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묻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묻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알량한(필명) 에디터
  • 승인 2020.07.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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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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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페이퍼 = 알량한(필명) 에디터]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인간 활동의 전 분야에 걸쳐서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표준’이 생겼다는 말이다. 그 이전 시대로 되돌아가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적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코로나가 오기 전에도 우리는 이미 뉴 노멀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공지능 충격으로 인한 4차 산업 혁명이 그것이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그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조만간 인공지능이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 텐데,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앞선 기술들을 뒤쫓기만 하는 건 이전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근대화를 목표로 쉴 새 없이 달려오며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하지 않았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버드 대학의 복잡계 물리학자 새뮤얼 아브스만은 이렇게 말한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변화하는 지식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119쪽)

저자는 이를 위해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들여다본다. 미래 사례는 어차피 아무도 모른다고 일찌감치 선언해 버리면서 말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여태껏 망각하고 있던 ‘일’의 의미를 깨우치기 위함이다. 우리가 로봇과 인공지능에게 빼앗길 위험이라는 그 ‘직업’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인지 먼저 짚어보는 것이다.

무인자동차를 설명하면서 인간에게 운전이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밝힌다. 자동 번역에 대해 말하면서 인간이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지식의 네트워크화를 다루면서 학교의 의미를 되짚는다.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여가란 무엇인가를 묻고, 결국 모든 질문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수렴된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에 당황한 우리는 그것들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애쓰지만, 그보다 먼저 선행되어 밝혀야 할 것은 인간 자신이었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에 다름 아니다.

기계가 생각을 하고 지능을 갖추게 되면서 우리가 직면한 물음은 ‘인간을 위협할지도 모를 강한 인공지능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라는 인류 생존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보다 좀 더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이 우리를 기다린다. ‘생각하는 존재’로서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계가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시뮬레이션 자체가 무의미한 인간만의 사고작용과 특징은 무엇일까? (271쪽)

인공지능을 설명하는 챕터가 곧 인간을 설명하는 챕터가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게 지피지기의 과정을 거쳐 저자가 파악하려는 것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다. 인공지능 보다 인간이 잘하는 건 무엇일까. 그것을 밝혀내 강화한다면 빼앗길 수 없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저자가 밝혀낸 인간만이 가진 강점은 불완전함에 있었다. 인간은 인공지능만큼 완벽할 수 없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다. 그 단점을 뒤집어 보면 감정과 호기심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게 된다.

특히 호기심은 중요하다.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미래에 대한 탐구 자체가 인간의 호기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절박한 목소리로 일단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의 호기심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진보는 그 과정 없이 가능할 수 없었다. 호기심의 과정 자체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개개인이 먼저 호기심을 가지고 개인 차원의 대처를 하는 게 우선이다. 제도적인 접근은 개인의 인식개선 이후에야 합의할 수 있는 문제다. 인식의 개선 없이 사회적 합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증보판인 이 책이 지난 5년 사이 교과서에 실린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가 걱정하는 건 공부도 생각도 포기하는 것이다. 그건 싸워보기도 전에 패배를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지 않는다면, 질문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간에게 주어질 직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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