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세계화의 비밀 –넷플릭스식 OTT 플랫폼의 원리”
“넷플릭스 세계화의 비밀 –넷플릭스식 OTT 플랫폼의 원리”
  • 권창섭 에디터
  • 승인 2020.07.14 13:52
  • 댓글 0
  • 조회수 1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한송희 에디터 작업
사진=한송희 에디터 작업

 

[뉴스페이퍼 = 권창섭 에디터, 시인] 얼마전에 TV를 샀다. 그 말을 들은 지인들이 내게 건넨 첫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어느 회사 제품이야?” 아니다. “몇 인치야?” 아니다. “잘 나와?” 이런 질문은 잘 하지 않겠지. 내가 여러 차례 들은 질문은 단 하나. “넷플릭스도 되는 거야?” 물론 “스마트 TV야?” 같은 더 포괄적인 질문도 있었지만. 이제 TV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브랜드나 화질, 크기 등 TV가 갖춘 외부적 속성, 즉 하드웨어의 측면을 향하지 않는다. 겉보다는 속, 소프트웨어로 향한다. 운영체제가 무엇인지, 어떤 어플리케이션이 호환되어 구동될 수 있는지. TV에 기대되는 전통적 역할보다는 멀티플레이어적 역할에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넷플릭스가 있다. OTT(Over The Top: TV의 셋톱박스 이상의 서비스) 시장의 대명사이자 고유명사 격, 그리고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넷플릭스. 1998년 작은 DVD 대여 회사로 출발했던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잘 ‘수집’하여 잘 ‘제공’하는 미디어를 넘어, 이제는 잘 ‘제작’하는 미디어이며, 세계 콘텐츠의 흐름을 ‘결정’하는 미디어가 되었다. 넷플릭스의 ‘잘 제작’된 미디어의 파급력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경우에 따라선 앞서나간다고 말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기존의 콘텐츠 향유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미디어 혁명을 이끌어 낸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이렇게 세계 콘텐츠 시장의 Over The Top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비밀일까? 만약 그 비밀이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을 보도록 하자. 라몬 로바토 교수가 저술한 “넷플릭스 세계화의 비밀 –넷플릭스식 OTT 플랫폼의 원리”는 그간 자신이 연구해온 미디어 산업에 대한 분석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세계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가 어떻게 세계 미디어 콘텐츠 유통의 판도를 뒤바꾸어 놓았는지 세밀하게 파헤치고 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향한 우리의 관점과 접근 방식에 대한 제언을 시작으로, 넷플릭스의 세계화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한 인프라 상의 문제들, 그리고 현지화 과정에서 야기되었던 문화적 충돌을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상술한다. 또한 지역별로 콘텐츠 목록을 어떻게 달리 구성하는지, 프록시와 관련된 문제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한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풀고 있다.

2017년, 전 세계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한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칩거 시간의 증가와 맞물려, 2020년 더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2020년 1분기 현재 유료 가입자 수가 1억 8천여 명에 달한다. 이미 글로벌 OTT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보이는 넷플릭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세계화라는 1차 전쟁을 마친 넷플릭스는 이제, 도전자들과의 더욱 거세진 전쟁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부터 이미 오래 경쟁을 해 온 아마존 프라임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강력한 기술력과 더불어 이미 세계 시장의 공략법을 알고 있는 애플은, 애플TV+를 출시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고, 애플의 매력적인 디바이스와 연계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개시하였다.

사진= 디지니플릭스

 

가장 강력한 적이 될 것이라 예측되는 디즈니 플러스는 정식 런칭 하루 만에 구독자 1000만 명 이상을 모집했다. 기존 디즈니와 마블의 콘텐츠가 강력한 유인 작용이었으며, 신규 디즈니 작품들도 가장 편안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디즈니 플러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이외에도 NBC와 함께하는 피콕, HBO와 함께하는 HBO 맥스 역시 올해 정식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한국 내 시장에서는 국산 OTT 서비스인 왓챠플레이와 웨이브가 넷플릭스와는 다른 개성을 뽐내며 넷플릭스와 맞서는 중이다.

더욱 거세질 OTT 시장 전쟁 속에서 넷플릭스는 계속하여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업체들의 강점만을 살펴야 할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약점을 살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서는 넷플릭스가 어떤 아쉬운 지점들도 내재하고 있는지, 텔레비전 서비스의 단일한 대안 모델이 될 수 없는지 역시 다루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 약점들을 안은 채, 다른 대안 모델들과 어떻게 겨뤄 나갈 것인가. 혹은 상생을 꾀할 일인가. 쉽게 점쳐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쉽게 점쳐보는 데에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걸어나갈 것인가를 예상하는 데에는, 지금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살피는 것만큼 좋은 힌트가 없으니까.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고민하는 대신,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해 온 고민을 구경해 보는 것도 괜찮은 여가가 되어 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