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훈 교수가 이야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A to Z
공병훈 교수가 이야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A to Z
  • 공병훈 교수
  • 승인 2020.05.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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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지 플랫폼이란 말이 일상 용어처럼 되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뉴스 플랫폼, 콘텐츠 플랫폼, 거래 플랫폼, 음악 플랫폼 등. 사전적으로 플랫폼(Platform)이란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 을 뜻한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진 초연결 사회가 출현한 2000년대 이후로 이 용어는 새로운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플랫폼은 다양한 행위자들이 참여하여 서로 연결되어 관계를 맺으며 가치를 창조하는 시스템 또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플랫폼은 언제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공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체계이므로, 거기에서 의류 같은 상품부터 영화와 음원 같은 콘텐츠까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미래의 시장과 산업을 플랫폼 경제라고 정의하기까지 한다.

비즈니스에서 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전형적인 이론은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가치사슬이론이었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을 결합하는 선형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크폰 이후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음원을 창작하거나 권리를 보유한 이들과 사용자이 음원를 거래하는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수수료 가져간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열어 사용자들을 참여시키고 트래픽을 활용한 광고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나갔다. 리눅스와 오프소스 커뮤니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학습에서 개발자들의 협업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한 기업들의 참여가 비즈니스 프로젝트들을 창출시킨다. 플랫폼의 개방성은 참여를 증가시키고 구성원의 사회적 자본과 상호작용은 가치를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

백화점과의 비교

오픈마켓을 예로 들어보자. 오픈마켓은 상품 거래를 위한 플랫폼의 전형적 사례입니다.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쇼핑몰이 대표적이다. 오픈마켓에서는 공급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회원 가입을 하면 소비자로 참여할 수 있다. 

오픈마켓의 반대는 백화점을 들 수 있다. 오픈마켓과는 달리 공급자가 백화점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기란 매우 어렵다. 백화점이라는 유통 채널은 공간의 한계와 품질관리라는 명목 하에 백화점 MD들과의 다양하고 복잡한 조건과 계약, 검증을 거쳐 상품 공급자를 결정하는 폐쇄적 구조이다. 신뢰할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에 가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물이나 수산물도 오픈마켓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신제품뿐만 아니라 중고물건의 거래에도, 컨설팅 같은 무형의 서비스나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거래에도 플랫폼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생활 속에 익숙해진 플랫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에를 작동시키는 중요한 엔진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의 어떤 점이 미래 시장과 산업에 잘 맞는지, 미래 경제는 어떤 모습일지 플랫폼의 특징들을 통해서 알아본다.

플랫폼의 특징 1 : 서로의 가치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효과

온라인 결혼 중매 회사인 ‘듀오’는 2017년 12월 기준으로 3만명 정도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만 6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결혼을 성사시킨 결혼 중매 플랫폼이다. 자신이 원하는 수십가지 조건을 입력하여 필터링 하더라도 최소 수백 명이 적합한 사람 목록으로 제시된다. 결혼 중매 플랫폼은 참여자들이 더 늘어나고 더 다양해질수록, 자신에게 알맞은 사람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찾으려는 참여자들의 효용은 더욱 커지며, 듀오는 그 참여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중매 역할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품절된 도서를 읽고 싶은 독자들의 니즈와 읽은 후 판매하고 싶은 독자들의 니즈를 연결시켜주는 알라딘 중고책 플랫폼도 네트워크 효과에 대표적 사례이다. 알라딘에 중고책을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중고책을 구매하려는 참여자들은 더 많아집니다. 중고책 제공자와 구매자는 서로 의존적 관계로서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중고책을 거래하는 상호작용의 가치가 증대하며 알라딘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한다. 알라딘 중고책 플랫폼의 역할은 서로 다른 행위자 또는 그룹들의 상호작용을 쉽게 하여 더 많은 가치를 만드는 데 있다.

플랫폼의 특징 2 : 수고를 덜어주는 거래비용 감소 효과

거래 비용(transaction cost)이란 시장에 참여하여 정보를 탐색하고 적절한 실험을 거쳐 특정한 상대방과 거래하기로 결정하는 데까지 드는 비용이다. 재화 또는 서비스의 가격뿐 아니라 거래 전에 필요한 정보수집단계, 협상단계, 계약이 준수하는 데 필요한 비용, 처음 계약의 불완전으로 인한 비용 등 전체적인 면에서의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오픈마켓과 같은 플랫폼이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참여하는 플랫폼이 거래비용을 확실하게 낮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입하기 원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으며,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매하기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많은 구매자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물건이 완전히 배송되어 구매수락이 이루어질 때까지 판매자에게 구매대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으며, 반품이나 구매취소 등의 껄끄러운 문제에 있어서도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지켜야 할 정당한 프로세스가 규칙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분쟁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플랫폼 운영자 입장에서는 직접 물건을 판매하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해주면서, 수수료와 광고료를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매출규모가 급성장하더라도 운영에 있어서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거래비용이 떨어짐에 따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칙이나 도구를 제공받은 참여자들이 확대됨에 따라 플랫폼은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매자들이 판매자로 참여하고, 판매자 역시 구매자이기도 한 플랫폼 생태계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의 특징 3 : 플랫폼의 브랜드가 곧 나의 브랜드

신생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농민들과 같은 개인생산자들은 지명도 있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 따라서  자기 혼자 쇼핑몰을 오픈한다면 홍보에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하지만 11번가나 G마켓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활동을 벌이면 플랫폼의 브랜드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이 가져다주는 브랜드 효과이다. 개별 쇼핑몰에서는  없는 브랜드 효과를 참여자 모두가 누릴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플랫폼이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백화점의 상품들을 무조건 믿고 사는 소비자들의 선입관과도 연관된다.

따라서 중소기업들과 농업인들이 상품을 공급하고 중소형 판매처보다는 브랜드를 지닌 유통업체인 11번가나 G마켓을 선호하는 것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이 거대 플랫폼의 브랜드 효과를 이용하여 성장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플랫폼의 특징 4 : 평판시스템과 사용자 혁신 구조

11번가, 옥션, 듀오, 알라딘 중고 플랫폼, 리눅스, 애플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어디에서 볼 수 있듯이 플랫폼은 누구나 개방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플랫폼 참여자들 간에는 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 11번가, 옥션에서 상품 판매자가 구매자에서 발송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상품을 보내면 구매자는 상품사용후기 게시판 등에 항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들은 그 판매자의 이력으로 계속 남게 된다. 상품에 큰 만족을 느낀 사용자가 남긴 칭찬도 마찬가지이다. 사용자들의 평가가 일정기간 축적되면 플랫폼에서 그 공급자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형성되며 단골과 같은 사회적 관계들이 연결되고 확대되면서 또 다른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

구매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판매자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며, 구매자들은 구매후기를 작성함으로써 인센티브를 얻기도 하며, 다른 구매자들의 후기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된다. 플랫폼 운영자 입장에서도 실제 구매자의 판매후기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는 동시에, 판매자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추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된다.

전통적인 산업과 시장은 상품과 서비스 업체가 공급, 유통, 마케팅, 확산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주도하였다. 플랫폼에서는 마케팅, 확산의 과정을 구매자 즉 플랫폼 사용자들이 주도한다.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구매, 마케팅, 확산 역할은 상품과 서비스 업체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가전제품업체들은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부 사용자들을 참여시키며 개발와 완성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평가하여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진행하기도 한다.

 

지식과 노하우도 플랫폼에서 거래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거래시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플랫폼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소스에서 3D 프린팅 설계도까지 지식과 노하우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뜻하는 것이다. 완제품이 아닌 기획, 아이디어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지식의 거래도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좋은 기획만으로도 투자자를 찾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참여자들의 기여를 통해 기업활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크라우드 소싱, 자신의 재능이나 자원을 사회와 공익을 위해 활용하는 공유 플랫폼도 확대될 것이다. 

 

기존에는 가전제품의 기획과 개발에 전업 주부들이 참여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오픈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 활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이다. 제품에 관심이 가장 많은 소비자들의 아이디어와 평가를 혁신에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주로 외부의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기존에는 가전제품의 기획과 개발에 전업 주부들이 참여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 오픈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 활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이다. 제품에 관심이 가장 많은 소비자들의 아이디어와 평가를 혁신에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주로 외부의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이와 다르게 크라우드소싱은 외부의 비전문가들을 포함하여 고객과 사용자 또는 군중에게 문제 해결책과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발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모델이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군중(crowd)과 외부 자원 활용(outsourcing)의 합성어이다. 가전제품의 기획과 개발에 참여를 지원한 전업 주부들이 참여하는 사례처럼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활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인 오픈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오픈 비즈니스 모델은 주로 외부의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면, 크라우드 소싱은 외부의 비전문가들을 포함하여 고객과 사용자 또는 군중에게 문제 해결책과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발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여기에도 앞에서 이야기한 플랫폼의 네 가지 특징이 그대로 반영된다. 많은 사람들이 연결됨으로써 얻게 되는 네트워크 효과, 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거래 비용의 감소 효과, 젊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판매하거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브랜드 효과, 실 구매자들의 평판에 따라 시장 내에서의 가치가 달라지는 평판 시스템이 그것이다.

▪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유튜브 영상

 

공병훈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학회장.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앱(App) 가치 네트워크의 지식 생태계 모델 연구에 대한 박사논문을 썼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디어 비즈니스, PR, 지식 생태계이며 저서로는  『광고는 어떻게 세상을 유혹하는가?』,  『4차산업혁명 상식사전』 등이 있다.

유튜브 채널 : 공병훈 지식공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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