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직접 방문한 세계 36곳 박물관을 한 권에!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 관장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출간
[인터뷰] 직접 방문한 세계 36곳 박물관을 한 권에!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 관장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출간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6.03 11:10
  • 댓글 0
  • 조회수 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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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표지 [사진 제공 = 곰곰나루]

현 대구교육박물관 관장 김정학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미국·캐나다·호주의 박물관 36곳 현장을 찾아 쓴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가 출간됐다. 

이번 책은 박물관 답사기로 읽을 수 있게 구체적인 설명과 안내와 더불어 ‘박물관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답사에는 사진작가 김선국이 동행해 현장 분위기를 실감나게 살렸다. 세계 36곳 박물관은 18개 주제로 나뉘어 두 곳 박물관을 서로 비교해 가며 ‘관람’할 수 있게 한 집필되어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거처럼 세계 박물관 현장에서 ‘무릎을 친’ 경험은 우리의 박물관은 어떻게 세우고 운영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는 특히 박물관과 같은 문화적인 시설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의 박물관은 ‘눈으로 보는(Eyes On) 박물관’에서 ‘체험하는(Hands On) 박물관’으로, ‘이해하는(Minds On) 박물관’에서 ‘느끼는(Feels On) 박물관’으로 이행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국내 박물관의 현장을 연계해 비교하면서 현실적 운영 방안을 모색한다.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저자 김정학은 영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등에서 방송사 프로듀서,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총감독, 국악방송 한류정보센터장,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관장 등을 맡았다. 현재 대구교육박물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저자의 말에서 “이 책으로 소개하는 36곳 박물관들은 만든 이의 의지와 지키는 이의 생각과 찾는 이의 마음이 삼합(三合)을 이루었다고 믿으며 무릎을 쳤던 곳이라 꼭 한번 방문을 권한다.”는 말을 남겼다. 김정학 관장과 이루어진 구체적인 인터뷰를 통해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를 더욱 가깝게 알아볼 수 있다.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 관장 [사진 제공 = 곰곰나루]

Q1. 이 책에는 한국을 비롯해서 미국이나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등의 박물관 36곳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다른 책들처럼 일반 여행객들이 보는 ‘박물관 기행’은 아니지요. ‘박물관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경지’ 이런 표현도 써보고 싶은데요. 그렇다고 사무적인 의미를 지닌 ‘박물관 탐방’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저자로서 “이 책은 어떤 책이다” 하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 박물관을 관광의 장소로 보는 시각을 좀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두 박물관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서 얘기하면, 그간 생각해보기 쉽지 않았던 것들이 결합되는 것 같았습니다. 단순한 소개는 아니고 서로 융복합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결과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10년간 지내면서 박물관을 많이 다닌 경험에다 국내 박물관에서 받은 감동을 버무려본 겁니다.) 

Q. 이 책의 내용은 36곳 박물관들을 둘러본 경험이 10여 년간으로 펼쳐져 있어요. 어떤 박물관은 국내가 아닌데도 한두 번 방문하신 것이 아니더라구요.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박물관을 다녀보시고 글을 쓰신 것인지요?

- 이미 잘 알려진 박물관은 피했고, 정보에 대한 편견으로 잘못 알려진 것을 제대로 알려보고 싶었습니다. 박물관은 생명체처럼 늘 자라나기 때문에 한번 가보고는 제대로 감동받기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을 ‘제3의 장소’라고 규정했는데, 저는 그곳이 박물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호(sign)’ 같은 존재가 가득하고, 지적 호기심이 다양한 재미로 이어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Q. 36곳 박물관을 18개 주제로 나누셨어요. 18개 주제에는 특히 교육적 관점이 두드러지지만, 유년부터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인생사, 역사, 전쟁, 생태, 종교, 생활문화 등에다 인물, 산, 철, 책 등 다양한 소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36곳 중에는 온라인상에만 존재하는 곳도 있고, 장소를 옮겨 다니는 곳도 있어요. 18개 주제 선정의 배경을 설명해 주시지요.

- 이 책의 글들은 영남일보에 연재한 것들입니다. 연재물이므로, 월별로 시의성 있게 정했습니다. 전쟁과 학살의 기억, 호국의 달 등 역사적 이슈를 꺼냈습니다. 마지막은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박물관을 묶었습니다. 우리나라 박물관과 해외박물관을 조목조목 매칭시켜 보고 싶었는데, 충분치 못했던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모두가 의미 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서로 겨루거나 평가를 하는 지면은 아니었습니다. 

Q. 세계 박물관의 유형이 ‘눈으로 보는(Eyes On) 박물관’에서 ‘체험하는(Hands On) 박물관’으로, ‘이해하는(Minds On) 박물관’에서 ‘느끼는(Feels On) 박물관’으로 이행한다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그중에서도 지금 세계는 ‘마인즈 온’ 박물관이 대세라고 하셨어요. 이 대목에 관해 설명해 주셔야 할 듯합니다. 

- ‘Minds On 박물관’은 전시물을 그냥 던져두었을 때 전시물을 통해 관람객이 이해하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면서 나타난 개념입니다. 관람객이 체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물에 숨어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도우미를 활용하거나 보조강연을 병행하는 기능을 첨가한 것입니다. 박물관이 ‘대중교육시대’의 주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Minds On 박물관’의 시대가 왔다는 의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36곳 박물관 하나하나 의미와 재미가 각별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모두 ‘무릎을 탁 친 경험’을 준 곳이지요. 그래도 가장 인상깊은 박물관은 어떤 곳인지요? 

1)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은? 

- 충격이라기보다는 ‘격한 공감’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오타와 캐나다전쟁박물관 내의 무명용사의 묘에는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무명용사의 묘를 비춥니다. 그 날이 공식적인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고, 캐나다의 ‘현충일(리멤버런스 데이)’입니다. 많은 생각을 한데 모은 걸작입니다. 그리고 9.11메모리얼 박물관 밖에 있는 ‘부재의 반추’라는 작품에는 사망자끼리의 연관성을 찾아 새겨진 이름들로 ‘이유 있는 침묵’을 표현한 것 마찬가지로 충격이었습니다.

2) 의외의 관점에서 깨달음을 준 곳은? 

- LA 스커볼 문화센터의 ‘노아의 방주’는 인종과 이념을 넘어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최고의 전시였고, 충남 온양민속박물관은 처음부터 전시될 아이템을 염두에 두고 전시장이 설계되었다는 얘기에 놀랐습니다. 대부분 그렇지 않거든요.

3) 산업적 효과가 가장 큰 곳은?

- 미국 시애틀의 ‘역사산업박물관(모하이)’과 일본 교토의 한자박물관은 늘 이야기하면서도 실천해보지 못한 박물관입니다. 균형감각이 대단한 곳입니다. 자부심도 대단하고요. ‘앞서 가는구나’라는 부러움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가 희사한 돈으로 ‘왓츠 넥스트(What’s Next)’를 주제로 이노베이션을 이야기하고, 한자문화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전시관이 그랬습니다.

Q. 36곳을 다니셨는데 이 외 다녀오고도 쓰지 못한 곳, 꼭 다녀와 보고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는지요?

- 워싱턴D.C에서 가까운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토피도 아트센터’,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인스티튜트’, 캘리포니아 살리나스라는 도시에 있는 ‘국립 존스타인벡 센터’를 다녀왔는데,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의 문학관, 과학관, 아트 레지던시 등과 비교해서 전해드릴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앤아버에 있는 ‘실패 박물관’, 피닉스에 있는 ‘악기박물관’ 등은 꼭 들러서 좋은 자료 많이 수집하고 싶습니다. (모두 미국의 박물관 들이라 죄송합니다.)

Q. 지금은 박물관 관장이지만, 앞으로 방송, 공연, 지역문화 등 기획하고 운영한 많은 경험을 살려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지난 5월20일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오랜 시간 휴관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학교에서는 비대면 온라인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은 배우느라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패러다임이 많이 바뀔 것이므로 저의 방송쟁이 시절 경험을 살려서 대구교육박물관에서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통해 교양 역사, 지역분야사 자료 등을 만들어 일선학교 선생님들의 부담을 좀 덜어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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