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시인 입장문 발표 “2020년 9월호를 끝으로 시인동네 폐간, 이것 또한 저의 방식”
고영 시인 입장문 발표 “2020년 9월호를 끝으로 시인동네 폐간, 이것 또한 저의 방식”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7.24 16:10
  • 댓글 0
  • 조회수 3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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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네 공식 블로그 갈무리
시인동네 공식 블로그 갈무리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월간 시인동네의 발행인 고영 시인의 위계 권력 행사와 관련한 논란 이후 고영 시인의 SNS에 입장문이 게재됐다. “최근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시인동네》 문제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힙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그는 크게 본선 진출자와의 사전통화 여부와 신인상 수상자 술자리 참석 여부로 나누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영 시인은 시인동네 신인문학상 본선 진출자와의 사전 통화를 인정하며 “저의 판단이었고 저의 방식이었다.”고 덧붙였다. “본인 확인이나 표절 여부, 타 매체의 등단 여부 등의 결격 사유를 확인하기 위한 업무”였고 그 과정에서 “간단한 신상 정보”를 물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젊은 작가들은 ‘최종심에 올랐다’는 전화 통화 속에서 나이와 사는 곳, 학과와 학교 등의 사적 질문과 좋아하는 작가 등을 물어온 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입장문을 접한 작가들은 해당 질문이 과연 결격 사유를 확인하는 데에 필수적이었는지는 반문하고 있다.

시인동네 발행인 고영 시인은 또한 “신인상 수상 여성 시인을 술자리에 불러낸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2020년 9월호를 끝으로 월간 시인동네가 폐간됨을 알리며 “이것 또한 저의 방식입니다.”라고 첨언했다.

24일 아침 발표된 그의 입장문 이후 여전히 작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논란으로 문예지 자체를 폐간한다는 대처는 매체와 개인을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의 핀트를 잘못 잡고 도리어 고발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문예지는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문학 생태계를 유지하는 책임과 역할이 있는 만큼 발행인 또는 편집자 개인의 잘못과 논란으로 그 존폐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초 고발자인 유운 작가는 고영 시인의 입장문에 관해 “사전 통화뿐 아니라 당신의 문제를 지적한 모든 작가들에게 당신의 부조리한 행위를 사과”해야 함을 꼬집으며 “그 행위가 문단의 권력 구조에 기댄 비겁하고 개인적인 판단으로 비롯된,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행위였음을 사과”하라는 말을 전했다. 논란 이후 김승일, 조해주, 장성호 시인 등 시인동네에 원고를 싣기로 예정되어있던 시인들은 청탁을 거절하기도 했다.

하단은 고영 시인의 입장문 전문이다.

 

《시인동네》 논란에 대한 입장문

최근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시인동네》 문제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힙니다. 문제는 [시인동네 신인문학상] 본선 진출자와의 ‘사전 통화’ 여부, 신인상 수상자 ‘술자리 참석’ 여부 등일 것입니다. 이 모든 문제가 잡지 발행인으로서의 ‘권력에 의한 위계 및 위력’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일 것입니다.

첫째, [시인동네 신인문학상] 본선 진출자와의 사전 통화, 인정합니다. 저의 판단이었고 저의 방식이었습니다. 인정합니다. 최종심에 오른 분들에 대한 사전 검증은 잡지 편집자로서 반드시 해야 할 업무였습니다. 본인 확인이나 표절 여부, 타 매체의 등단 여부, 또 다른 결격 사유가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확인 절차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간단한 신상 정보를 물었습니다. 오랜 관행이자 관례라 말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의 여부와 관계없이 저의 방식이 '권력에 의한 위계 및 위력'으로 느껴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저의 방식은 폐기될 것입니다.

둘째, 신인상 수상 여성 시인을 술자리에 불러낸다는 등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사실임을 밝힙니다. 이는 《시인동네》 출신 모든 시인들의 명예와도 관계가 있는 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만큼 젠더 감수성이 부족함은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순 없습니다.

잡지 편집자로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모든 시인들을 좋아했고 존경했습니다. 그것이 잡지를 운영하는 보람이자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2020년 9월호를 끝으로 《시인동네》는 폐간하게 됩니다. 이것 또한 저의 방식입니다.

잡지 편집자로서의 저의 방식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시인동네》 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독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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