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훈 칼럼] 지능형 로봇과 감정 로봇이 온다
[공병훈 칼럼] 지능형 로봇과 감정 로봇이 온다
  • 공병훈 교수
  • 승인 2020.05.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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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편집 = 한송희 에디터]

로봇에게 지능이 있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로봇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를까. 불빛을 깜박거리면서 삑삑거리는 특별한 소리를 내는 공상과학 영화의 로봇이 생각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봇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된 지 오래이다. 로봇들이 늘어서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공장의 라인들이 펼쳐지고 있다. 로봇은 공장에서 상품를 만들고 학생의 숙제를 돕기도 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지능을 가지고 다정한 친구 같은 로봇이 우리 곁에 자리할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로봇에 지능이 있다고 하면 그 말은 어떠한 의미일까. 지능은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많은 로봇들이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지만 모든 로봇이 그 데이터를 통해 판단을 하고 그 판단에 기반하여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들은 스스로 작업하는 능력을 가진 기계를 말한다. 한정된 범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등장하고 있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깊이 이해하거나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기억하는 일을 하지는 못한다. 

독일 가전 업체 밀레가 로봇청소기

청소 로봇은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청소기를 닮았다. 사람의 입력이나 감독 없이 장시간 일을 할 수 있는데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지각 기능이 있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지닌 로봇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자율주행 자동차는 전형적인 지능형 노봇이다.

인공지능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지닐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모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할과 능력이 중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지니고 사람의 몸처럼 생긴 로봇을 최고의 단계로 상상하는 습관은 소설과 영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능 로봇Intelligent robot은 인공지능의 작동과 명령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사람의 모양을 닮은 로못을 휴머노이드라고 부르는데 손목, 발목, 손가락과 같은 관절운동기능 외에도 시각, 촉각, 청각 등의 감각기능과 학습, 연상, 기억, 추론 등 인간의 두뇌작용의 일부인 사고기능까지 갖추어야 한다.

4살의 아이와 낱말을 조합하는 아이큐브
4살의 아이와 낱말을 조합하는 아이큐브

지능형 로봇의 작동 원리

많은 산업용 로봇들은 모두 인간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해 놓은 대로 작동한다면 지능형 로봇은 작업 개요만 지시하면 스스로 판단하여 숙련공 수준의 작업을 한다. 다리, 바퀴, 무한궤도 등을 사용하여 이동할 수도 있으며, 감각 및 사고 기능에 의해 주위환경과 물체를 인식하고 인간이나 로봇들과도 커뮤니케이션 하며 협업하는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원자로 내부, 해저, 우주공간에서 인간 대신 작업할 수 있는 로봇뿐만 아니라 조립용 로봇, 간호용 로봇, 쓰레기 처리용 로봇도 등장할 것이다.

자동차 공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로봇은 프로그램의 입력 및 재조정이 가능한 다양한 기능을 지닌 원격 조종장치이다. 자동차 공장의 로봇들은 공구와 특수장비를 갖추고 프로그램되어 있는 다양한 동작을 반복하여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원격 조종장치로 조종되는 기계는 가장 낮은 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면 드론과 무인 항공기는 판단과 제어를 사람이 맡아서 한다. 하지만 원격 조종장치와 자율 판단이 혼합된 가능성이 있다.

로봇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려면 사람을 현재의 로봇에 맞추기보다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방식에 맞추어야 한다. 전세계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들은 위험하더나 지루하거나 지저분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을 크게 절약해 주고 고장 없이 일을 하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공장의 산업용 로봇
자동차 공장의 산업용 로봇

생각하는 기계를 꿈꾼 앨런 튜링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꿈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이 1945년에 알고리즘과 계산 개념으로 튜링 기계Turing machine을 고안해내면서부터였다. 튜링 기계는 테이프에 쓰여 있는 여러 가지 기호들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바꾸는 기계로서 적당한 규칙과 기호를 입력하면 알고리즘에 따른 실행을 할 수 있어서 오늘날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의 원리를 담고 있다.

튜링은 복잡한 “똑똑한 기계Intelligent Machinery”라는 글에서 계산과 논리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기계를 a-기계라고 부르는데, 이 원리가 컴퓨터의 모델이 된다. 튜링 기계를 당시 ‘보편만능기계Universal Computing Machine’라고 불렀는데 튜링은 이 기계로 자신이 모든 기계적인 계산을 해낼 수 있었다.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

튜링 기계에서 사용된 긴 띠는 컴퓨터의 메모리로, 기호를 읽는 기계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 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실세계의 사물과 사상을 어떻게 기호화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이렇게 표현된 “기호들과 규칙을 활용해 어떻게 지능적 추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튜링의 이론 모델 연구는 그후 컴퓨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기초가 된다.

외부환경을 인식perception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cognition하여, 자율적으로 동작manipulation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기존의 로봇과 차별화되는 것은 상황판단 기능과 자율동작 기능이 추가 된 것이다. 상황판단 기능은 다시 환경인식 기능과 위치인식 기능으로 나뉘고. 자율동작 기능은 조작제어 기능과 자율이동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 4가지 기능의 수행이 지능형 로봇이 돌파해야 할 중점 과제이다.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

자율이동 기능은 물체인식 기술과 결합되어 있다. 지능형 로봇은 학습을 한 지식정보를 바탕으로 물체가 움직이는 영상을 보고, 물체가 어떤 종류이며, 어느 정도 크기인지, 방향과 위치는 어떠한지 등 3차원적 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낸다. 인간의 두 눈처럼 사물을 판별하는 기술은 완벽하게 구현하기에 많은 시간이 드는 어려운 기술이다. 

지능형 로봇의 어려운 과제들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하지만 인간의 보조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로봇 스스로가 감성기술, 생체기술, 제스처 인식 등을 통해 인간의 의도를 알아내야 한다. 로봇 역시 일반적인 상황에서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응하면서 다른 기계, 그리고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존재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추론하며 판단하며 조율하고 협업해야 한다.

인간 인식 및 인공 지능 연구를 위한 제작된 1미터 높이의 오픈 소스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아이큐브iCub의 2017년 4월 발표된 모습은 인간의 모양을 닮았으며 어린이와 놀이를 하는 수준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아이들과 친숙해야 하는 교육용 로봇은 인간과 어느 정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혼다 엔지니어링에서 개발한 두발 달린 로봇인 아시모ASIMO, 한국과학기술원 오준호 교수 팀이 개발한 휴보Hubo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두 다리로 걷고 양팔을 움직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 적어도 몇십년 내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아이로봇I, Robot>처럼,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보조자, 또는 친구 역할을 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큐브iCub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큐브iCub

로봇의 센서와 데이터

로봇은 센서에 의존하여 주변 세계와 자기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얻는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은 센서가 수행하는데 센서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카메라나 마이크처럼 사람의 눈과 귀 같은 감각 기관을 모방한 것들도 있다. 

특정한 화학 물질의 미미한 흔적으로 파악하거나 어둠속에서도 가리를 측정하는 등 사람들이 지니지 못한 능력을 사용하는 로봇도 있다. 예를 들어 방사능 센서는 로봇의 회로를 파괴할 고준위 방사능 물질이 가까이 있을 때 경고를 보낸다.

사람은 특정한 범위의 빛만 보지만 로봇 센서는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열 영상 센서는 물체가 내는 열을 볼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카메라는 교통 표지만을 파악하고 주변의 360도 영상을 구성하고 레이더가 센서로서 주변의 다른 차량과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미래의 자율주행자동차는 4D카메라를 사용하여 렌즈에 들어오는 모든 빛의 거리와 방향을 포함하여 더 빠르고 상세하게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다. 

로봇은 풍속계, 온도계, 오염 센서 같은 환경 센서들을 통해 주변 환경을 측정한다. 이런 데이터는 과학적 목적으로 위해 활용되기도 하는데 온도계 센서는 로봇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인공지능의 역할
자율주행자동차의 인공지능의 역할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감정 로봇

페퍼Pepper는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프랑스의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소프트뱅크의 로봇으로서 2014년 6월 5일에 공개되었다. 어린아이를 닮은 귀여운 외모가 특징이며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되었는데 사람의 감정을 인식한 후 행동 양식을 결정한다. 소프트뱅크는 페퍼가 세계 최초의 감정인식 로봇이며 사람의 감정을 이해한다고 설명한다.

페퍼는 시각, 청각, 촉각 센서를 통해 사람의 상태와 표정을 인식하며 목소리의 변화를 감지하여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어떠한 감정인지를 파악한다. 페퍼의 두뇌는 아이비엠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했는데 왓슨은 사람의 문장을 분석해 말과 글에 실린 미묘한 감정을 파악하는 왓슨 톤 애널라이저Watson Tone Analyzer 기능을 갖추고 있다.  

왓슨 톤 애널라이저는 감정적 톤, 사회적 톤, 글쓰는 스타일 등 3가지 영역으로 감정을 분석한다. 감정적 톤에서는 분노, 두려움, 기대, 놀람, 기쁨, 슬픔, 신뢰와 혐오를 분석한다. 사회적 톤에서는 사람의 성격, 사회적 성향의 측면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개방성, 협력을 지향하는 동정심, 조직 안에서 사려 깊은 행동을 하는 양심을 분석한다. 글쓰는 스타일인 추론과 확신, 절제 등을 분석한다.

페퍼는 수줍어하기도 하고, 대화가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흐뭇해하기도 하고, 앞에서 억지웃음을 지으면 “눈은 웃고 있지 않네요”라고 대꾸하는 수준이다. 소프트뱅크의 클라우드와 연동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여러 가정에서 사용됨에 따라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뮌헨공항에서 안내를 하는 페퍼
뮌헨공항에서 안내를 하는 페퍼

감정도 알고리즘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말한다. 영어 단어로는 ‘feeling'이나 ‘emotion’을 사용된다. 이 낱말은 어떤 특정한 감각기관이 아니라 모든 감각작용을 통해 감지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을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첫째는 공포, 기쁨, 논람 등의 느낌이나  경험이다. 둘째는 주관적 경험에 따라 심장이 쿵쾅거리는 등의 생리적 흥분과 각성이다. 셋째는 걸음이 빨라지거나 표정에 나타나듯이 외부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페퍼 로봇이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로봇에게 감정을 가르치면 우리는 로봇과 감정적 공감과 교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감정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가능한다.

알고리즘algorithm이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확히 정의된 여려 규칙과 절차의 모임으로서 명확히 정의된 한정된 개수의 규제나 명령의 집합이며, 한정된 규칙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소스source를 말한다. 알고리즘은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넓게는 사람 손으로 해결하는 것, 컴퓨터로 해결하는 것, 수학적인 것, 비수학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다. 인간처럼 고등한 생명체만의 특징으로 여겨져온 감정을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집어넣는 작업은 사람이 원하는 감정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로봇에게 학습시키는 작업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알고리즘으로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알고리즘으로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업인 이모셰이프Emoshape는 사람과 감정 소통이 가능한 프로그램 이모스파크Emospark를 출시한다. 이모스파크는 사람 얼굴에 나타나는 15만 가지의 변화를 분석하여 분노, 공포, 슬픔, 혐오, 놀람, 기대, 신뢰, 기쁨 등 여덟 종류의 감정을 식별한다. 이모스파크는 2백만 개 정도의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한다. 

이모스파크 전용 카메라는 사람의 표정을 파악해 위로나 축하해 준다. 뿐만 아니라 내일 날씨, 커피 물 끓는 시간 등의 사소한 정보도 놓치지 않고 전달한다. 이모스파크는 사용자와의 대화가 거듭될수록 의사소통능력이 점점 향상된다. 이모쉐이프 관계자는 “이모스파크는 과거 사용자와 나눈 대화 자료를 축적하여 응답방식을 다양하게 발전시킨다”고 이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감정 소통이 가능한 프로그램 이모스파크Emospark
감정 소통이 가능한 프로그램 이모스파크Emospark

공감하는 로봇이 곧 현실이 된다

정신 심리학자 로버트 플루칙(Robert Plutchik)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8가지 기본 감정으로서 분노, 두려움, 슬픔, 거부, 놀라움, 기대, 믿음, 기쁨으로 구분했다. 이  감정들은 생물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며  동물적인 개체 번식의 건강성을 위해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두려움을 느끼면 싸우거나 도망가는 것처럼 기본 감정들이 생존 가치를 위해 행동을 유발시킨다. 그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감정을 기본 속성으로 지닌다고 설명한다.

선풍기나 청소기처럼 사용자의 감정을 알지 못하는 전자제품보다 사용자 감정 변화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정 로봇이 우리의 생활에 들어오고, 로봇 제조사들이 외로움, 슬픔, 불안에 빠진 사용자를 다독이며 공감하는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은 너무 자연스런 방향이기도 한다. 로봇과의 감정적 교류가 현실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대체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확대하고 강화시켰을 때와 같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공병훈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학회장.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앱(App) 가치 네트워크의 지식 생태계 모델 연구에 대한 박사논문을 썼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디어 비즈니스, PR, 지식 생태계이며 저서로는  『광고는 어떻게 세상을 유혹하는가?』,  『4차산업혁명 상식사전』 등이 있다.

유튜브 채널 : 공병훈 지식공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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