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진실 혹은 거짓! 토론회 그 후, 무엇이 남았을까?
도서정가제 진실 혹은 거짓! 토론회 그 후, 무엇이 남았을까?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7.24 23:34
  • 댓글 0
  • 조회수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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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재개정 시한을 앞두고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하나. 도서정가제가 지역서점을 살렸다?

지난 15일, 문체부가 개최한 '도서정가제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이종복 회장은 도서정가제를 산소호흡기에 비유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온라인 서점과의 가격경쟁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었다는 의미인데요.

과연, 도서정가제는 지역서점에 큰 도움이 되었을까요? 

"도서 유통 구조에 문제가 있어요"

"공급률 문제를 해결해주세요"

"책 배송이 안 돼요"

"인근에 대형서점이 들어섰어요"

꾸준히 고통을 호소해온 지역서점들. 늘어나는 서점 수만큼이나 폐업하는 곳도 적지 않은데요.

지난해 총 49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누적 휴폐점율은 2018년 10.7%에서 2019년 15.2%로 증가했으며 한주 평균 약 3.5곳이 개점했고 1곳이 폐점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독서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응답한 성인의 39.4%가 대형서점에서, 30%가 인터넷서점 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종이책을 구매했습니다. 동네소형서점이라고 응당한 수는 전체의 9%에 불과해요. 소형서점에서 책을 사는 비중은 극히 적은 것이지요.

반면, 온라인서점의 점유율은 2016년 31.8%에서 2019년 41.2%로 올라갔습니다.

문 닫는 지역서점과 점점 커지는 온라인서점. 도서정가제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공급률, 그것이 문제로다

뉴스페이퍼가 만난 10곳의 지역서점은 하나같이 '공급률'을 언급했습니다. 대형서점, 온라인서점과 지역 중소 서점의 공급률이 달라 같은 도서를 판매해도 남는 수익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인데요. 우리는 이 '공급률'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도서 판매 정가가 10,000원이라면 대형서점은 5,500-6,000원에 구매해 약 4천원의 차익을 소형서점은 7,000-7,500원에 구매해 약 3천원의 차익을 냅니다.

이때, 도서를 유통하는 유통사에서 소량 주문이 많은 소형서점에는 별도의 배송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2,500-3,000원의 차익 중 배송료로 동일 금액을 지불한다면 소형서점이 갖는 이익은 사실살 0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별도의 할인을 제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낮은 공급가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대형 오프라인, 온라인 서점이 15%의 할인을 제공하며 소형서점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됩니다.

우리는 도서정가제를 논의함에 있어 공급률 차등 적용의 문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 재정가 기한을 축소하면 출판사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현행 18개월인 도서 재정가 기한을 12개월로 앞당기자는 내용이 언급됐습니다. 재정가 기한을 축소해 출판사들의 재고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인데요.

과연, 6개월 앞당겨진 시한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다가올까요?

재정가를 책정하기 위해서는 도서의 표지를 새로 제작해야 하므로 대형출판사가 아닌 중소형출판사에는 큰 실효성이 없는 대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미 곳곳의 서점과 유통사에 가있는 기존 도서를 회수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셋. 도서정가제가 웹툰, 웹소설 시장에 적용된다?

도서정가제 논란 초기 웹툰, 웹소설의 무료보기 또는 기다리면 무료(기다무)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전자책, 웹툰, 웹소설 시장에 대한 도서정가제 적용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작년 전자책, 웹소설, 웹툰 플랫폼이 "도서정가제 준수 요청 및 과태료 처분"이 내려지는 등 신생 생태계에 악영향 조짐이 보이자 '도서정가제 반대 청원'이 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표된 문체부 설문에 따르면 전자출판물의 도서정가제 적용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3%가 '별도 조항 적용', 17.6%가 '불필요'라고 응답했습니다.

현행 도서정가제에서는 하나의 회차로 업로드되는 웹 콘텐츠 한 화를 무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웹툰 한 편을 1년여 후에나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제도는 시장 생태계에 전혀 적합하지 않지요.

2014년 이후 큰 인기를 끌며 확장하고 있는 전자책, 웹툰, 웹소설 시장에 '도서정가제' 적용은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일과 같습니다.

2020년의 도서생태계

오는 11월, 재개정 시한을 앞둔 도서정가제.

가격 부담을 호소하는 독자, 새로 생겨난 웹 콘텐츠 산업, 고충을 토로하는 중소 매체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새로운 시대의 출판 생태계에 어울리는 제도. 정말 도서정가제가 최선일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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