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불공정 관행 06]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평론가와 이야기하다
[문학계 불공정 관행 06]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평론가와 이야기하다
  • 김규용 기자
  • 승인 2020.04.30 23:43
  • 댓글 0
  • 조회수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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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선택권이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평론가 [사진 = 이민우 기자]

[뉴스페이퍼 = 김규용 기자] 이상문학상 사태로 말미암은 문학계 저작권 문제를 비롯한 이슈들을 이야기하고자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문학평론가를 만났다.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는 지난 집행부에서 신설된 기구로 작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관련 사안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상문학상과 함께 문학계 불공정 관행이 화두에 오르며 해당 기구의 실효성을 묻는 작가들도 적지 않았다.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평론가는 “권익 단체라기보다 가치 연대에 가까운 한국작가회의 특성상 사회적 목소리나 문학 가치 확산에 집중하느라 작가들의 권익 보호는 뒷순위에 있던 것이 사실이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회원을 넘어 작가 전체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상문학상 사태로 대표되고 있는 공모전 혹 수상제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문학상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는 말로 운을 뗐다. 문예지 등에서 상금과 조건을 내거는 현상 공모 형식은 사전에 작가들이 조건을 살펴 응모 여부를 선택하게 된다. 김대현 평론가는 “이 경우 비교적 논란의 소지가 크지 않다. 문학상을 매개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출판사의 의도와 계약 조건을 작가가 인식하고 상호합의 하에 진행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라며 “반대로 이상문학상이나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은 작가의 응모 여부와 상관없이 기발표된 작품을 상대로 평가내린다. 이 경우 상업성보다는 작가의 업적에 대한 인정과 보상의 개념에 가깝다.”고 이야기했다. 이상문학상의 문제는 상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수익성을 위해 저작권 양도를 수상조건으로 제시한 것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이상문학상의 권위가 생겨나면서 작가들은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을 받게 된다. 김대현 평론가는 “문학상을 거부한다는 것은 심사위원과 그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계 권력분배 시스템에서의 소외를 의미하기 때문에 작가들은 쉽게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로 인한 저작권 양도 논란 이후 한국작가회의는 당시 성명문을 발표했으며 여러 개별 작가들 역시 SNS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불공정한 저작권 양도에 관해 확실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김대현 평론가는 “작가들의 운동과 성명을 통해 이제 다른 출판사도 감히 그런 조건을 내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2차 저작권 문제도 언급됐다. 김대현 평론가는 이를 작가의 열악한 지위에서 비롯된 일로 바라보았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게 매절 계약이다. 특히 어린이 책, 전집류에서 매절 계약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작가의 권리 자체를 모조리 가져가는 계약이지만, 당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작가는 반발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런 부분에서는 애초에 입법 차원에서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혹은 작가 성명이나 연대 차원에서의 해당 출판사 보이콧 선언도 고려됐다.

이와 함께 출판계 계약서 개선의 움직임이 소개됐다. 한국작가회의 김대현 평론가는 “현재 계약서 조항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계약서 전면에 핵심조항을 추려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고있다.”라고 전했다. 향후 관련 기관 또는 단체와 협조해 새로운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억울한 사태를 예방하려는 취지다.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에서는 2차 저작권, 계약 기간, 파생되는 핵심 권리를 확인하기 용이하도록 방법을 고민 중이다.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 위원장 김대현 평론가가 직접 목격하거나 겪었던 불공정 관행도 적지 않았다. 그는 “활동 초기 글쓰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때는 청탁이 왔다는 자체로 기뻐서 청탁서나 고료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문학계 전통상 고료를 묻거나 따지는 것은 매문(賣文)의 혐의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 고료 기재가 안 되어있을 때 먼저 물어보는 게 금기시되기도 했다.”고 말을 이었다. 

더불어 그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작가의 노동자성에 대하여 “예술과 노동이라는 두 개념어는 서로를 소외시키는 개념에 가까웠다. 하지만 오늘날 예술과 노동은 끊임없이 서로의 영역을 탐색하고 침투한다.”며 시대상황과 매체의 변화 등으로 작가의 존재 양식이 많이 달라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문예지 최저원고료제도에 관해서 김대현 평론가는 “대형출판사의 경우에는 의미가 있는 움직임이지만, 문예지가 뜻을 같이하는 ‘동인’ 체제로 운영될 시 원고료 액수는 크게 중요해지지 않는다.”며 “절대적으로 임금 하한선을 정하는 최저임금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보다 작가에게 청탁조건의 고지와 함께 게재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되었는지, 선택에 이르는 과정이 공정한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불공정 계약으로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묶어둔 시집 또는 올해의 소설을 엮은 소설집 등에서 추가 인세를 지급한다는 규정이 없는 사례가 손꼽혔다. 김대현 평론가는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르는 소득이지만, 분명한 계약 규정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출판사 영업·판매·홍보 시스템이 부진할 경우, 공모전을 개최한 후 공모전 미수상작을 상금을 수여하지 않고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으로 출판해 저작권을 묶어두는 경우 등 모호한 계약 문제와 저작권 남용 사례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은 만큼 향후 한국작가회의 저작권위원회에서는 국내 문학상 점검을 비롯해 청탁서 및 계약서 형식의 보완, 공공대출권 논의 등 다양한 활동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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