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동네 고영 발행인 관련 폭로 잇따라, 문단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젊은 작가들
시인동네 고영 발행인 관련 폭로 잇따라, 문단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젊은 작가들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7.23 15:50
  • 댓글 0
  • 조회수 9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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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심에 오른 사실 전하며 나이, 학과, 학교 등 불필요한 질문 건네”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최근 SNS를 중심으로 월간 시인동네의 고영 발행인에 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문예지 발행인의 지위를 이용해 작가 지망생 또는 신인 작가들에게 불필요한 연락 및 사적 질문을 건네며 위계 권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부조리 사실을 알린 유운 작가는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자기는 시인동네의 편집위원이며, 내가 최종심에 올랐다고 했다.”는 말로 과거 고영 시인과의 통화 사실과 그 내용을 기술했다. 

그는 이어 “내 목소리가 어리다면서 나이를 물어봤다. 시를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봤다. 문창과가 아니라고 하니까 학과와 대학을 물어봤고, 그리고 사는 곳을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유운 작가에 따르면, 고영 발행인은 통화에서 ‘등단하면 내 제자가 되는 것이다’, ‘네가 말한 그 시인도 내가 키워준 것이다’, ‘내가 잘 키워줄 것이다’라는 말을 건넸다. 

유운 작가는 “왜 ‘신인문학상’ 이 신인의 시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개 편집위원의 제자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되었으며, 그걸 거리낌 없고 부끄럼 없이 말하고 다닌단 말인가?”라고 질문하며 현재 신인문학상 심사 기간인 월간 시인동네에 자성을 촉구했다.

고영 발행인의 이 같은 질문은 신인 작가들에게 자신의 문단 내 영향력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그간 꾸준히 문제시되어 온 위계 권력 문제와 맞닿아 있다. 차도하 시인은 “최종심 확인 전화는, 본인 확인/결격 사유 확인(작품 다른 데 발표한 적 있는지 등)을 위해서 거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런 전화를 받았을 때 이상함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껴도 선정 여부에 영향력을 줄까 쉬이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음을 꼬집었다.

한편, 이번에 불거져 나온 위계 권력 문제는 문단 내 만연한 부조리 중 하나라는 비판도 있다. 문예창작과에서부터 ‘등단’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속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해온 사건들이라는 것이다.

유운 작가의 폭로 이후 전영규 평론가, 장은정 평론가, 오영미 시인 등 같은 상황을 겪은 작가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연락 속 불필요한 압박감을 느꼈으며 ‘애인이 있느냐’, ‘결혼은 했냐’ 등의 사적 질문을 받고 곤란해한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문학계에서 관행처럼 계속되어온 부조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젊은 작가들을 나타낸다.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뉴스페이퍼는 시인동네 고영 발행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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