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 간담회 개최
대한출판문화협회,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 간담회 개최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6.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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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부도 사태를 겪은 송인서적... 출판계 위기 상황 반복되나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간담회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지난 8일 인터파크송인서적이 경영난 악화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7년 당시 도서 도매 시장 2위 업체의 자리에서 부도 사태를 겪은 송인서적이 다시금 위기 국면을 맞닥뜨린 것이다. 

이에 대한출판문화협회는 9일 오후 5시 공문을 통해 회원사에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파크송인서적으로의 도서 출고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며 10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 [사진 = 이민우 기자]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 [사진 = 이민우 기자]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모아 실행되는 것을 돕는 것이 협회의 역할일 것이다. 좋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어제 동료 출판인들이 울며 전화 왔다. 마음이 아프지만, 다 같이 힘을 내서 좋은 대책 마련하면 좋겠다.”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송성호 유통담당 상무 이사 역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장 어떠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자리의 첫 번째 목적은 상황을 신속히 알리고 상호 만족스러운 결과를 모색하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인터파크송인서적 강명관 대표 [사진 = 이민우 기자]
인터파크송인서적 강명관 대표 [사진 = 이민우 기자]

사정 설명을 진행한 인터파크송인서적 강명관 대표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하며 영업이 중단되어 피해를 본 출판 관계자분들께 사과를 드린다.”는 말과 함께 “부도나 파산을 한 것은 아니다.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지난주 금요일 주식회사 인터파크 대주주이자 최대 채권자인 주식회사 인터파크로부터 ‘6월 8일 자로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2017년 11월 송인서적의 지분 56%를 인수한 인터파크는 1차로 40억의 지분 출자, 10억의 운영자금 지원을 실행했다. 이후 2018년 12월 2차로 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직접 도서를 공급하고 있다.

송인서적의 기획이사를 겸하고 있는 인터파크 장덕래 부장은 계속되는 지원을 중단하는 이유로 송인서적의 공급망 문제를 이야기했다. 그는 “개선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타진을 했으나 개선이 없었다. 향후 수익성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도매상 역할은 출판사와의 거래를 통해 서점에 공급하는 것인데,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경우 출판사와의 직거래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강명관 대표에 따르면 당장 인터파크 직원이 없을 시 실질적 업무가 불가한 등의 사유로 이번 주 월요일 급박하게 이사회가 진행되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법원은 인터파크송인서적에 ‘재산 보전 처분’을 내렸으며 이로 인해 현재 출·입고 등의 업무가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이에 출판사에 지급해야 하는 잔금 정산도 멈추게 됐다.

송인서적의 기획이사를 겸하고 있는 인터파크 장덕래 부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송인서적의 기획이사를 겸하고 있는 인터파크 장덕래 부장 [사진 = 이민우 기자]

강명관 대표는 “빠르면 6월 중 기업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그 이전이나 이후에라도 제3의 투자자를 찾아 정상적으로 회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부채 총액보다 자산 총액이 약 20억 정도 더 많다.”면서도 서점에 있는 도서 회수나 반품 여부의 불명확성을 이야기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을 거쳐 서점에 나간 도서 재고 여부를 정리 정산하고 일정 부분 반품 처리해 채권을 회수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서점과 출판사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송인서적의 회생을 위해 2년 반 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강명관 대표는 첫해 50억, 이듬해 250억, 그다음 해 400억의 매출을 낸 점을 강조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110%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두 가지 문제점이 남아 있었다. 노동집약적 비즈니스인 도매산업의 특성상 최저인건비와 용역비 상승으로 사측의 부담이 커졌다. 또한, “구 송인서적의 부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출판사, 출판 유통의 구조상 너무 많은 도매상이 있다고 판단한 출판사 등과 직거래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출판사와의 직거래가 어려워지며 불안정한 매입가와 고정 출고가를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주장이다. 강명관 대표는 “유통하는 도서의 20%는 직거래가 아니라 따로 구매하거나 인터파크를 통해 공급받았다. 내부자료에 따르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이익률은 8.6%에 그친다. 인권비, 배분비를 생각하면 흑자를 내기 힘든 구조다.”라고 토로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적자액은 2018년 21억, 2019년 13억이었으며 2020년 1분기 영업적자는 4억이다.

한편, 강명관 대표는 현재 사측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에 긴급 간담회 현장에서는 책임자나 연락망에 관한 문제가 언급됐다. “실질적으로 송인서적은 누가 끌고 어느 채널로 연락해야 하냐”는 질문에 강명관 대표는 “향후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일을 맡게 될 예정”이라며 남은 책임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간담회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간담회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하지만 출판사들의 막막함은 여전하다 3년 전, 부도 사태 당시 출판사 측은 구 송인서적의 채무 80%를 변제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과거 송인서적이 인수되는 과정에서 출판사들은 도서반품을 비롯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인터파크나 송인서적이 입은 피해는 없다. 역대 최고 손해를 봤는데, 또다시 손해를 보란 말인가. 책을 돌려주든지 돈을 주든지 이 자리에서 확실한 방안을 말해달라.”는 말로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인터파크송인서적 강명관 대표는 “회생 절차에 있어 임의로 할 수 없다.”며 법에 정해진 절차와 시기에 따를 계획임을 밝혔다.

더불어 인터파크 측의 책임도 강조됐다. “인터파크가 지원을 중단하며 이로인해 송인서적이 어떤 상황에 놓일지 알았을 텐데, 미리 출판사에 알려야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인터파크 장덕래 부장은 “지원 중단을 오랫동안 계획한 건 아니다.”라며 “인터파크는 작년 초부터 1년 반 동안 여러 투자자와 기업과 접촉했다. 매수를 추진했으나 잘 안 됐다. 현재 인수 후보 대상이 없다. 종결되지 않은 업체는 있지만, 가능성이 큰 업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출판사 대표는 “구 송인서적의 부채를 탕감해줄 때는 인터파크라는 인수자가 있었던 게 크다. 당시 가지고 있던 어음도 우리가 자체 변제했다. 20%의 주식을 받은 것도 인터파크의 대응에 따라 휴짓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며 “지금 와서 나 몰라라 꼬리를 자른다면 사회적, 도의적으로 맞지 않을뿐더러 2차 피해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건 인터파크 내부 의사결정과정이 아니라 피해받은 출판사에 대한 보상 대책이다.”는 말로 긴급 간담회의 의의를 꼬집었다. 

한편, ‘인터파크가 그냥 먹으려고 하다 먹을 게 없어서 뱉는 거 아니냐.’는 강도 높은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파크 장덕래 부장은 “2년 반의 노력 폄훼하시는 거다. 송인서적을 인수한 이후 도매상 처음으로 현금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금 순환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지난달까지 한 번도 지급이 미뤄진 적 없다. 노력을 알아 달라.”라고 답변했다. 거듭 인터파크의 책임을 묻는 출판 관계자들의 요청에는 “인터파크는 74%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주주가 가진 주권 이상의 책임을 질 수는 없다. 우리는 투자 관계이지 하나의 회사가 아니다. 인터파크도 제1 채권자 중 하나다.”는 말로 이해를 구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간담회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인터파크송인서적 기업회생절차 돌입 관련 긴급간담회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제3의 인수기업을 찾는 것 외에 실질적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파산’ 절차가 아닌 ‘회생’ 절차를 신청한 데에 대한 반문도 잇따랐다. 인터파크송인서적 강명관 대표는 “현재 회생이 목적이지 파산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당장 해야 하는 일은 매장에 있는 재고 실사를 파악하고 장부를 정리하는 거다.”라는 말로 정황을 설명했으나 출판사 측에서는 “모든 출판사가 송인서적의 회생을 바라는 건 아니다.”, “차라리 파산하고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출판사 대표는 나아가 “파산 절차를 밟지 않고 회생 절차를 밟는다는 건 회생 의지를 보인 지점이다. 그렇다면 회생 계획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없다면 회생 절차를 내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니냐. 근본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3 인수자에 대한 전망도 다소 어두웠다. 인터파크 측에서 유력한 대상이 없다고 공표한 데다가 마땅한 기업이 나타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긴급 간담회에 자리한 출판 관계자들 사이에선 전과 같이 “출판사 탕감 금액으로 제안해올 업체라면 아예 협상조차 안 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일었다. 

이는 과거의 사태를 겪은 출판사들의 피로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역의 중소서점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서점에 있는 도서를 회수, 장부를 정리하는 등의 방안으로 채권을 확보한다고 이야기했으므로 송인서적으로만 책을 받았던 서점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작은 출판사와 서점은 당장 유통로가 막혀 새로운 거래처를 돌파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이에 대한 출판계의 실질적 대책이 절실하다.

3년 전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살아난 송인서적이 다시금 휘청이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 도매업체 중 하나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이 휘청이자 출판 업계는 줄줄이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 법원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는 늦어도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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