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제도와 문예지 그리고 진짜와 가짜에 대하여
등단제도와 문예지 그리고 진짜와 가짜에 대하여
  • 이민우
  • 승인 2020.07.29 22:54
  • 댓글 1
  • 조회수 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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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송희 에디터
사진=한송희 에디터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지난 27일 SNS상에서 문예창작과 입시 사설 과외 시설이 논란이 되었다. 주된 내용은 시인이 진행하는 수업 중 표절을 종용하는 학습법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강의를 한 시인은 이후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려 재차 논란이 되었다. 

입장문의 내용은 ‘입시’는 ‘문학’이 아니기에 결과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인은 이어 “대필도 성행하는 지옥 속에서 표절은 우습게 느껴진다.” 라며 수업방식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문제를 공론화시킨 학생들에게 글을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를 포함하고 있었다.

입장문 전문
입장문 전문

 

몇 차례 공방 속에서 과외 교습자인 시인의 논란은 메이저와 아마추어 작가의 구분으로 확산되었다. 시인 스스로가 자신을 등단작가임을 강조하며 자신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메이저 일간지와 최상급 문예지 출신 아니면 다 아마추어”라는 발언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아마추어 발언
아마추어 발언

 

입장문 게재 이후 학생들은 글을 삭제했으며 교육을 한 시인 역시 입장문과 계정을 지우고 교육홍보용 블로그를 폐쇄했다.

이 사건을 단순히 부도덕한 교육자의 일탈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신경숙 표절 사태와 문단 내 성폭력, 그리고 친일문학상 논란까지 그간 논란이 되어온 문학계 고질적인 문제의 축소 버전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 

교육을 빌미로 표절을 종용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태도와 ‘문학이 아닌 것’과 ‘문학인 것’을 구분하려는 행위는 지속적으로 문단의 문제로 지적받았다. 더욱이 이번 사태에서 시인은 노골적으로 문예지의 등급(메이저와 아마추어)에 대해 언급했다. 이러한 문제는 문인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였지만 수면 위로 꺼내놓고 말하지 않는 부분이었기에 파급이 크다.

최근 뉴스페이퍼는 친일문인기념상을 받은 한 문인과의 취재 과정에서 “가짜 문인과 진짜 문인을 구별” 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진짜 문인’은 자신을 비판하지 않을 거라는 뉘앙스다. 더불어 그는 ‘가짜냐 진짜냐’는 그들의 등단 지면을 확인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학계 문제가 발생하는 곳에는 항상 ‘진짜와 가짜’ 논쟁 그리고 ‘게이트키퍼’가 있다. 여기서 '게이트'키퍼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를 말한다.  ‘문단’에서는 게이트키퍼의 취향에 따라 등단자가 가려지고 이를 통해 진짜 작가이냐 아니냐를 판별하게 된다. 그 판별 이후에는 또 다시 게이트키퍼의 선택에 따라 내 글이 어디에 실려야 하느냐를 전하게 된다


게이트 키퍼의 검열과정 발생하는 착취와 권력은 수 없이 문제라고 지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젊은 시인부터 문학계의 중진 문인까지 왜 ‘가짜와 진짜’에 집착하고 이를 구별하자고 다시 끔 외치고 있는 것 이다. 

우리 문학계에 필요한 것은 공정한 플랫폼이다. 종이로 만들어져 특정 주기에만 나오며, ‘게이트키퍼’의 선택으로 작가에게 청탁을 넣는 지금의 방식의 문예지는 플랫폼으로써 그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플랫폼이란 공공의 장으로써 사회적 합의와 규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때 문예지는 문학인들의 공공 생태계였으며 플랫폼으로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 개인이 자신의 재산으로 문예지를 바라보고 손쉽게 폐간을 하는 것을 목도한 지금 우리는 지금의 문예지가 플랫폼으로 옳은 방향인지 반문해 보아야 한다. 

특히 문예지를 폐간하게 된 이유가 작가를 ‘가짜냐 진짜냐’를 가리는 ‘게이트키퍼’로서의 권력에서 비롯한 문제임을 확인했을 때.우리는 문예지가 문학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시금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소수의 사람이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제해나가는 시스템은 이 시대와는 공존해 나갈 수 없다. 

우리는 끊임 없이 가짜와 진짜를 구문해 나가는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니 
그래서

당신과 나는 진짜 인가 가짜인가?

그리고 무엇이 진짜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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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러 2020-07-31 04:15:55
의미 있는 글입니다. 지지합니다. 계속 문제제기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