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거짓말과 달라” 한국소설가협회 추미애 법무부 장관 향해 성명서 발표
 “소설은 거짓말과 달라” 한국소설가협회 추미애 법무부 장관 향해 성명서 발표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07.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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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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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7일 국제 법제사법위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이 윤환홍 미래통합당 의원과 고기영 법무차관과의 질의를 지켜보다 “소설을 쓰시네.”라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윤환홍 미래통합당 의원은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당시 휴가 미복귀 의혹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당시 동부지검장으로 수사 책임자였던 고기영 차관이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법무부 차관 자리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했고, 추미애 장관이 이에 반론한 것이다.

윤환홍 의원은 이후 “참 어이가 없다. (중략) 우리가 소설가입니까? 국회의원들이?”라고 말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이날 의원들간의 때아닌 ‘소설’ 공방 속 발언을 문제삼으며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이어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는 말로 해당 앞선 비유의 오류를 지적했다.

문학계 안팎으로 시끄러운 지금, 해당 소식을 접한 문인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하다. 최근 끊임 없이 문학계에 논란들이 있을 때는 침묵하다.문단 밖의 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술인 권리보장법 등 예술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입법 문제가 아닌, 소설가 협회의 정치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단은 성명서 전문이다.

사진= 뉴스페이퍼 db
사진= 뉴스페이퍼 db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해명 요청 성명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말한 “소설 쓰시네.”에 대하여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의원의 질의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소설 쓰시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윤한홍 국회의원이 “…소설가가 아닙니다.”라고 응수했다.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소설가들은 놀라움을 넘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다.

정치 입장을 떠나서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이 땅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번 기회에 걸핏하면 ‘소설 쓰는’ 것을 거짓말 하는 행위로 빗대어 발언해 소설가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준 정치인들에게도 엄중한 각성을 촉구한다.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으니, 우선 간략하게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 ‘거짓말’과 ‘허구(虛構)’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하여 이를 정리한다.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다.

이런 소설의 기능과 역할을 안다면, 어떻게 “소설 쓰시네.”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소설이 무엇인지 알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더 나쁘고, 모르고 했다면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하는 말을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안타깝기까지 하다.

소설 문학을 발전 융성시키는 데 힘을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그것도 국민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가 있는가. 어려운 창작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에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인터넷에서까지 난무하고 있는 이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법무부 장관의 해명과 함께, “소설 쓰시네”라고 한 것에 대해 소설가들에게 공개 사과하기를 요청한다.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호운 외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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