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피알미디어 나영광 대표, “‘이 책 읽었어?’ 가볍게 물을 수 있는 사회 되길”
[인터뷰] 북피알미디어 나영광 대표, “‘이 책 읽었어?’ 가볍게 물을 수 있는 사회 되길”
  • 송진아 기자
  • 승인 2020.05.17 03:24
  • 댓글 0
  • 조회수 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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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시장 마케팅 변화 흐름… 대세는 스토리텔링 
북피알미디어 나영광 대표

[뉴스페이퍼 = 송진아 기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KPIPA 상반기 통계 기준 전년 대비 도서생산은 증가했으나 판매와 소비 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1인 출판사 등 신규 매체가 활발히 생겨나고 매해 수만 권 신간이 쏟아지지만, 여전히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 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과 매체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SNS는 물론이고 각 출판사에서 유튜브를 운영하는가 하면, 홈쇼핑을 진행하기도 하고, 책과는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채널을 통해 신간 도서를 홍보하는 등 전혀 다른 방식의 마케팅을 고민하는 곳도 적지 않다. 10년 전 출판사가 편집부, 관리부, 영업부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지금은 기획·마케팅부가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일로 중소출판사 또는 1인출판사가 대응하기에 녹록지만은 않다. 

이때, 출판사와 독자 사이의 접점에 서서 홍보자료 제작, 언론사 릴리스, 마케팅, 납본 대행 등의 업무를 도와주는 곳이 있다. 2003년 언론 프레스 릴리스 전문 회사로 출범한 북피알미디어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한 SNS 마케팅은 물론이고 홍보 영상의 자체제작이 힘든 출판사들을 위해 대신 ‘북트레일러’를 만든다. 

북피알미디어에서 제공하는 북트레일러 서비스

북피알미디어에서 제공하는 북트레일러 서비스는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중소출판사의 마케팅을 도와주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기존의 ‘글’로 된 설명이나 판에 박힌 신간 안내에서 벗어나 독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이다. 

나영광 대표는 “10년 전 아마존에서 북트레일러를 본 순간 평소 갖고 있던 문제의식이 상기됐다.”며 “온라인 서점 도서 정보에 적힌 깨알 같은 글씨들은 독자들에게 큰 매력을 어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서점에 접속할 때는 상당수가 필요한 도서를 염두에 두고 들어가는 ‘목적 구매’에 가까워서 ‘도서 상세페이지 글을 읽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는 분석이다. 반면 영상은 직관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는 “그러한 연유로 고안한 게 국내 최초의 북트레일러 서비스다.”라는 말과 함께 북피알미디어의 ‘북트레일러’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제작비가 크게 들지 않는 선에서 모션그래픽을 활용해 인상 깊은 카피, 텍스트 효과를 배치해 전달력 있게 신간을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도서 마케팅 추세는 ‘스토리텔링’이다. 북피알미디어 나영광 대표는 “7, 8년 전 도서를 활용한 SNS 채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카드뉴스가 등장하고 ‘기승전 책 좀 사주세요.’였던 기성 방식에서 짧은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SNS 채널 등장을 출판사와 외부 콘텐츠 마케팅이 연결된 시작점으로 바라보았다. 이후 ‘책 끝을 접다’, ‘열정에 기름 붓기’ 등의 홍보 채널은 다양해졌다. 나영광 대표는 근래 유명한 채널로 김미경TV를 손꼽기도 했다. 

한편, 콘텐츠 제작 회사에서 100만 뷰를 기록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IT 업계 등 타기업에서 생각하는 적정 지급액과 출판사에서 생각하는 금액이 상당한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는 업계 간 인식 차에서 야기된 부분으로 열악한 출판 시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100만 뷰가 나와도 유의미한 판매 효과를 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출판사 자체 마케팅 채널이 수익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나영광 대표에 의하면 다산북스에서 운영하는 ‘북스피릿’은 별도의 사업팀처럼 꾸려지며 여러 출판사의 도서를 소개한다. 책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출판사가 직접 마케팅에 참여하며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문성을 강화한 예시다. 나영광 대표는 이때 ‘출판사’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은 것을 성공 요인으로 바라보았다. 나영광 대표는 “대형출판사인 민음사처럼 출판사 이름을 걸고 진행해 성공하는 곳도 있지만, 극히 일부”라며 “대부분의 독자는 출판사 이름을 보고 사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유튜브에서 '북튜브' 검색 시 나오는 화면
유튜브에서 '북튜브' 검색 시 나오는 화면

비슷한 맥락으로 초기 방향성부터 책과 관련되어있는 유튜브나 이른바 ‘북튜버’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내비쳤다. 그는 “북튜버가 몇만 명의 정도의 구독 수를 가질 때 성공했다고 하지만, 유튜브 전체 시장에서 바라보면 너무나 작은 수치다.”는 말로 현실을 직시했다. 5월 13일 현재 기준 이른바 ‘잘 나가는’ 북튜버의 구독자 수는 평균 3, 4만 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커플 유튜브’로 불리는 한 채널의 경우 117만 명의 구독자 수를 갖고 있다. 

나영광 대표는 이어 “요즘 들어서 도서출판업계와는 상관이 없지만, 특정 도서가 담고 있는 콘텐츠와 관련한 채널에서의 홍보가 활발히 이뤄진다.”며 “이를테면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채널 또는 유아동 놀이 채널에 어린이 책을 광고하는 식이다.”라고 예시를 들었다.

이처럼 도서출판업계의 면면을 살피고 있는 북피알미디어는 신간 릴리즈 서비스에서 나아가 40개 지역서점과 협력을 통해 도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온라인 구매 시와 동일한 굿즈를 판매해 도서 판매 진흥과 더불어 지역서점이 갖고 있던 고충을 개선하고자 했다. 적지 않은 독자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본 후에 사은품을 챙겨주거나 추가적립이 가능한 온라인 대형 서점에서 구매하기 때문이다.

나영광 대표는 “지역서점과 독립서점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과거 언론 등에서 독립서점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을 이야기했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독립서점이 늘어난다.’는 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업장은 임대계약이 끝나는 2년 이내에 문을 닫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줄어드는 독자와 여러 난항 속에서 시장을 늘리기 위해 출판사, 지역서점, 독립서점 등 다양한 방면의 도서 생태계를 고려하는 나영광 대표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지난달 교보문고가 도매업에 뛰어들기 시작하며 출판 유통 구조의 문제도 가시화됐다. 북피알미디어 나영광 대표는 “교보문고 때문에 제일 많이 피해 보는 데가 지역서점임에도 불균형한 공급률 문제나 불투명한 결제 시스템 때문에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며 “여전히 해결과제가 남아 있으나 그 안에서도 좀 더 가볍게 책을 찍어 올리고 공유하는 문화가 생겨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말로 도서출판시장의 나은 미래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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