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기획 인터뷰 11] 혜화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 “교보문고 유통망 진출 논의 이전에 왜곡된 한국 출판 유통 구조를 바로잡아야”
[독립서점 기획 인터뷰 11] 혜화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 “교보문고 유통망 진출 논의 이전에 왜곡된 한국 출판 유통 구조를 바로잡아야”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04.30 23: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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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유리한 기울어진 유통 구조... 불평등한 도서 공급률 문제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 [사진 = 이민우 기자]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최근 교보문고가 도서 도매업에 진출하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4일 “교보의 도매 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는 ‘이를 계기로 유통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주장과 ‘거대기업의 진출로 도매 유통사들의 고사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좌담회 현장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를 비롯해 1인출판협동조합, 전국 동네책방네트워크 등 여러 도서출판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특히 한국서점인협의회 측은 도매 유통의 차별적 공급과 이로 인한 소형 서점의 불이익을 대변하며 “교보문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장은 배고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는 서점 운영자의 시각은 어떠할까? 뉴스페이퍼는 이와 관련해 대학로에서 오랜 기간 서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를 만나보았다. 그는 “교보문고의 유통 시장 진입을 질문하는 것은 잘못된 순서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그전에 비정상적인 한국 출판 유통 구조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에게 교보문고를 둘러싼 일련의 논의는 출판 유통이라는 큰 부분에서 일부이자 말단적 문제다. 

한국 출판 유통 구조를 설명하는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 [사진 = 김보관 기자]

조진석 대표는 인터뷰에 앞서 현재의 유통 구조를 도식화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은 전적으로 온라인 서점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출판사에서 책을 공급받는 곳은 크게 도매상,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서점 세 군데다. 그에 따르면 도매상이 출판사에서 정가의 60~65%의 가격으로 책을 공급받을 때 온라인 서점은 55~65%로 공급받는다. 한편, 책방이음과 같은 중소 오프라인 서점은 70~75%의 공급가가 책정된다. 

예를 들어 독자에게 10,000원에 판매되는 책이 있다면 출판사에서 온라인 서점은 5,500원에, 도매상은 6,000원에 구매하고 중소 오프라인 서점은 도매상에서 7,000원에 책을 구매하게 된다.

조진석 대표는 “근 20년 동안 온라인 서점 서너 군데가 도서 공급의 과반수를 유통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중심으로 책이 먼저 배분, 유통되고 오프라인은 뒤늦게 비싼 가격에 책을 받는다.”라며 “온라인 서점 공급가에 10%를 더해도(65~75%) 도매상에서 오프라인 서점에 공급하는 가격(70~75%)보다 비슷하거나 낮으므로 온라인 서점은 도매상으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출판사도 기존 도매상 거래를 줄이고 있는 실태다.”라고 밝혔다. 정상적이지 않은 한국 출판 유통 구조에서는 각각의 역할과 균형이 깨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현재 ‘도서 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배송비 2,500원가량을 도서 정가에 대비해 보면 온라인 서점은, 10% 할인과 5% 적립을 하므로, 정가에서 총 35~40% 정도 싸게 팔고 있는 셈이다. 이때 온라인 서점이 책을 60% 이하로 공급받아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이러한 제도를 바꾸지 않고서 온라인 서점이 오프라인처럼 공급률을 받으라고 하는 요청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오프라인 역시 낮은 공급률로 공급한다면 출판사에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 조진석 대표는 “출판사 입장에서 온라인은 싸게 많이, 오프라인은 적지만 비싸게 팔 수 있는 판로다. 한쪽을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게 아니라 출판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표준공급률을 정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공급률의 하한선을 정하자는 주장이다. 개별 출판사와 서점 간의 개별 거래 계약인 만큼 이를 강제할 수 없겠지만, 상호협약을 통해 ‘60% 이하로는 책을 공급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등의 약속을 맺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 조진석 대표는 “출판사마다, 책마다 이익이 생기는 지점이 다르므로 적절한 선을 찾는 데에는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릴 거로 생각한다. 외부적 힘 또는 자발적 동의가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다.”라는 말로 현실을 직시했다.

조진석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하나의 방법을 예시로 들었다. “독자들은 책 가격 정가에 예민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할인율에 예민하다. 적립금은 부가적인 부분이다.”라며 “무료배송과 할인율 10%를 그대로 둔 채 5%의 마일리지 제도만을 없애고 그 여지를 출판사에 준다고 생각해보자. 이 경우 온라인 공급률의 5%를 올리고 오프라인 공급률의 5%를 내려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후 출판사에서 가져간 5%의 이익 중 1, 2%는 저자에게 돌려준다면 도서 생태계의 선순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학로 책방이음 전경 [사진 = 김보관 기자]

그가 큰 틀에서 해결책으로 이야기하는 방안은 간단하다. 한국 도서출판 유통 시스템에 ‘One Way High Way.’ 원칙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그는 “다른 재화가 그러하듯 책 또한 한 방향으로 유통되어야 하며 마찬가지로 출판사-서점, 도매상-서점 간 빠른 배송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과 함께 “소비자들에겐 가능한 당일 배송이 서점에는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특히 조진석 대표는 우유를 예시로 들며 “판매처에서 우유를 산 다음에 다시 공급사로 돌려보내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도서는 서점으로 갔다가 독자에게 팔리지 않으면 다시 출판사로 반품되곤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같은 쌍방향적 유통 구조는 판매된 도서의 부수 확인조차 불명확하게 만든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유통 선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많은 문제에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첨언했다. 도서출판업계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공급률 차별과 함께 불투명한 유통망, 도서 반품, 구간도서 할인판매 등 여러 문제가 함께 제기되어왔다. 

다음은 조진석 대표가 그린 투명한 유통 시스템의 규칙이다.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매상으로, 도매상에서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유통한다. 한 방향(one way)으로만 책을 유통하고 어음 결제를 금지한다. 각각 필요한 만큼 도서를 구매하고 당일 또는 다음날에 수령 받는다.(high way) 각 서점 및 도매상은 익월에 즉시 도서 비용을 지급한다. 단순하고 간단한 이 시스템 아래에서는 판매 및 재고 도서의 수량 확인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출판사가 떠안는 반품 문제 역시 상당수 해결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에 의하면 온라인 서점이 매절(55~65%)에 가까운 가격으로 책을 가져가서 일반 공급가(75~85%)로 반품해 차액을 챙겨가 출판사는 반품 재고를 떠안는 사례도 빈번하며 심지어 반품된 물품은 파손 도서로 출판사가 모두 부담한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온라인 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서 유통 선진화를 이야기한다면 문제를 풀 핵심 무대가 잘못 설정된 상태다.”고 정리했다.

혜화 책방이음의 서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이처럼 기울어진 상황 속에서 출판사, 유통사, 서점이 모두 ‘가라앉는 배’에 타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줄어드는 독자와 함께 수축하는 도서 시장과 더불어 유통 구조 자체가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데 누가 5%를 더 가져가느냐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출판사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는,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온라인 서점과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단언했다.
 
조진석 대표는 “정상적 구조라면 도매상에서 각 서점에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출판사에서 차별적인 공급률을 통해 도매상의 기능을 상실케 하고 교보문고 등의 대형 온라인 서점을 키워놓은 셈이다.”라며 “결국 온라인에서도 책을 못 파니까 민음사, 문학동네, 창비 등의 출판사에서 오프라인 서점용 단행본을 내고 직접 판매도 하고 누구도 이익을 볼 수 없는 각자도생의 판이 열리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눈앞에 다가온 ‘교보문고의 도매상 진출’은 보다 근본적인 불균형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도매상의 역할을 온전히 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회 납본 제도’를 이용한 도서 발송 시스템을 언급했다. 국회에 도서를 납본하는 동시에 도매상에 보내 그곳에서 온·오프라인 서점에 보내고 서점에서 판매하는 등 각자 맡은 역할을 준수하자는 내용이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단순히 도서정가제의 틀에 넣고 할인율만을 설정하는 게 아니라 표준공급률 제도 등 생태계를 파악한 비차별적인 정책을 시행했을 때 비로소 많은 부분이 바로잡아질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지난 2월 ‘도서정가제’ 도입 17년 만에 헌법재판소에 정식 회부된 후 두 달여가 흘렀다. 오는 11월 재개정을 앞두고 단순히 도서 정가 또는 할인율 제한에서 나아가 다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주 거론되는 유통망의 문제는 앞으로도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남은 6개월 동안 관련 업계의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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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jinkwang 2020-05-12 16:00:02
기사에서 해당 문단이 반복되어 나옵니다. 수정 부탁합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현재 ‘도서 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배송비 2,500원가량을 도서 정가에 대비해 보면 온라인 서점은, 10% 할인과 5% 적립을 하므로, 정가에서 총 35 ~ 40% 정도 싸게 팔고 있는 셈이다. 이때 온라인 서점이 책을 60% 이하로 공급받아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이러한 제도를 바꾸지 않고서 온라인 서점이 오프라인처럼 공급률을 받으라고 하는 요청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