!” 나는 어느새 대동강 맥주 애찬론자가 되었다. 

개성약식
개성녹두지짐

음식이 차례차례 들어온다.  소적쇠구이, 문어숙회, 해파리냉채, 인삼 무침, 청포묵 냉채, 개성녹두지짐, 개성약식, 개성약과, 개성김치, 송이버섯구이, 개성삼계탕. 현지 특산품으로 이루어진 음식 향연이다.  나, 안내원, 운전기사, 개성시민은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진수성찬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보스턴, 평양, 개성의 동포가 어우러지는 개성만찬은 무르익는다.

아니나 다를까! 개성만찬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개성특산품인 개성약과와 개성약식은 가히 일미다. 개성약과는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개성약식 역시 별로 달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맛이다. 개성녹두지짐은 그 색이 푸른빛이 돈다. 건강을 고려해 껍질을 까지 않고 갈아 만들었다. 녹두껍질의 향 때문인지 약간 쌉쌀한 맛이 아주 일품이다. 향긋한 송이버섯구이, 개성인삼을 넣은 삼계탕, 슴슴하게 잘 익은 개성김치, 개성인삼무침까지.. 이런 진수성찬은 태어나서 정말 처음이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음식 주재료의 풍미가 살아있다. 음식의 재료도 신선하다. 특히, 개성에서 나는 재료료 만들었다는 인삼무침, 약과, 약식, 삼계탕, 녹두지짐은 원재료의 맛이 살아 있어 혀끝에서 재료의 싱싱함이 전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받았을 때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십여가지 산해진미로 풍성한 이 만찬의 가격이 불과 미화로 22불이었다. 주류를 포함한 가격이다.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개성의 물가는 평양에 비해 훨씬 눅하다(싸다). 외부 관광객에게 식사 비용은 부담이 없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다. 

개성만찬

70년 분단의 현장, 판문점을 가다

우리의 평화자동차는 판문점 북측지역을 향한다. 70년 분단과 아직도 진행중인 한국전쟁의 상징, 판문점에 곧 도착한다. 한국전쟁과 분단의 현장에 곧 이른다고 생각하니 숙연해지고 긴장감이 몰려온다.

부모님의 고향은 황해도다. 한국전쟁 당시 남한으로 넘어 오셨다. 그리고는 한번도 고향에 가보시지 못 했다. 폭격과 화마를 피해 남으로 온 것이 고향과의 70년 이별이 될 줄은 누가 알았으랴. 부모님은 늘 어린시절 뛰어 놀던 북에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셨다. 어머니의 고향 은율. 아버지의 고향 장연. 살아생전 고향땅 한번 밟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늘 말씀하시는 부모님. 북에 고향을 두고 70년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 더욱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70년 생이별을 겪고있는 수많은 이산가족들. 한 형제임에는 남과 북은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적대감과 군사적 긴장감 속에 70년을 살고 있다. 언제 일어날줄 모르는 전쟁의 공포 속에 오늘을 살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 비극을 가져온 분단의 현장에 가까와 질 수록 마음은 점점 비장해진다.

북측 판문점 정전회담장에서 군관의 설명을 듣는 필자
북측 판문점에 전시된 정전협정문
북측 판문점에 전시된 정전협정문

북측 판문점을 안내할 조선인민군 군관이 나와 안내원을 맞는다. 30대 초반의 젊은 군관이 거수경례를 하며 자신을 소개한다. 북에 와서 군인을 직접 마주하기는 처음이다. 분단의 현장에 간다는 생각에 안 그래도 긴장한 나는 젊은 군관 앞에서 더욱 긴장이 되었다.  그런 나에게 그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건넨다. 

“리 선생님,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오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살갑게  말을 건네는 그에게 악수를 청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자신이 판문점을 안내할 군관이며 불편한 점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달라고 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어법으로 친절하게 나의 말에 응수한다. 자신의 어머니와 내가 비슷한 연배여서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난다는 말도 덧붙인다. 대화가 오고 가자,  긴장감이 많이 누그러졌다. 

                           북측 판문점에서 인민군 군관과 함께

군관을 내 옆자리에 태우고 판문점으로 이동한다. 8월 2일 한낮의 더위에 땀이 비오는 듯 흘렀다. 그의 얼굴에도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그에게 시원한 생수 한병을 건넸다. 

그가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물을 마시면 자꾸 땀이 더 나서, 낮에 밖에서는 물을 안 마십니다.”  부드럽게 거절한다.
이 더위에 뙤약볕 아래서 근무하면서 물을 마시지 않는다. 그의 건강이 염려된다.
“이 더위에 물을 안 마셔도 괜찮으세요? 건강을 해질까 걱정되네요.” 아들같은 생각이 들어서인지 엄마의 마음이 부지불식간에 이렇게 표현되었다.
“ 일 없습니다.” 그의 간결한 대답이다.

정전협정조인장 앞에서 

차에서 내려 우리가 향한 곳은 정전담판회의장이다. 1951-1953에 정전회담이 열렸던 장소이다.  군사분계선에서 620m 떨어진 위치다. 정전담판회의장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중국어통역 안내원이 수십명의 중국인관광단을 이끌고 군관과 내 옆을 지난다. 혹여나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나를 잃어 버릴까 중국인들을 손으로 막으며 나를 에스코트한다. 친절한 배려다. 

정전담판회의장 안에 들어 왔다. 이 곳은 1953년 미국, 북한, 중국, 삼자가 모여 정전협정을 논의 한 장소이다. 엄중한 역사의 현장에 와 있다. 군관이 탁자와 의자를 가리키며 하나하나 어떤 인물이 앉았던 자리인지를 설명한다. ” 53년 7월 23일, 왼쪽 책상에는  유엔군 수석대표 미국의 윌리엄 해리슨 중장이 앉았고, 오른쪽 책상에는  북한-중국 연합군의 수석대표 남일 대장이 앉았습니다..” 이 곳의 탁자와 의자는 실제 그 당시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중국인 관광단 통역 안내원도 군관의 설명을 듣고 중국어로 바로 옆에서 통역한다. 

군관을 따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평화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정전협정이 서명된 곳이다. 휴전, 즉 전쟁의 일시적 중단에 합의해 서명한 후,  미, 북, 중은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다시 모이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정전 상태는 고국 한반도를 70년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협에 몰아 넣었다. 이곳의 의자와 탁자 역시 53년 정전협정 당시 사용하던 것이다. 

정전협정조인장에 전시된 남북지도자들의 평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기록
북측판문점 정전협정조인장 기념석

남과 북의 지도자들의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벽에 걸려 있다.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위원장의 만남과 노무현대통령과 김정일위원장의 만남의 역사적 장면을 담고 있다. 남과 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역사를 전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으로 향한다. 하루에 3~4곳을 방문했던 나의 방북 일정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공간이었다.  '판문점 북측'을  상기하면 아직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북측 판문점-5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남측 판문점이 보인다.
북측 판문점-5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남측 판문점이 보인다.

눈앞에 판문점이 들어 온다. 회색 아스팔트 도로 앞 파란색 건물이다. 70년 한국전쟁의 상징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 세계인들에게 잊혀진 전쟁. 아직도 진행중인 한국전쟁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장이다. 분단의 현실이 바로 눈 앞에 있다. 회색 콘크리트 줄이 보인다. 군사분계선이다. 콘크리트 줄 너머로 남측의 판문점이 보인다. 

남과 북을 가르는, 70년을 갈라 온, 분단의 선이다. 정말 한 발자국만 넘어가면 남한이다. 북측 판문점과 남측 판문점은 한 발자국 사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이 선을 오갔는데 단 한 발자국이었다.  남북은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오갈 수 있는 곳이다. 저 한 발자국 밖에  안 되는 거리를 우리는 왜 뛰어넘지 못 하는가! 이것이 남과 북의 현실인가! 가슴 속에 뜨겁고도 묘한 감정이 휘몰아쳐 온다. 

뜨거운 태양 아래 분단의 현장에서 나의 가슴은 복 바쳤다. 이 판문점에서 분단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5천년 한민족이었던 우리를 갈라낸 저 분단의 선을 뛰어 넘어야 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남과 북을 가르는 저 군사분계선은 우리가 걷어내야 한다고. 70년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남과 북을 하나로 이으려는 해외동포 열망을 담은 사진
남과 북을 하나로 이으려는 해외동포 열망을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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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형 2020-05-04 11:55:26
북한여행다녀오셨네요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남과 북쪽을 마음대로 여행다닐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